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와 전쟁으로 다시 읽는 한중일 세계사 - 지리는 어떻게 동아시아 3국의 운명을 뒤흔들었나?
이동민 지음 / 갈매나무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를 보다보면 단순히 '정치'만으로 해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경제'가 해석의 역할을 돕기도 하고 가끔은 기후가 해석의 역할을 돕는다. 마찬가지로 역사를 해석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바로 '지리'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보면 그 도입부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뉴기니'를 방문하고 있던 토착민 '얄리'와의 대화다.

"왜 당신들(백인)은 그렇게 많은 문명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지고 왔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한가. "

책은 그 질문을 시작으로 시작한다.

'왜 그런가', '왜 세계는 공평하지 못하고 어느쪽은 반드시 가난하고 어느쪽은 폐망하더라도 다시 부유해지는가'

1, 2차세계 대전에서 폐망한 국가들이 다시금 21세기에 강한 경제력을 갖게 되는 일을 맞이하면서 어쩌면 단순히 '민족적 근성'이나 '정치'만으로 해석되지 않는 필연적 인과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반도 지도를 보면 그 외형이 참으로 기묘하다. 서쪽으로는 대륙 세력의 끝자락에 붙어 있으며서 동쪽으로는 열도가 마치 의도라도 한 것 마냥 태평양 길목을 '포옥'하고 감싸고 있다.

이런 지형적 특색은 실제로 동아시아의 근대사에도 영향을 줬다. 서쪽 끝에서 시작한 '산업혁명'은 실제로 그들의 필요 따라서 증기선을 만들어냈다.

산업혁명 이전의 전통 강국이라면 '대륙 농업 기반 국가'였다. 대표적으로 '프랑스'가 그렇다. 프랑스는 강한 농업생산력을 기반으로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는 국가였다. 이후 산업혁명으로 그 패권이 '해양'으로 이동한다.

영국의 산업혁명은 많은 공급을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생산량을 소비할 소비처를 찾아 낼 수 있었다. '증기선'이 발전되면서 영국의 상품 수출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들은 증기선으로 만들어진 상선에 막대한 공급품을 싣고 세계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흔히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우리가 '일본'에 비해 개화 시기가 늦어졌다는 해석을 많이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상선의 '한번도'로 들어가기에는 지리적으로 접근 비용이 높았다.

한반도 서해는 수심이 앝고 조수 간만의 차가 큰 편이다. 항해 기술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는 대형 상선이 안정적으로 접근하기에 어려웠다. 반면 일본은 태평양에 면해 있다.

깊은 수심과 자연 항만을 갖춘 구조는 외부 세력이 들어오기에 훨씬 유리한 편이었다. 앞서말한 '쇄국정책'은 당시 시기적으로 '한반도'만의 정책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 모두의 정책이기도 했다.

즉, 단순히 문을 닫았느냐, 열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외부세계가 얼마나 수비게 들어 올 수 있는가,의 문제에 가까웠다.

실제로 산업혁명 이후 서구 열강은 증기선을 기반으로 해양 네트워크를 확장했고 이때 그들이 우선적으로 접근한 지역은 당연히 접근성 높은 항구였다. 그런 이유에서 일본은 자연스럽게 그 경로 위에 있었다.

대표적으로 '페리 제독의 일본 개항'이다. 미국은 군함을 이끌고 일본에 직접 접근하여 개항을 요구했다. 물리적으로 도달한 지리적 특성 때문이었다. 반면 조선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기에 꽤 까다롭다.


과거 '카미카제'는 몽골군이 일본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 대륙 세력으로부터 일본은 고립되기도 했다. 고려는 당시 몽고군에 침입을 받았지만 개화가 늦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지형'이라는 것은 반드시 '특정 장점'만 있거나 '단점'만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양면이 다 존재한다. 고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어쩌면 정치와 경제가 아닐까 싶다. 과거 '스페인'을 비롯한 패권국이 '은'을 기축통화로 사용할 때, 일본의 은 생산량은 엄청나게 많았다. 이또한 일본에게는 엄청난 기회였다. 고로 단순히 한 국가의 역사는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고 지구 반대편의 다른 국가에 영향을 받으며 경제, 기후, 정치 등 모든 부분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다양한 갈등 상황과 이로인한 '원유공급' 차질로 '지도'와 '전쟁', '지리'가 얼마나 역사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과거는 '미래'를 볼수 있는 '선견지명'이 될 수는 없지만 우리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 요즘과 같이 국제정세가 어지러운 시기에 가볍게 한 번 일독해 볼 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뱀에게 피어싱
가네하라 히토미 지음, 정유리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뱀에게 피어싱'은 2023년에 이미 한 차례 읽었던 책이다. 그때도 역시 서평을 꾸준하게 쓰고 있어서 책에 대한 '감상평'이 적혀 있었다.


 100쪽도 되지 않는 분량, 강력하고 몰입감 있는 소설을 찾고 있던 어느 날 저녁 이었던 것 같다. 3년이 지났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불현듯 그런 류의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 걸 보니, 어쩌면 이게 일종의 성향일 수도 있겠다.


 당시에는 감도 잡히지 않는 제목이라 호기심 조차 없이 도서를 구매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읽어가면서 완전히 다른 삶을 구경하고 나온 기분이다.


 소재라면 '스피릿텅'으로 시작한다.


 스필릿텅이란 혀에 하는 피어싱의 일종인데, 혀에 구멍을 뚫고 피어싱을 하다가 점차 피어싱의 크기를 확장시키며 결국은 혀끝까지 갈라지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스필릿텅'에 매력을 가진 '루이'라는 여성의 1인칭 시점으로 소설은 전개 된다. 루이에게 '스필릿텅'의 매력을 갖도록 한 '아마'라는 남자 주인공과 문신전문가 '시바'.


 소설은 이렇게 세 명의 젊은 일본인 남녀의 이야기가 빠르고 짧게 전개된다. 소설의 시작은 꽤 자극적인 소재였지만 초중반을 지나갈 때, 그래도 여느 연인들 같은 '사랑'이 소재가 된다. 다만 조금 다른 모습이라면 우리가 넘지 않을 선을 너무 쉽게 넘어 버린다는 점이 다르달까.


 '저 사람'들은 인생에 '뒤가 없나'하는 충동적인 선택과 선택들이 마구잡이로, 그것도 아무렇지 않게 행해지면서 그 나름대로의 쾌감도 없지않다.


 3년 전에도 그랬다.


 '스플릿텅'이 뭔데?, 하면서 유튜브와 사진으로 책을 읽다말고 검색해봤던 것 같다. 몇 번을 검색해보고 '아,...' 했던 기억이 있다.

 실제로 '문신'이나 '피어싱'에 대해 큰 거부감은 없다. 여기서 말하는 거부감이란 '남이 했을 때'에 대한 거부감을 말한다.


 해외에서 생활할 때, 문신과 피어싱 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그닥 어렵지 않았다. 이유는 내가 일했던 곳에서 '피어싱'을 판매하기도 했다. 내가 일했던 곳은 '소매물품'을 팔던 곳이 었는데 얼핏 기억하기로 'plug, ring, bar, tunnel, stud' 뭐 이런거 였는데 잘은 기억에 나질 않는다.


 카운터에 서 있으면 계산을 하던 손님들이 이런 피어싱을 보여 달라고 할 때가 있는데 그러면 서랍 속에서 하나당 3불 짜리 바늘처럼 얇고 큐빅이 박혀 있는 핀을 꺼내주며 고르도록 해 주었다.


 그때, 엄마가 딸에게 그 모양을 추천해주고 서로 멋지다고 말해주던 모습들이 너무 보기 좋아서 그 부분에 대한 거부감은 있지 않다.


 문신이며 피어싱이며 이런 것들이 그 문화권에서는 그닥 거부감이 있는 문화는 아니었던 것 같다. 물론 일반적으로 직장생활을 하거나 할 때, 과도하게 그런 꾸밈을 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지만 자기 개성에 맞게 표현해야 할 때는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문신'이며 '피어싱'이라는 문화가 유독 동양으로 왔을 때는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보여지는 것 같다.


 유교 문화 영향 때문인가, 싶다가도 일본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시선인 것 같아서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뱀에게 피어싱'은 내 윤리관에 대한 의심들 정도로 '선'이라는 것이 모호하다. '응? 이게 이렇데 당연하게 넘어서도 되는 거야'

그런 일들이 소설에서 아무렇지 않게 일어난다. '성적인 취향', '살인', '술' 할 것 없이 매우 자극적인 소재들이 '슴슴한 말투'로 여과없이 나온다.


 마치 이러한 일들이 '별로 대수로운게 아니야'라는 사고가 그들이 보여주지 않는 무표정 속에 더 깊은 심연을 보게 하는 듯하다.


 3년 전 읽었던 소설이지만 다시 한 번 정독 했다. 이미 읽었던 책이라 내용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책을 읽을 때는 완전히 새로운 느낌이었다.


 소설의 마지막 역시 확실하게 해결되지 않은 채 마무리 되는데, 그 불확실함 역시 내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소설'의 영역이다.


 '기승전결'을 정확히 따르며 결말에 와서는 모든 복선이 깔끔하게 이용되고 갈등과 문제가 모두 해결되고 마는 그런 비현실과는 거리가 먼 소설.


 그래서 읽고나서도 어쩌면 세상 어딘가에서는 소설의 주인공들이 있을 것만 같은 초현실주의적인 소설인 것 같다.


 역시 이런 류의 소설은 어제와 오늘이 같고, 내일이 다르지 않을 것은 일상에 꽤 큰 충격을 주어 일상적 고민 이외에도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짧은 이야기가 깊은 시간을 만든다 - 108개의 짧으나 깊은 이야기와 60개의 가슴에 새겨지는 말들
김정빈 지음 / 새로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의 종류는 참 많다.

일상을 기록하는 '일기문', 상대에게 마음을 전하는 '편지문', 정보를 안내하는 '안내문', 나의 생각을 주장하는 '주장문'.

건축물이 목적에 따라 짓는 방법이 다를 수 있듯이, 글도 목적에 따라 쓰는 방법이 다를 수 있다. 건물은 얼마 만큼의 높이가 될 예정인지에 따라 기초공사 방법 역시 달라진다. 글도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목적에 따라 도입부분이나 전개 방법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글'이라는 같은 카테고리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모두 '글'이라고 부르지만 '길거리'에서 받게 되는 '홍보물'과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읽는 방법도 정보를 얻는 방법도 완전히 달라진다. 어떤 글은 '훑어보고' 어떤 글은 '정독'해야하고, 어떤 글은 짬짬히 읽어야 하고, 어떤 글은 '메모'하여 읽어야 한다.

글이 '건축물'과 비슷하다는 생각은 동서양에서 비슷하기 있어왔다. 영어에서 'text'는 현재 문자를 뜻지만 이는 '직물'을 짜거나, '건물'을 짓는데서 먼저 유래 했다. '주장문'을 쓰기 위해서는 '통념'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반박'을 하고, '반박한 주장' 뒤에는 '근거'를 두는 것이 좋다. '설명문'은 상대가 모를 만한 '고유명사'의 의미를 먼저 제시해주고 그것의 '구체적 사례'를 들어주면 좋다. '이야기글'을 쓸 때에는 '기승전결'을 따르며 상대의 흥미를 자극해 주되, 항상 교훈으로 마무리해 주는 것이 좋다.

건물이 목적에 따라 짓는 방법이 다르기에 사용되는 재료가 다를 수 있듯, 글 역시 목적에 따라 사용되는 기술과 재료가 다를 수 있다.

'김정빈' 작가의 '짧은 이야기가 깊은 시간을 만든다'는 글에서 자주 사용하는 짧은 일화들이 잔뜩 모여 있는데 이는 앞서말한 글쓰기에서 매우 고효율적으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재료'들이다.


글은 나의 생각을 상대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전달 도구다. 나의 생각을 생동감있게 저장하는 저장기구이며, 상대의 생각을 생생하게 전달 받을 수 있는 수신도구이기도 하다.

글은 '분명'하고 '생생'하고 '생동감'있는 메시지를 담을 수록 좋은 글이 된다. 다만 이는 전달자의 능력에 따라 혹은 수신자의 능력에 따라 그 '글의 해상도'가 명확하게 달라진다.

'사과가 있다'라고 표현 할 수 있다. 그러나 표현력이 조금더 풍부하다면 '작고 선명한 빨간색이며 표면이 매끄럽고 윤기가 나는 사과가 있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같은 사진기로 찍어도 어떤 사진기가 표현하지 못하는 색상과 감성이 있듯. 글도 표현자의 능력에 따라서 다양한 감성을 전달할수도 있고 없기도 하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삼성'이냐, '애플'이냐, 그 카메라 성능을 비교하는 영상을 많이 볼 수 있다. 일반인은 좀처럼 구분하지 못하는 '색감'이 주는 '감성'의 영역과 빛에 따른 색변화, 몇배를 당겨 볼 수 있는 '줌'까지 그 기능을 아주 유심하게 찾아본다.

사람들은 이처럼 스마트폰의 '카메라'의 성능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자신에게 장착될 수 있는 '표현능력'에 대해서는 그만큼 생각치 않는 것 같다. 표현능력의 차이로 인해 같은 정보라도 '저장'과 '전달'과 '수신' 능력에 차이가 생길 수 있음에도 말이다.


이는 반드시 '글'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만 가지고 있어야 하는 능력은 아니다. 우리는 모두 '사진'을 업으로 하고 있지 않음에도 모두 꽤 괜찮은 성능의 카메라를 필요로 한다. 이유는 모두가 풍요로운 경험 후 흐린 저화질로 추억을 남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상향 평준된 요즘 카메라 기술'에 비해, 글쓰기 능력은 그 편차가 매우 심히다. 꺼내 볼 때, 남에게 전달할 때, 전달 받을 때의 해상도 차이가 매우 심하다.

고로 글의 해상도를 높이면 단순히 '표면 시각 정보' 즉 카메라가 담을 수 있는 정보 이외의 것들을 담아낼 수 있다. 이와같이 정보의 해상도를 높이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사례' 혹은 '예시'를 드는 것이다. 그것은 '과학적 근거'나 누군가의 일화, 가벼운 가정일수도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미 생생하게 남아 있는 누군가의 '자서전', '우화집', '역사서'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짧은 이야기가 깊은 시간을 만든다'는 읽어서 좋고, 글을 쓸 때 두고두고 참고하기 좋은 것 같다. 읽다보면 '어디선가 들어봤는데....' 싶은 일화도 많고 '출처가 뭐였더라', 했던 글을 출처와 만날 수도 있다. 마치 지나가던 라디오에서 '노래만 알고 있던 옛 음악'의 제목을 함께 들었을 때와 같은 기쁨이랄까.

책은 독특한 띠지를 가지고 있어서 북스탠드 처럼 원하는 페이지를 고정하여 세워 둘 수도 있는데 그 아이디어와 섬세한 감성이 담고 있는 정보와 결을 같이 하는 것 같다.

아무튼 글은 짧게 쪼개진 작은 이야기들의 모음집으로 언제고 글을 쓰거나 어떤 상황을 맞이했을때, 유용하게 사용될 것만 같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겨본 적 있는가 단 한 번이라도 - 당당한 나를 만드는 손자병법의 지혜
이남훈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날로그형 인간이라 고집스럽게도 '직감'만 믿고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 겨우 익숙한 장소를 여행하거나 새로운 전자기기를 살 때도 마찬가지다. 지도나 사용설명서 따위는 '약자'를 위한 보조용품이라 쓸데없는 허영심을 부리며 가야 하거나, 해야 할 일은 돌아간 기억이 있다. 이는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괜한 고집을 부려 어차피 달성할 문제를 돌아가는 일 말이다.

한창 '스타크래프트'가 유행을 할 때, '빌드오더'라는 것이 존재했다. 이는 종족별 가장 효율적으로 건물을 짓는 순서를 말하는데, 가령 적정 인구수에 맞게 '건물'을 지어 올리면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 '스타크래프트'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 그 '빌드오더'를 무시했었다.

그결과, 당연히 게임 승률이 높을리가 없었고 얼마 뒤 '스타크래프트'가 한창 전국적으로 유행을 하던 시기에도 '그 게임'을 그닥 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 집단지성을 무시한 독선과 아집은 결국 '게임' 자체의 흥미를 잃게 했다. 마치 '승패'를 벗어나면 '패배'는 하지 않는다는 자기합리화의 방식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삶은 단순히 그렇게 '회피'의 방법으로만 일관할 수는 없다. 비록 '게임'을 하지 않는 선택을 함으로써 '게임' 내에서의 '패배'는 피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 내가 살아내야 했던 세계에서는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게임들이 존재했고 또 거기서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특수성도 있었다.


'유학', '사업', '강의', '농사', '집필' 등 다양한 경험에서 인류 최초로 내가 처음 해보는 일은 많지 않다. '닐 암스트롱'과 같이 인류의 위대한 첫걸음을 달 표면 위에 찍고 있다는 오만이 아니라면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은 당대 최고의 지략가와 집단 지성에 의해 이미 '빌드오더', 즉 최적화 된 해결책이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무언가를 처음하던 시기, 그것을 기대어 물어 볼 만한 곳이 많지 않았다. 기껏해봐야 '어떤 커뮤니티'에 가입하여 질문하고 대답을 기대하는 정도의 수준이랄까. 그러나 구체적인 상황은 다를 수 있지만 비슷한 많은 경우가 이미 '고전 병법서'에 기록되어 있다.

전쟁은 모든 변수가 극단적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거기에는 단순히 '진로'나 '먹고 사는 생계 수준'의 고민이 담겨 있지 않다. 거기에는 생존, 집단의 자원, 사회 체제 유지' 등의 문제 거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당대 최고의 지성들이 고민하고 성공과 실패를 했던 기록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선택의 문제가 남는다.

과거의 자신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류의 지성'이 쌓아 올린 승리 사용설명서'를 외면한 채, 자신의 직감만을 믿으며 전쟁이 투입된다. 그렇다면 이미 존재한느 '빌드오더'를 따를 것인가. 아니면 또다시 자신만의 직감을 신뢰하며 인류사 전반의 지성을 무시하고 새롭게 시작된 40년짜리 1인칭 주관적 데이터를 신뢰할 것인가.


완전한 창의성이라는 착각에 빠져 검증된 구조를 외면하는 것은 인생을 건 도박과 같다. 과거 고장 난 줄 알았던 전자기기를 앞에두고 '패배한 듯' 사용설명서를 꺼내며 '아, 진작 볼 걸'하는 후회를 하거나 '앱'이나 '지도'를 꺼내들고 '아, 진작 확인할 걸'하는 후회를 해 봤다고 한다면 그것은 '승패'와 관련없는 '승패'에 연연하는 것이다.

결국 책이 말하는 바는 이렇다. 전쟁에서든, 삶에서든, 승리는 새로운 방법에서 나오지 않는다. 이미 검증된 선택을 얼마나 정확하게 실행하느냐에서 나온다.

'승리'와 '패배'라는 이분법적인 세계에서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한 방법이 아니다. 병법은 상대를 이기기 위한 기술이기 이전에 자신의 오류를 줄이고 불필요한 손실을 없애는 방법을 기록한 글이다.

결국 싸움은 외부에 있지 않다. 항상 내부에 있으며, 모두가 아집을 가지고 있는 이 시대에서 아집을 버리는 순간, 이미 절반은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전 100 명산 - 나의 기록으로 완성하는 나만의 산행 일지
김헌준 지음 / 소금나무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쩌면 '행복'도 비슷한 것 같다. 가장 가까이 있기에 가장 마지막까지 느끼지 못하는 그 심리.

군시절, 선임들과 근무를 서면 멈춰 있는 국방 시계 마냥 근무 시간이 굼벵이처럼 흐른다. 선임 병사들은 그렇게 일대일 상황이되면 평소에는 묻지 못했던 것들을 묻기 시작한다.

'과거에 사회에서 무엇을 하다 왔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여행은 어디를 다녀 왔는지'

대부분 시덥잖은 일상의 이야기지만 '국방부'가 랜덤으로 연결해 놓은 '타인과의 인연'은 적당한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 일으키며 꽤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가 되곤 한다.

당시 스무살에 군입대를 했던터라, 선임과 후임들의 이야기는 참 재미있게 들었으나 내가 꺼내 놓을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 기껏해봐야 상대는 '제주'에서 왔다는 배경 정도에 깊은 호기심을 가지곤 했는데 살면서 '제주도 출신'을 처음 만났다는 사람도 굉장히 많았다. 심지어 유학시절에는 '일본'이나 '중국'이 아니라 '제주'에서 왔다고 신기해 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말은 다했다 볼 수 있다.

어쨌건 '제주'에 살다보니, 사람들은 꽤 많은 걸 궁금해 한다.

'제주도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집은 어디가 있느냐'

'여자친구와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곳 한 곳만 추천해봐라'

'제주도에서 혼자 여행하기 좋은 곳은 어디냐'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막 입대를 했던 마당에 나에게 '추억'이란 '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 친구들과 '운동장'을 빙글빙글 돌았던 추억 밖에는 없다. 그러니 상대에게 꺼내 놓을만한 이야기가 있을리 만무하다.


제주에 살면서 '백록담' 한번 가 본 적 없고, '가파도'나 '마라도'는 TV에서 방송하면 가끔 보여지는 곳일 뿐이었다. 제주에 살면 언제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것들은 '언제든 갈 수 있을 것 같기에' 한번도 가지 않는 아이러니를 낳는다.

뉴질랜드라는 '지상 낙원'에 10년 간 살면서도 마찬가지다. 뉴질랜드에서 유학을 했다고 하면 여행을 많이 다니고 바다며 산이며 강 등 볼거리가 많지만 당시의 나는 그곳에서 평생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 '보장된 그것'에게는 그닥 호기심이 일지 않았고 되려 TV에서 방송되는 '한국'의 길거리가 오히려 더 가보고 싶은 풍경이 될 뿐이었다.

실제로 '제주와 뉴질랜드'를 살면서 여행다운 여행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이유는 '정말로 바빠서' 혹은 '여유가 없어서'가 아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언제나 할 수 있어서'에 가깝다. 시간이 지나고나면 실제로 언제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것들을 하지 않아서 후회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깨달음을 한참이 지나고서 알았기에 나는 뒤늦게 이곳 저곳을 아이를 데리고 다니며 경험했다.

'소금나무'에서 출판한 '도전 100 명산'을 보니 과거의 생각이 문뜩 떠오른다. 갚지고 귀한 것은 언제나 먼곳에 있다는 착각 때문에 항상 먼곳에서 '기쁨'을 얻고자하는 착각이 얼마나 많은 주변의 아름다움에 눈을 멀게 했을까

도전 100 명산'은 우리나라에 있는 명산을 하나하나 도전하며 기록할 수 있도록 만든 '일지'다. 단순히 기록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소개와 가이드, 사진 등이 있으니 산을 좋아 한다면 주변의 명산부터 하나하나 방문하고 배워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책의 오른쪽에는 산이 가지고 있던 이름의 유래라던지, 역사 혹은 다양한 기록과 이야기들이 적혀 있다.

'갓'의 모양이라 '갓뫼'라고 불리던 산이 이후에 '관악'이 됐다는 이야기라던지, '덕망'이 높은 용이 하늘로 승천한 산이라는 전설에서 출발한 '덕룡산'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산에는 역시 내가 있는 '한라산'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한 두 시간이면 언제든 '산'을 갈 수 있는 굉장히 특별한 나라다. 도시의 끝에서 바로 벗어나면 곧바로 산이다. 해외에서는 '자연을 보러 간다'는 것이 하나의 일정이자 결심이 필요한 일이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가능하다.

'너무 가깝다'

'너무 당연하다'

이러한 것들이 얼마나 우리를 '아름다움'에서 눈멀게 하는 이야기인지 삶을 통해 많이 배웠따.

멀리에 있는 것만 마치가 있다고 착각하는 동안 극한의 '원시'가 되어 가까운 것을 볼 수 없게 되었으니 언제나 '행복'과 '삶'이 몇 발걸음씩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요즘은 의도적으로 '가까운 것들을 먼저 선택'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제주'에 있는 다양한 박물관과 명소를 될 수 있으면 먼저 보고자하고, 아이에게도 '한국'의 명소에 대해서도 많이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요즘 'K-문화'가 세계적으로 유행을 하면서 굉장히 우리에게 사소하고 익숙한 것들을 보기 위해 세계에서 많이 온다고 한다.

단순히 인터넷에서 얻게 되는 짧은 지식이 아니라 실제로 걸어보고 땅을 밟아보며 느끼는 다양한 감정으로 경험을 쌓아가는게 좋을 것 같다.

물론 나의 경우에는 '제주'라는 특수성 때문에 명산 100곳을 다 돌아 다니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도서를 구매하는 다른 이들의 경우에는 가까운 곳부터 하나씩 방문해 가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