철학 모르니까 빌려 왔고 흥미롭다. 책에서 다루는 열 권 중 두번째 책 읽는 중. 근대 철학의 이분법적 인간론에 도전하는 책, 개별주체를 “관광객”으로 사유하는 <관광객의 철학>을 다룬다.
특히 슈미트, 코제브, 아렌트와 같은 20세기 사상가들은 좌우파의 입장을 막론하고 인간이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고, 현재적 쾌락에 자족하고, 노동과 소비를 왕복할 뿐인 경제적 동물로 전락해 가는 당대의 현실 상황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 그러나 이런 거부의 입장들이 지구화와 정보화가 극도로 진행된 21세기에도 여전히 타당하고 유효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오늘날 인문학의 영향력이 급속히 쇠퇴한 것은 20세기 인문 사상의 근간에 있는 인간 개념의 한계 때문은 아닐까? - P59
그러나 지식인과 대중을 가르고 진정성 있는 정치적 인간만을 성숙한 시민으로 간주하려는 인문학자들의 태도는 현실 정치 바깥에 있는 또 다른 공공성과 정치를 보지 못하게 만들고, … - P61
문제는 글로벌리즘에 대항하여 국민 국가의 정치를 옹호하게 되면 결국 모든 논의가 내서널리즘으로, 성숙한 정치적 인간론으로 회수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그리하여 한쪽에는 경제적 동물 또는 동물적 소비자를, 다른 한쪽에는 진정성 있는 정치적 인간을 배치시키는 인문학적 분할 작업은 세상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포착하기보다는 이미 진부해져 버린 이분법적 도식을 관습적으로 적용하는 데 그치고 만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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