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이 사무실에 들어오셨습니다 - 밀레니얼이 어려운 X세대를 위한 코칭 수업
김현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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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낯익다. 어쩐지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드는 제목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면, 아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책은 김현정 작가 님의 글이다. 가볍고 앏다. 160쪽 정도 되는 콤팩트한 사이즈이 책이다. 이 책을 읽는데는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이 책이 그토록 낯익은 이유는 임홍택 작가 님의 책인 "90년생이 온다"와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이 부분에 관해서 언급이 없지만, 책 내용도 비슷하다. 아마 일정 부분을 오마주하지 않았을까 싶다. 임홍택 작가 님의 글이 나온지 2년 가까이 되어간다. 그의 글은 초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작년 8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그 만큼 세대에 대한 이해가 절실한 사회가 도래했다. 아마도 그런 초베스트셀러를 오마주 한 이 책은, 앞 책의 요약과도 같다.

회사에서 부장급 이상 직책을 갖고 있다면, 본인의 개인 업무보다는 '사람 관리 능력'이 더 중요해 지기 마련이다. 그런 이들은 부하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가 본인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는 일인지도 모른다. 농업회사던 제조업이던, 제약회사던, 무역회사던, 햄버거를 만들어 파는 회사건, 모든 회사는 일정 규모가 지나면 모두 '사람 관리'와 '돈 관리' 두 가지만 남는다. 나머지는 회사 내부의 말단 직원들의 실무 능력에 의해 결정될 뿐이다.

때문에 농업을 잘한다고 농업회사의 최고자리에 오른다거나 제품 조립을 잘한다고 제조회사의 최고 자리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그 분야의 일을 잘하는 사람은 그저 일 잘하는 직원으로 남는다. 하지만 그 이상의 자리에 오르는 사람들은 결국 '사람관리'의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런 이유로 애플의 창업가 스티브 잡스의 전공은 IT가 아니라 철학이었고, 페이스북의 창설자 마크 저커버그의 전공은 심리학과였다. 또한 디즈니 전 CEO인 마이클 아이스너는 희곡을 전공 했으며, 알리바바의 마윈 전 회장은 사람을 가르키는 사범대 출신이다. 스타벅스 회장인 하워드 슐츠 또한 커뮤니케이션고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은 철학과 법학을 전공했다.

우리는 자동차를 잘 아는 사람이 자동차 업계 최고가 되고, 햄버거를 잘 아는 사람은 햄버거 업계 최고가 되고, IT를 잘 아는 사람이 IT업계 최고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일정 규모와 직급으로 올라가면 그 것들은 더 이상 메리트 있는 능력이 아니다. 모든 조직의 꼭대기에는 사람을 이해하려는 '이타능력'이 '능력'이 된다.

실제로 스티브 이스터브룩은 맥도날드 CEO였지만 요리와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았다. 그는 크리켓 선수로 활약하며 조직관리와 운영을 배웠을 것이다. 세상은 하워드 슐츠가 운영하는 회사의 커피를 가장 많이 마신다. 하지만 그는 커피에 관해서는 일가견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그는 스타벅스 최고 경영자다.

간단하게 따져보자면 스타벅스는 커피집이고 맥도날드는 햄버거 파는 집이고 월마트는 1000원 샵일 뿐이다. 모든 조직은 말단에서 그 회사의 가치관이 정해지지만, 피라미드 정점에서 사람관리만 남는다. 덕분에 스티브잡스는 컴퓨터를 만드는 회사를 창업하고도 픽사 최고 경영자(CEO) 자리도 올랐다. 이렇듯 그 회사가 제조사던 제약회사던 상관없이 CEO들은 자유롭게 경영권을 가지고 사람을 운영한다. 우리나라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도 '제약'과는 전혀 무관하지 않은가.

이렇게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능력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능력에만 집착하느라, 내 밑에 사람에게 온갖 궂인 일을 시키고, 그들을 이해하려하지 않거나, 혼자만 빛이 나겠다는 생각은 그 누구도 성공할 수 없다. 이렇게 '공감' 능력은 몹시 중요하다. 그런 이유로 세계의 리더들은 모두 공감 능력을 갖기 위해 전공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90년 생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자신이 속해있는 집단에 90년생이 섞여 있다면, 그리고 임홍택 작가 님의 '90년 생이 온다' 혹은 이 책인 '90년생이 사무실에 들어오셨습니다'를 읽었다면, 어쩌면 당신의 전공 분야에서 최고직원이 되는 일보다 최고의 자리로 올라가는데 더 유리한 입장이 될 수 있다.

전세계가 문을 닫고 있던 시기에는 국가마다 차이가 극명했다. 가령, 80년 대나 90년 대 처럼 외국 기업을 벤치 마킹해야 하거나 각 거래 업체가 해외인 경우에는 '미국 사람들은~' 혹은 '일본 사람들은~' 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내가 어린 시절만해도 "일본 사람들은 XX라는 문화가 있어" 혹은 "미국 사람들은 XX한 성향이 있어"의 말을 자주 듣곤 했다. 자주 부딪치게 되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생존의 필수 전략이던 시대에서, 우리는 이제 그들에게 물건을 사달라고 굽신 거릴 필요도 없어졌고 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고개 숙일 필요도 없어졌다.

우리가 일방적으로 해외에 맞춰가던 시기는 어느새 지나가고, 그들이 한국의 문화를 궁금해 하기 시작한 시대가 왔다. 그런 위치에서 공감해야할 대상은 외부가 아닌 내부로 바뀐 것이다. 어쩌면 세대의 위와 아래의 격차가 국가 간의 양 옆의 격차보다 벌어져 있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웠다. 한국이라는 같은 공간에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같은 문화권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윗 세대와 아랫세대는 전혀 다른 문화권을 갖고 있다.

부장님의 어린 시절은 음악을 테이프로 들었다. 그 밑에 과장은 MP3로 들었고 신입사원들은 스트리밍을 통해 듣는다. 같은 나이에 전혀 다른 공감대를 갖고 살았다. 같은 90년생들은 미국인이건, 일본인이건, 영국인이건을 막론하고 BTS에 열광하고 언어는 다르지만 서로 같은 정서를 나누며 교감한다. 하지만 같은 문화권이라는 착각에 빠진 윗세대들은 전혀 전세계와 통하는 90년대의 문화에 공감하지 못하며,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를 정답으로 규정하고 하위세대들이 어긋나가고 있다라고만 판단한다. 전세계 90년생이라는 커다란 시장을 뒤로하고, 자신이 살아온 '예전 한국인들은...'에 빠져 있다.

지금은 공감 능력만 있다면, 음악 하나만 가지고도 '전 세계 같은 문화권'의 세대의 시장을 얻어갈 수 있다. 굳이 5000만 좁은 땅덩이에서 윗 세대의 정서만 받아들이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할 필요는 없다. 그것을 강요한다면 우리 90년생들은 전세계가 BTS에 열광하고 그 시장이 열렸을 때, 세계에서 고립된 세대가 될 수도 있다. 고립된 자들이 넓은 세계관을 갖고 있는 세대에게 자신이 살고 있는 좁아터진 세계로 들어오라고 강요하는 것은 어쩌면 '선임자의 충고'라기보다 민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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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시간 - 피오르와 디자인, 노르딕 다이닝과 라이프스타일을 만나는 여행 Comm In Lifestyle Travel Series 3
신하늘 지음 / 컴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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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에 살면서 고향을 그리워 하는 마음. 그런 마음을 향수라고 한다. 나는 어쩌다 타국에 향수를 느끼게 됐나.

노르웨이는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나라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시간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흐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책가방 하나만 들쳐메고 11시간을 비행 끝에 도착한 것은 뉴질랜드다. 그 곳이 정확히 어떤 나라인지도 모르고 떠났다.

만 스물에 적당한 패기면 해외 어디를 떨궈 놓아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 하나만 들고 그 곳에서 짧은 어학연수를 속성으로 마치고 정규유학을 시작했다. 그렇게 아무런 기대도 없이 시작했던 그 곳과의 인연이 꽤나 내 뼛속 깊은 곳 까지 침투해 있는 듯하다.

남들이 침대로 들어가 잠을 청하는 시간, 나는 검정색 셔츠를 청바지에 담아 입고 클럽으로 출근했다. 쿵쾅거리는 클럽 음악소리를 꼬박 12시간을 듣고 나면, 굿판을 마친 무당처럼 정신인지 혼인지 모를 정체를 잃어버린 듯 했다. 아침 해가 밝고 반 지하 클럽을 빠져 나오면, 오랜 기간 수감 생활을 했던 수감자처럼 두 눈을 겨우 뜨며 바깥 아침해를 맞이했다.

함께 일하던 클럽 내, 직원들이 집에서 취침을 하던 시간, 나는 주머니에서 초코렛 몇 조각을 꺼내 입에 물고서 아파트 청소를 했다. 한국에서 그곳으로 떠나던 날 메고 있던 가방만한 무게의 청소기를 들쳐 엎고 3시간을 뛰는 듯 걷는듯 12층을 오르락 내리락 한다. 그리고 계단 손잡이를 적당히 마른 수건으로 쓱~ 하고 한번 훔친다. 그렇게 하고 나면 점심식사를 할 시간이 얼추 됐다. 가방이 없어, 흰 비닐 봉투에 담아 두고 다녔던 잡동사니 사이에서 빨갛게 익은 토마토 하나를 꺼내 먹는다. 점심은 그걸로 됐다. 이제 모든 이들이 개인 시간을 한 참 즐길 시간, 나는 시내에서 40분을 걸어야하는 학교를 간다.

그곳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 곳에서 대략 학교 청소를 한다. 아파트 청소와 똑같은 루틴을 겨우 돌고 집으로 돌아온다. 담배냄새, 사람들 땀냄새, 지하의 습하고 역한 냄새와 술냄새, 누군가의 침과 땀냄새 등등을 옷 이곳 저곳과 내 피부에 뭍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공원을 매일 들려야 했다.

그 공원에서는 수수하게 차려 입은 내 또래 아이들이 잔디 위에 누워 낮잠도 자고 일광욕도 즐기고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있었다. 여유로운 나라에서 유독 혼자서 여유롭지 못했던 나의 유학생활은 현지취업을 성공하면서 이어졌다. 그토록 여유로운 나라에서 치열하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아무런 소음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서 역시나 혼자 치열한 삶을 살다, 어느 날 문뜩 바다를 본 적이 있다.

그곳에서 역시 나와 비슷한 또래의 녀석들이 잔디 위에서 시간을 죽이는 듯,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여유를 즐기고 자연을 즐기는 그 모습. 그 여유로운 나라에서 거의 즐겨보지 못했다. 그곳에서도 완벽한 한국인으로 살다, 문뜩 정신을 차려보니 다시 한국이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나 혹은 나의 아이들은 그런 인생을 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견디길 10년이었다. 내 해외 생활은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노르웨이의 시간이라는 책은 나의 향수를 매우 강하게 자극했다. 보이는 사진이 모두 내가 봤던 이야기들이었고, 그들의 삶과 사고 방식도 그들이었다. 뉴질랜드와 노르웨이는 정확히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다. 그런 두 나라가 이토록 가깝다는 건 놀랍도록 신기했다. 내가 뉴질랜드를 갔다왔다고 하면 사람들은 보통 '뉴질랜드? 풍차 있는데?' 라고 말하는 이들을 종종 만나곤 했다. 네덜란드와 헷갈려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간혹 어떤 사람들은 노르웨이와도 헷갈려 했다.

어쨌거나 비슷하게도 모두 여유로운 나라들이다. 여유... 잘은 모르지만 아마 우리나라의 100년 혹은 150년 그 전에는 우리도 비슷한 삶을 살았을까? 어쩌다 대한민국은 이토록 시끄럽고 바쁜 나라가 되었을까. 생각해본다. 노르웨이는 석유가 나오기 60년 전인 1960년 대 까지 지금과 같은 부국으로의 위상을 떨치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이 산유국이 되면서 그들은 엄청난 부국이 되고, 많은 이들이 부러워하는 강소국이자 복지국가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길을 비추는 가로등이나 버스 정류장 혹은 여러가지 건축물들을 보면, 우리나라가 급하게 성장한 흔적을 지울 수가 없다. 그것은 지금도 마찮가지다. 뉴질랜드에서는 목재나 다듬어지지 않은 돌 혹은 저렴하지만 깔끔한 인테리어 소품들로 도심을 꾸민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차갑고 정형화 된 스테인리스 재질의 소품들이 공장에서 찍어낸듯 서 있다. 성냥값처럼 아무렇게나 서 있는 높은 아파트는 제주에서 서울로 올라갈 때마다, 개성없어 보였다. 최근에는 그런 아파트에 여러가지 그림과 문양이 그려지며 나름의 색을 입혀 가지만, 우리는 너무 실리를 챙기다 보니 심미적 충족을 잊고 사는 듯하다.

그냥 살 수만 있으면 되지, 건물을 꼭 비틀어서 지어야 하나? 그냥 한 번 세워서 오랫동안 서 있으려면, 저렴하고 오래가는 재질로 고르면 되지, 관리도 어렵고 구하기도 어려운 목재를 왜 선택해야 하나? 하는 어떤 공무직 누군가들의 생각이 나라 이곳 저곳에 심어져 있는 듯하다.

사실 도시 디자인인은 크게 어렵지 않을 수 있다. 노르웨이는 도심을 짓기 위해, 도심에 사는 시민들의 심미적 충족감을 충분하게 채워주는 일이 우선이라고 한다. 가만 보면, 뉴질랜드나 노르웨이나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고소득 국가들도 길가에 세워져 있는 표지판 하나, 조형물 하나도 검소한 것이 느껴진다. 또한 철학이 느껴진다. 우리나라는 철학과 인문학 보다 경영학과 회계학이 취업에 유리한 나라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인문학과 철학이 없는 무의미 하지만 가성비에서 출중한 재료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도 모른다. 노르웨이의 시간을 읽다보면, 저자는 '책'을 읽기 좋다거나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들을 종종 한다. 우리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일까?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책을 읽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나라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옆나라 일본과 비교해도 부끄러울 만큼 책을 읽지 않는다.

물론 군사 독재시대, 우리나라를 교육하던 우민화 정책의 성공이라고 핑계될 수도 있다. 어찌됐건, 우리나라는 책을 읽지 않는다. 광화문 교보문고나 신논현 교보문고를 가면 그래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책을 보고 있구나 놀랍기도 하지만, 휴대폰을 들여다 볼 지언정 책장을 들여다 보는 일을 유별나게 생각하는 나라에서 인문학과 철학이 나올리가 없다.

닭이 먼저 인지 달걀이 먼저 인지는 알 수가 없다. 여유가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하는 것일까? 책을 읽지 않기 때문에 여유가 없는 것일까? 나는 나름 보통 사람들 보다 많은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 명함도 꽤나 많다. 하지만 보통의 평범한 직장인들이라면 책을 볼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누구나 한달 5권 이상은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마무리로 2020년에는 총 131권의 책을 읽었다. 사실 책이란 건 그런 것 같다. 주머니 속 스마트폰 처럼, 그냥 편하게 아무때나 꺼내 읽을 수 있는 소지품이 되는지의 여부...

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예전 뉴질랜드에서의 10년 간, 내가 보고 느꼈던 것들이 잘 느껴졌다. 노르웨이 참 매력적인 나라다. 좋은 사진과 좋은 글...

마냥 부러워하던 어떤 나라가, 깊이 생각해보니 내가 10년 간 살아왔던 나라와 너무나도 비슷했다. 그곳에서 나만 여유롭지 못했다. 그러고 보면, 여유라는 것은 여권에 찍힌 국적이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나와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면, 어쩌면 우리나라도 뉴질랜드나 노르웨이처럼 여유로운 나라가 되지 않을까?

책은 두꺼운 편이지만, 사진의 질감을 좋게 하기 위해 두꺼운 재질의 종이를 사용한 듯 했다. 페이지 수가 많지는 않고 사진도 꽤나 적절하게 들어가서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페이지 하나씩만 넘기면 누군가의 시간과 공간을 여행 할 수 있는 이런 좋은 여행 서적은 요즘과 같은 코로나19 시대에 우리를 치료해주는 치료제이지 않을까 싶다.

책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저자가 노르웨이의 계절을 불평하자, 노르웨이인이 한 말...

"나쁜 계절은 없어. 부적절한 옷차림만 있을 뿐이지."

우리는 국가만 탓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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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 시크릿 - 부를 끌어당기는 17가지 매뉴얼, 개정판
하브 에커 지음, 나선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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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아빠 가난한아빠'와 같이, 아버지의 이야기로 책을 연다. 그러고보면, '부'의 대물림이 물질적인 대물림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인 대물림' 혹은 '문화적인 대물림'일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초반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100% 정확한건 아니다만, 대개의 경우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생각은 전혀 달라"

본인의 친 아버지가 아닌 사람에게 조언을 듣고 자란 '부자아빠 가난한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와 같이, 유전적인 아버지의 부자 DNA를 우리는 어느정도 후천적으로 정해낼 수 있다. 이 책의 서문처럼 아버지로 부터 유산을 물려 받는 것이 아니라, 부자가 되는 생각과 행동의 DNA를 물려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 주어야 하는지도 생각해봐야한다. 빌게이츠는 세 자녀에게 100억씩만 물려줄 것을 약속했다. 100억이라면 꽤나 많은 돈이기도 하다. 하지만 빌게이츠의 재산이 100조 8000억 정도가 되니, 많이 물려주었다고 볼 수만도 없다.

영화배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유산은 360억원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세 자녀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그는 그의 재산을 자녀가 아닌 부인에게 상속 했다. 또한 그의 아들은 미국의 대도시에서 양육돼야하고 이러한 환경이 제공하는 문화와 예술, 건축을 접해야하는 특별한 조항도 유언에 넣었다.

그 외로 워렌 버핏, 마크주커버그, 영국의 록스타 스팅 등의 슈퍼리치들은 모두 자녀들에게 막대한 유산을 남기지 않겠다고 공언한 공통점이 있다. 그들이 그렇게 공언을 한 이유는 그들이 이미 그들의 자녀들에게 엄청난 무형의 자산을 남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고기를 잡아주는 아버지보다 고기 잡는 법을 알려준 위대한 아버지들의 본 모습이 보인다. 잡은 고기는 언제 부패하거나 빼앗길지 모르지만, 고기잡는 방법은 부패하지도 빼앗길 염려도 없다. 진짜 부를 자녀들의 가슴 속에 숨겨둔 이런 슈퍼리치들이 시크릿을 소개한 책이다.

선물옵션거래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어떻게 하면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명문대학 졸업장을 딸지? 어떻게 하면 의미없는 졸업논문을 하나 더 작성 할 수 있는지와 같은 아버지가 잡은 고기나 잔뜩 넘겨주는 우리 부모들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지 않나 싶다. 어떤 주식 종목에 투자해야 부자가 되는지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을 자격이 없다. 어떻게 하면, 남의 고기나 얻어 먹을 수 있는지 전전긍긍해 하는 이들은 정작 자신이 고기 잡는 법을 궁금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에서 말한데로 복권 당첨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파산하거나 불행한 인생을 산다. 부패하고 남에게 뺏기기 쉬운 맛있어 보이는 물고기를 선물 받았으니 누구나 탐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더 아이러니하게, 성공한 이들의 성공담을 보면 그들은 뼈저리게 철저하도록 망한 경험이 있다. 그렇게 망하고 바닥까지 내려갔던 이들이 다시 정잠으로 치고 올라가는 이유는 무엇일가?

그것은 그 보석이 외부가 아니라 그들의 내부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밥을 먹을 때는 자기 밥그릇에 더 많이 퍼 담은 사람이 더 많은 밥을 먹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은 밥을 먹기 위해서는 들고 있는 밥 그릇의 크기가 아니라 나의 위장이 넓어야 한다. 내 아들이 많이 먹기를 바란다면, 더 큰 밥그릇을 물려 줄 것이 아니다.

도날드 트럼프는 수십억 자산가였다가 빈털털이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다시 2년 뒤에 그는 그 전보다 더 큰 부자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미국의 대통령이다. 그저 부자들이 유산이나 물려줬다면, 아마 도널드 트럼프는 부자가 되지도 미국의 대통령이 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돈은 세속과 욕심의 산물로만 본다. 하지만 돈은 그렇지않다. 어느정도의 돈은 그렇게 모을 수 있지만, 부자로 분류된 사람들의 부는 다만 물질로 볼 수 없다. 가만히 있다가 로또를 맞거나 부동산 가격이 올라서 부자가 된 사람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부자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에너지를 공급 받는 것과도 같다. 그들은 어떻게 해야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지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볼 수 있는 좋은 혜안을 가진 사람들이다.

'부'는 욕심의 산물이 아니라, '풍요'의 산물이며 풍요는 긍정의 에너지이다. 사람은 모두 이기적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해가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상대에게 채워주려고 한다는 것은 상대가 자신에게 그 이상의 이익을 준다고 믿을 때만 가능하다. 그런 이유로 부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더 큰 이득을 안겨준 사람들이다.

우리는 빌게이츠가 가진 부나 스티브잡스의 부에 대해서만 생각하지만, 우리가 그에게 지불한 금액이 우리가 얻을 이익보다 적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1원도 기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보다 더 큰 부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주머니를 오픈한다. 그들이 더 많은 이익을 나에게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지출에는 손익의 계산이 따져 들어간다. 책을 살때는 내가 지불하는 돈 1만원이 과연 책의 가치가 있는지 생각하게 되고, 피자를 먹을 때는 이 피자가 2만원의 가치 그 이상을 하는지를 따진다. 그리고 자신이 지불하는 값보다 더 큰 이득인 경우를 선택한다.

우리는 이런 부자들은 시샘의 눈으로만 보아선 안된다. 우리는 부자가 되어야 한다. 다만 남의 것을 더 얻어가려고 눈에 불을키는 작은 부자가 아니라, 남에게 어떻게 하면 더 큰 이득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하는 큰 부자 말이다. 나의 책의 원가는 얼마인지 모른다. 내가 쓴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주머니를 털어 나의 지식과 경험을 사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나는 그들에게 감사하기 때문에, 기꺼이 글을 쓴다. 매년 팔고 있는 한라봉, 천혜향, 황금향, 레드향도 어찌보면 내가 빨리 팔아 치워야할 쓰레기들이라면 나는 부자가 되지 못할 것이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격보다 더 큰 이득을 주고 싶다는 선한 마음과 영향력으로 사람을 대하자.

그리고 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법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자. 부에 관한 '교과서'적인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부자의 생각을 훔쳐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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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 - 왜 그리고 어떻게 인간을 연구하는가
팀 잉골드 지음, 김지윤 옮김 / 프롬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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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은 기존 전통적인 인류학과는 전혀 방향이 다르다. 인류와 그 문화의 기원이나 특성에 대해 연구하는 인류학과는 표면적으로 다르지만 그 본질을 닮고 있는 책이다. 책은 몹시 얇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인류학'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이처럼 얇은 책으로 어떻게 표현해 낼 수 있는지 단순한 호기심이 들어 첫 페이지를 열었다.

'사람을 연구'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함께 연구'한다는 표현을 사용한 저자는 참여적 관점이 인류학이라는 학문의 토대라고 말했다. 그저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지식과는 다르게 그는 '지혜'가 인간다움의 요소라고 했다. 지혜라는 것은 책의 활자나 머릿 속에 채워 넣는다고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깊게 관찰하고 연구하고 경험해야 얻을 수 있는 산물이다.

'자연'과 '문화'라는 거대한 두 분류로 인류학을 바라보는 저자는 일상생활의 타성에 젖은 진짜 우리를 알아보는 방식을 천천히 이끌어준다. 보편성과 특수성로 인류를 구분하고 '돈', '부채', '인종차별', '관계'를 넘어 더 크고 보괄적인 모습으로 우리 스스로를 볼 수 있도록 우리가 누구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불과 몇 일 전에 읽은 '중국 문화'에 관한 글을 읽으며, 중국인의 특성과 문화적 배경 혹은 삶의 방식을 연구하면서 실제로 그들과 내가 다르다는 인식을 전제로 독서를 했다. 그 책을 덮고서 바로 읽었던 이 '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는 '그들도 우리도 사실은 모두가 우리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는 엄청난 탄소 배출을 일삼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오염시켜가고 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의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슬로건에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은 이렇게 말했다.

"Make our planet Great Again"

전 인류가 사라져 갈지도 모르는 위기 속에서도 "자본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얼마나 우리 인간이 아직도 철 없는 동물인지를 인지 시켜준다. 파리 협약과 같이 전 인류적인 이익을 도모할 국제적 협약이 존재한 다는 건, 어찌보면 인류학이 만들어낸 우리들의 성공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정체성을 좁히고 좁히다 보면, 국가와 국가 간의 이익, 집단과 집단 간의 이익, 개인과 개인 간의 이익에 대해서만 보게 된다. 더 큰 세상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눈 앞의 이익 때문에 더 큰 이익을 놓치는 그런 삶을 우리 호모사피엔스 종이 저지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원숭이의 조삼모사 이야기를 보며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 보다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가 이득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지엽적인 시각에서의 삶을 탈피하기 위해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라는 모호한 정의를 다시 확인하고 우리 어떤 존재인지를 우리 스스로가 함께 연구하고 관찰하는 이런 팀 골드의 인류학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대만에서 발생한 태풍이 한반도를 향해 올라오고 있다. 우리는 이 순간마저, 다행히 태풍이 한반도를 피해가길 기대한다. 그리고 다시 엄청난 탄소배출을 시작한다. 탄소 배출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발생하는지 정확한 인지도 하려들지 않는다. 결국 모든건 우리에게 돌아온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어떤 국가의 피해가 더 심하고, 어떤 국가의 방역이 우수한지를 따져가며, 인류 전체적이지 않은 이익만 서로 가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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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특파원 중국문화를 말하다 - 베이징 특파원 13인이 발로 쓴 최신 중국 문화코드 52, 개정3판
홍순도 외 지음 / 서교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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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국제적으로 특허 분류 체계를 통일 시킬 목적으로 '스트라스부르(Strasbourg) 협정'이 체결 되었다. 이는 1975년 10월 공표되었다. 이 전 1954년 12월 19일 유럽조약이 작성되고, 유럽의정서에 의해 특허의 국제 분류 됐다.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1883년 공업소유권 보호를 위한 파리협약 됐다. 우리는 특허에 대한 저작권을 기준으로 그 국가가 세계에 기여한 바를 이야기한다. 누군가의 저작권을 허가 없이 사용하는 것을 불법이라고 단정하고, 그러한 국가에게 '짝퉁 제조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겨주었다.

우리가 말하는 '특허'는 서부(유럽)의 임의에 의해 결정되었다. 누구도 종이, 화약, 나침반, 마취약 등에 특허를 운운하는 사람은 없다. 물론 특허법상 존속기간은 20년이다. 이 또한 서구의 일방적 규정이다. 저작권 보호기간 70년도 마찮가지다. 이 법들은 현재 상식이고 인류의 과학에 공헌한다고 한다. 이 모든 상식 또한 시대상의 상식일 뿐, 시대가 달라지면 상식이 아닐 수도 있다.

의미야 없지만, 산업 혁명 이전까지 동아시아는 서구 유럽보다 문명국에 속했다. 1820년 청나라 국내 총 생산은 전세계 생산의 1/3에 달했다. 중국 내륙을 기준으로 중국 역사를 설명하자면, 한나라나 명나라, 송나라, 원나라 , 명나라, 청나라 모두가 각 시대마다 세계 총생산의 1/3을 담당했다. 현재 미국의 GDP가 전 세계 GDP의 25%를 넘고 있지 못하니, 중국이라는 대륙국가의 저력이 보인다.

내가 말하는 '중국'은 '중화민국'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청조가 무너진 뒤 공산당과 국민당의 충돌에서 국민당이 이겼다고 하더라도 아마 중국은 다시 성장했을 것이다. '중국 대륙'이 갖고 있는 힘은 엄청난 인구이다. 인구는 생산력을 갖추며 동시에 대단한 소비력을 가진다. 우리는 이런 중국과 근접하기 때문에 엄청난 혜택을 누려왔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역사책에서는 종주국인 중국에 '조공을 받쳤다'라는 식의 서술만 하고 있다. 하지만, 조공은 전근대 동아시아 국제 관계에서 종국 주변에 있는 나라들이 정기적으로 중국에 사절을 파견하여 바치는 예물이었다. 이는 시대상 관행이고 질서였다. 다만, 이는 일방적 헌상이 아니었다. 중국에서는 조공에 대한 답례로 하사품을 반드시 보내야 했다. 만주, 몽고, 안남, 서장, 일본을 비롯하여, 유럽국가들인 영국과 프랑스 또한 19세기에 이르러 중국과 통상하기 위해서 조공을 받쳐야 했을 정도다. 중국이란 시장을 열기 위해 주변국은 조공을 보내야 했다. 그리고 중국에서 열어주는 시장의 혜택을 얻어갔다. 이런 시대 보편적인 질서 속에서 '조선'은 모범국이었다.

조공을 많이 보내던 국가는 더 많은 하사품을 받게 되었디. 이는 현대의 질서에서 수출과 수입으로 불린다. 우리는 '책봉'이라는 그 시대 질서에 충실하게 임하였다. 그 또한 일방적인 관계는 아니다. 책봉은 동아시아 외교의 편입을 증명하고 국제적인 승인의 관계였고 이에 대해 종주국은 주변국으로 부터의 안전을 중국에게 보장받고 상호불가침의 외교적 약속을 보장받았다. 대통령이 취임하고 해외 순방하는 것과 빗슷하다. 특히 최우방국이라는 타이틀로 우리는 미국 대통령을 극진하게 대하고 있다.

현대 '한미 상호 방위 조약'과 '수출', '수입'이라는 단어만 살짝 바꿔 부르자면, 현대의 국제질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시기, 미국의 역할은 중국이였고, 소중화 역할을 하고 있던 국가는 조선이었다. 그 질서는 청나라가 빠르게 무너지며 바뀌었다. 그 뒤로 2세기 동안 패권대륙은 동양에서 서양으로 넘어갔다. 사실상 동서양의 문명 충돌이라고 볼 수 있는 '아편 전쟁'으로 전근대적 중국의 질서가 영국이라는 합리주의로 교체 되었다. 그로 중국이 세웠던 국제 질서는 서양에 의해 재편되었다.

불과 2세기 밖에 되지 않은 국제 질서가 영세적이라고 하기엔 인류 전체의 역사 속에서 너무 작다. 인류의 역사에서 동양은 항상 문명의 중심이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국력은 보통 군사력과 그 국가의 생산력에 비례하는데, 군사력과 생산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구'이다.

나는 중국이 언젠가 다시 그들의 자리로 돌아갈 것이란 걸 믿고 있다. 내가 말하는 중국은 앞서 말한 시진핑 주석이 운영하고 있는 '중화민국'이 아니다. 청나라는 여진족의 나라고, 원나라는 몽고의 나라였듯. 그 대륙에 입성하게 되는 정권의 운영능력의 유무에 따라 중국은 엄청난 매력이 있는 나라다. 때문에 우리는 최소한 '중국'에 대해서 만큼은 잘 알고 있어야한다.

첫 중국인과 식사를 하게 된 것은 뉴질랜드에서 였다. 어쩌다보니 중국인들만 있는 모임에 나만 덜렁 참석하게 되었다. 하루종일 이곳 저곳을 끌려다니며, 엄청난 중국어를 듣고 나니, 내가 중국을 유학 온 건지 뉴질랜드를 유학 온 건지 헷갈리기도 했다. 그러다 중국식당을 들어갔다. 책에서 설명한대로 중국 식당은 대체로 둥근 원형을 갖고 있다. 그리고 서로 둘러 앉아 밥을 먹는다.

이것이 인상 깊은 건, 다름 아닌, 동학농민 운동 당시의 사발통문이 생각 났기 때문이다. 그 누가 먼저가 될 수도 누가 위와 아래가 될 수 없도록 사람의 이름을 좌에서 우로 위에서 아래로 쓰지 않고 둥근 사발 모양으로 감싸듯 쓴 글들은 그들이 철저히 성공한 사회주의 국가 중 하나라는 인식을 주었다. 어쩌면 누구나 비슷한 거리에 눈을 맞추고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게 한 이런 자리는 상석이 존재하는 우리나라 밥상 문화와 전혀 달랐다.

식탁을 휘~ 휘 돌려가며 먹을 만큼 떠먹는 음식 문화에서 오랫동안 차까지 마시며 한참을 이야기 하는 문화는 중국이 식사 문화와 술 문화가 얼마나 그들의 인맥 형성에 큰 도움이 되는지 알려주었다.

책은 '중국 문화'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전자책과 병행하며 읽었는데, 재판되는 과정 중 내용이 수정 되었는지, 전자책 내용이 일부는 사라지고 일부는 생겨나기도 했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은 중국의 뇌물에 관한 내용이다. 뇌물 규모가 '억' 단위만 되어도 매스컴에서 난리가 나는 우리나라와 달리, 그 규모가 기본 '조'단위가 되어지는 중국의 규모는 엄청나다.

공무원들이 공금으로 벌이는 술값으로만 매년 85조 원을 쓰는 나라라는 사실은 정말, 이 나라가 얼마나 큰 규모의 나라인지 실감도 나지 못하게 한다. 술값으로 85조라니.. 85조면 현대차(33조)+LG전자(14조)+포스코(17조)+SK(14조)를 더하고도 6조가 남는다.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려지는 '짐 로저스'는 앞으로의 미래가 아시아에 있다며, 싱가포르로 이민을 갔다. 자신들의 두 딸에게 자연스럽게 중국어를 배우게 하기 위해서 이다. 그는 앞으로 한반도가 가장 역동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그 시작을 통일로 보았다. 물론 현재로서는 다소 현실성 있어 보이지 않는 가정이긴 하지만, 중국가 국경을 맞닿게 되면, 우리는 중국, 미국, 일본으로 통하는 통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 이다.

명청교체기는 순식간에 일어난 사건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누르하치가 흥경성에서 후금을 건국한게 1616년이고, 후금과 명이 전쟁을 버린게 1619년, 그리고 조선에게 형제국의 고나계를 군신 관계로 바꾸길 요구한 것이 1636년이니, 사라므로 치자면 한 세대가 흘러간 것이나 다름없다. 중국의 등소평이 사회주의 경제 체제를 표방하다 1978년 개방 정책을 시행한 뒤로 40년 정도가 흘렀다. 이제 G2라는 자리로 올라가 미국의 옆구리까지 차올라와 있다. 언제 세상이 뒤집어 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순히 영어를 가르치는 일만으로 수 천억 규모의 회사로 성장하고 수 천 명을 동시에 입실 시킬 수 있는 레스토랑이 많은 이 나라는 내가 유학 할 때, 조차 놀랍게 만들었다. 실제로 내가 유학하던 시기, 비행기 값은 200만원이 훨씬 넘는 금액이었다. 학교에서 일주일 짜리 단기 방학이 있었는데 당시 같이 유학하던 친구의 말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일주일 짜리 단기 방학동안 부모님을 봬러 중국을 간다고 하던 그 친구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당연한 듯 말했다.

"니들은 왜 안가?"

"돈" 때문 이라는 것을 녀석은 생각도 못해 본듯 했다. 외국에 조금만 거주하면 이런 일은 쉽게 볼 수 있다. 참 별거 없던 녀석이 외국에서 뚜껑이 열리는 BMW 스포츠카를 타고 나타나는가 하면, 난데 없는 명품을 들고 다니는 일은 부지기수다. 대충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지출 수준은 대략 상식적으로 가늠이 되지만, 중국친구들의 지출 수준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대다수가 그렇진 않고, 아주 극소수가 그러하였지만 말이다.

나는 제갈공명, 유비, 장비가 나오는 삼국지 소설을 좋아했다. 충의와 지략이 넘쳐나는 그 세상을 보고 중국에 호감을 가졌다. 하지만 유학 후 만나게 된 비매너적이고 시끄럽고 지저분하던 중국인들에 너무나 실망했다. 하지만 그렇게 중국에 색안경을 끼고 살던 어느날 갑자기 천지가 개벽한 듯 중국의 본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명과 청이 교체 되던 그 마지막 순간까지 청을 오랑케라고 부르던 우리 선조들의 시선을 나는 갖고 있던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이 교체가 되던 되지 않던, 우리가 중국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은 몹시 불리한 일이 아닐까 싶다. 책은 400쪽에 가까웠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대략 만 2일 정도 걸려 읽었는데, 읽는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은 책이다. 저자는 딱딱하게만 서술하지 않고 재밌는 필력을 자랑하며 글을 서술해간다. 그 이유로 딱딱할 뻔 했던 중국 문화에 대한 설명이 재밌고, 그의 경험은 마치 중국에서 경험한 기억을 훔치듯 알찬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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