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의 임금님이 신하들을 불러
“내가 기쁨 중에 있을 때 고통을 기억하게 하고
고통 중에 있을 때 기쁨을 기억하게 하는 것을 찾아오너라.”하고
명령을 내리셨고, 신하들은 그것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였다합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한 신하가 자신이 찾아온 것을 임금님께 보여 드렸습니다.
두루마리를 펼쳐든 임금님은 무릎을 치시면서
“바로 이것이다. 이것이 내가 찾던 그것이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임금님이 펼쳐든 두루마리에는 뭐라 적혀있었을까요?
그곳에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고 적혀 있었다합니다.

며칠 전 아침 설거지 시간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선배 수녀님께서 해 주신 이야기입니다.
그때는 그날 하루의 험난한 일은 꿈에도 모른 채 그저 웃고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아침부터 마음을 언짢게 하는 일들과 말들이 엉키면서
종일토록 마음 무겁게 지냈습니다.

그렇게 하루해가 저무는 저녁까지 불편한 마음들과 부딪치는 제게
아침에 이야기를 함께 들은 수녀님이 또 다시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말을 하며 지나갑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으니 뭔가를 못 알아듣고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습니다.

묵주를 손에 들고 어둠이 내려앉은 옥상을 거닐면서
하루의 체험을 통해 주님께서 무엇을 가르쳐 주고 싶으셨을까를 정리합니다.
고통이 계속 머물러 있지 않고 지나간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은
인내할 힘과 기꺼이 짊어질 마음을 갖게 합니다.
또한 기쁨이 지나가리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은
현재의 기쁨을 귀하게 여기고 그것을 허락하신 분께 감사하게 합니다.

늘 풀썩 풀썩 먼지 일으키며 움직이는 제 감정에게
잠잠하고 고요해지는 평상심을 잃지 말라 가르쳐주시는 시간인 듯합니다.
종일토록 속 끓이며 끌어안고 있던 감정들이 조금씩 차분해져갑니다.
그렇게 저의 불편한 마음이 또 한번 조용히 지나갑니다. 
잊지 마세요.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바오로딸 홈지기수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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