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허락했는데, 어느새 게임 중독 - 게임에 빠진 아들을 구하기까지 3년의 사투
김평범 지음 / 길벗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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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를 키우다보면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 있다. 어떤 질문을 받을 때 그렇다. 질문을 받는 일이 왜 고통스러운가. 상대가 쌍둥이라면 그럴 수 있다. 쌍둥이들의 질문 타이밍은 항상 동시에 발생한다.

1호: 아빠, 이게 뭐에요?

아빠: 아, 이거? 이게 뭐냐면..."

2호: 아빠, 이거 해도 돼요?

아빠: 어떤 거?

1호: 아빠, 내가 먼저 물어봤는데!!"

아빠: 아!, 그래... 이게 뭐냐면~

2호: 나 그냥 이거 한다?"

아빠: 안돼! 기다려~ 아빠, 지금 1호랑 이야기 중이잖아.

2호: 왜 내 얘기는 안들어줘요!

1호는 자기 먼저 물어봤다며 2호에게 소리친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둘이 싸우고 있다. 그러다 결국 결론은 '아빠는 내 얘기만 안들어줘!'하는 식으로 끝이 난다.

오랫만에 '우동'을 먹을까, 하면 다른 한 명은 꼭! 짜장면을 먹어야 겠다는 결정을 한다. 마치 일부러 다른 선택을 하고 '아빠'의 선택을 지켜보겠다는 심리인지, 꼭 반대의 선택을 하다가 둘이 싸우면 결국 '그냥 아빠가 먹고 싶은 걸로 먹어!'로 끝난다.

'귀'에 이명이 들리기 시작하면 한참 싸우던 아이들이 언제 그랬다는 듯, 둘이서 신나게 놀고 있다. 그제서야 귀마개를 하고 넋을 놓고 멍을 잠시 때리고 있으면 아이가 와서 묻는다.

"아빠, 표정이 왜그래?"

대체로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그러니 당연히 '아름답게 시작한 그 어떤 계획'도 지나치게 현실적인 방식으로 끝나게 되고 넋을 놓은 아이와 혼났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천진한 얼굴을 하는 아이 둘만 덩그라니 남는다.

대략 5살, 6살에는 아이의 입을 막기 위해 급하게 스마트폰을 들이 밀었다. 식당과 같은 공공 장소에서 이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었다. 다만 대략 2년전부터 '스마트 기기'에 대한 완전한 통제를 시작하면서 아이의 입을 다물게 할 수단을 잃고 지금은 넋을 잃은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아이의 스마트 기기는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이에게 '지렁이 게임'을 알려 주었다. 한 번은 아이가 이 게임을 너무 재밌게 했던 기억이 났다. 아이가 학교에 갔고, 스마트 기기에 설치된 '지렁이 게임'을 들어갔다. 조금 하면서 꾸물꾸물거리는 지렁이가 구슬을 먹으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뭔가 아이의 순수성이 느껴지며 귀엽게 느껴졌다. 그 뒤로 몇번을 더 하도록 했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난 뒤에는 나름 친구들 사이에 '유행'을 이야기하며 '마인크래프트'를 배우고 왔다.

그렇게 마인크래프트는 30분씩 두 번, 한 시간을 할 수 있게 됐다.

아이들이 마인크래프트를 너무 재밌게 하기에, 관련된 줄밥이 제법 있는 책도 사주고 어제는 영화 '마인크래프트'도 봤다. 그러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어쩔 수 없이 시작했는데, 어느새 게임 중독'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제목부터 너무 끌리는 이 책을 집어들고 단숨에 읽었다. 너무 현실적인 작가의 이야기에 마치 아직 오지 않는 나의 미래를 후회하게 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혹시 우리 애들도 이 상황의 초입에 서 있는 건 아닌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우리집 아이들은 나름 '자기절제력'은 있는 편인 것 같다. 그래도 어느순간 그러한 것들이 '와르르' 무너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아이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알아서 잘하는 경우가 있고, 어떤 경우에는 부모의 통제가 필요한 경우가 있단다. 우리 아이들의 경우에는 아직 위험한 단계는 아닌 것 같지만, 어쩐지 글에서 나타나는 묘사가 너무나 현실적이라 도무지 '방임'으로 가서는 안될 것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연구에 따르면 게임에 빠져드는 아이들은 단순히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과 게임 간의 심리적 거리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현실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도전할 과제가 있고,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면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고 한다. 결국 아이를 게임에서 떼어놓으려면 단순히 시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이게 말이라 쉽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부모는 항상 피곤하고 에너지가 별로 없다. 아이가 무언가를 같이 하자고 할 때, 적극적으로 하기 힘들다.

부모의 생각과는 다르게 '게임 중독'은 시작이 아니라 어떤 결핍의 끝자락 일지 모른다. 아이가 현실에서 연결되어 있고 뭔가 자신이 성취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아이는 저절로 현실의 '성취'에 만족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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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품격을 채우는 100일 필사 노트
김종원 지음 / 청림Life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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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완 작가의 '어른의 품격을 채우는 100일 필사노트'에는 이러한 글이 적혀 있다.

"그 누구보다 위해야 할 사람"

나는 나에게 다정한 사람이며,

어떤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내면을 가진 사람이다.

나는 나의 단점이 아닌 장점을 찾는 사람이며,

내 안에 녹아있는 좋은 것들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사람이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울 수 있는 사람이고,

누구보다 나를 더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내 인생은 점점 나아지고 있고,

나는 온 마음을 다해 나를 위할 것이다.

- 김종완 작가

'왜 우리는 나이를 먹어도 어른이 되지 못하는 것일까.'

논어 '위정편'에 따르면 서른이 되면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의미로 '이립'을 말한다. '성인'이라는 말은 민법상 19세부터를 이르지만 법보다 민법보다 먼저 사회를 이루면서 우리는 인간으로써 생물학적, 사회적으로 자연발생적인 '성인'의 의미를 알고 있다. 대체로 그 의미라는 것은 '스스로 서 있을 수 있는 자립'부터라고 본다.

'어르고 달래다'라는 말을 분해해 보자면 '어르다'와 '달래다'라는 두 동사로 이뤄져 있다. 여기서 '어르다'는 심리적으로 솟구쳐진 가정을 아래로 가라 앚히는 일을 말한다. '달래다'는 감정적으로 격해진 상태를 만족시킨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서 '어르고 달래다'라는 표현은 감정을 가라 앉히고 만족시키는 일이다. 우리가 '달다'라고 하는 미각도 '달래다'와 그 어원을 같이 한다. 그럼 '어르다'라는 어원은 무엇과 어원이 같을까. '어른'과 같다. '어른'은 감정적,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말한다. 즉 스스로도 차분해지고 상대도 어를 수 있는 상태를 '어른'이라고 부른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주변의 잔을 채워주기 위해서는 내 잔이 가득 넘쳐 흘러야 한다. 결국 어른이란 주변을 어르기 위해 스스로도 매우 완성된 상태를 의미한다. 스스로의 잔이 채워지지 않으면 누구의 잔도 채울 수 없다. 행동과 감정에 있어서 안정적인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신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최소한의 나이가 필요하다.

다만 이는 우리가 말하는 '사회적 나이'와는 무관하다. '대체로 그렇다는 것'과 '무조건 그렇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말이다.

고로 어른의 품격이라는 것은 안정감에서 발생한다. 아이가 아무리 울고 보채도 거기에 동화되지 않고 넓은 의미에서 그것을 아우르고 받아 줄 수 있는 마음상태가 되어야 한다. 고로 어른이란 시간을 채워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단련과 훈련을 통해 달성되는 상태를 말한다.

완성된 스냅샷을 찍기 위해 수천 번의 시도를 본 적 있을 것이다. 흔히 유튜브에서 많이 사용되는 촬영기법으로 엄청나게 많은 시도 중에 성공한 몇가지 영상만 짜모아서 너무나 쉽게 성공하는 것처럼 편집하는 기법이다. 그러나 무엇이든 안 그렇겠는가. 대부분의 영화나 드라마는 수많은 NG장면을 걷어내고 수 십번의 촬영 끝에 얻어진 최종 결과물 하나만 밖으로 드러낸다. 녹음실에서 만들어지는 음악의 대부분도 그렇게 만들어진다.

고로 보여지는 것이 모든 것이라고 여기게 되면 남들은 너무 쉽게 '완벽'한 상태에 도달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어디 그러한가.

우리의 삶은 수많은 실패 위에 하나의 영광을 얻어내지만 대체로 실패가 많아질수록 그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지각하지 못할 때가 있다.

어른이란 수많은 실패와 좌절로 내부적를 겪고 잘 다듬어 표면에서 느껴지는 안정감과 완전성이 풍겨지는 것이다. 그것이 품격이다. 각자 자신을 다듬는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독서'와 '필사'는 꽤 의미 있는 훈련 중 하나다.

실제로 글을 필사하는 행위는 뇌과학적으로 깊은 내면화를 돕는다. 하버드대의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손으로 글을 쓸 때, 우리의 뇌는 단순한 읽기보다 더 많은 ㅅ니경망을 활성화시킨다. 특히 감정과 기억을 다루는 전두엽과 해마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단어 하나하나가 감정적 기억과 연결되기 시작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문장의 의미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경험'으로 자리 잡는다.

결국 진짜 어른에서 풍겨져 나오는 품격은 마음이 확고하여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 '이립'에서 시작한다. 그 시작은 스스로 읽고 쓰고 다듬는 과정에서 더 정교해지지 않을까 싶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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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수익률을 높여라 - 성공적인 자녀교육과 자기계발을 위한 교육투자 가이드
박경인.권준모 지음 / 크리에이티브탱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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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투자와 같이 해야 한다.

'주식 투자'라는 말이 세속적으로 들릴 수 있지겠만 우리네 '교육'도 주식투자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저평가 우량주를 선택하고 자신의 철학대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문이나 기타 정보에 흔들리지 않으며 진득하니 시간과 자본, 정성을 투여하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박영옥 대표'를 가장 좋아한다. 흔히 '주식농부'라고 불려지는 인물인데, 단순히 '주식' 분야가 아니라도 배울 부분이 충분히 있다. 그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키워드는 '농부'라는 키워드다. 농부는 단기 수확을 원하지 않는다. 실제로 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보면 가장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여유다. 마치 씨를 뿌리고 농산물이 자라기를 기다리는 농부처럼 기다림이 필수적이다.

감정적으로, 분위상 휩쓸려서, 혹은 불안으로 따라가는 일은 주식이나 교육에서나 마찬가지로 발생한다. 이 두 분야 모두에 감정이 아니라 '전략'이 필요하고 '희망'보다는 '분석'이 중요하다.

지난 10년간 3,000명이 넘는 학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시간 대비 성과나 비용 대비 효과, 정서적인 안정감, 자기주도적 학습 가능성까지 포함하여 ROI, 즉 교육 투자 수익률 개념을 도입했다. 투자대비 적정한 교육 수익을 우리는 만들어 내고 있는가.

결과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첫째, 사교육비 대비 성과가 크지 않다.

둘째, 과목 선택과 시기, 방법에 따라 수익률은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셋째, 자기주도 학습과 독서습관이 고비용 사교육보다 장기 수익률이 더 높다.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린치'는 '사명이 지루한 회사의 주식을 사모으라'고 말한 바 있다. 온갖 미사여구를 갖다 붙여서 당췌 뭐하는 회사인지 알 수 없는 회사를 피하라는 의미다. 이 말은 '성명학'에 기초를 두고 한 이야기가 아니다. 본질과 정체성이 명확한 회사에 투자하라는 의미다.

쉽게 말해 공부의 본질은 '자기주도'고 학습의 기본은 '문자'이다. 즉 책을 읽는 일을 피하면서 학습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신기술, 휘향찬란한 학습법 따위는 소비자를 현혹하기 위한 마케팅 술수일 가능성이 높다.

업종의 기술과 상품이 아니라, 빈껍데기 주식이나 비싼 가격에 되팔려는 '마케팅'처럼 우리 교육에도 거품 가득한 마케팅 술수가 있다.

2021년 부터 2023년 서울과 분당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그룹을 둘로 나눠 월 사교육비가 150만원 이상인 그룹과 30만원 이하의 그룹을 비교한 것이다. 다만 후자의 경우에는 매일 30분씩 독서를 하는 그룹이었다. 그 결과 1년 뒤에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에서의 차이는 전혀 없었고 되려 30만원의 사교육과 독서를 하는 그룹의 스트레스 지수와 자존감 지수가 고가의 사교육을 하는 그룹에 비해 긍정적이었다.

그렇다고 우리의 사교육의 별의미가 없냐,하면 그렇진 않다. 사교육 쪽의 성과는 없는 쪽에 비해 우세한 편이다. 다만 중요한 바는 '투자대비' '효용'이다. 오르긴 오르되, 투자대비 오른 값이 의미있는 차이가 아니라는 의미다. 또한 눈에 띄는 결과는 '독서'다. 나이가 어릴수록 국영수보다 독서와 신체활동의 영향이 더 컸다. 독서량 상위 10%와 하위 10%의 국어, 수학 점수는 중학교 1학년 기준으로 평균 180%나 차이가 났다. 그리고 이 차이는 고등학교에 가서도 줄어들지 않았다. 되려 더 벌어지는 편이었다.

대부분의 학업 능력 격차는 초등 고학년부터 시작한다. 이는 학습 습관에 의해 좌우된다. 다시 말해서, 학습의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투자한 시간이 주요하며, 이는 사교육으로 인한 시간이나 스스로 학습 시간을 가져 얻게 되는 시간이나 매한가지라는 의미다.

과목별로도 접근 전략이 다르다. 수학의 경우에는 '선행학습'이 성과에 영향을 주는 편이다. 영어는 '누적 노출 빈도'가 더 중요하다. 누적 빈도와 노출 시간은 짧은 시간에 집중될수록 성과가 있었다.

대개 이런 류의 책을 보면, 듣기 좋은 이야기가 많은 편인데, 이 책의 경우에는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여러 측면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윌라오디오북'을 통해 들어서 독서 간 메모를 하지 못하여 다양한 예시를 들지는 못하지만 분명 재독이 필요한 책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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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 - 도전과 모험을 앞둔 당신에게
김재철 지음 / 콜라주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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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가다가 강력한 태풍이 불면 사람들은 선원들이 파도를 볼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선원들은 파도가 아니라 선장의 얼굴을 본다. 선장의 표정에서 자신감과 담담함이 읽히면 선원들은 두려움을 억누르고 지시에 따른다. 그렇게 배는 폭풍권을 빠져나간다.

리더란 그런 것이라 여겨진다. 어떤 상황에서 리더가 되면 실제로 적잖게 경험하게 되는 일이다. 리더의 눈에서 보여지는 담담함과 표정에서의 여유는 사실 굉장한 삶의 무게가 중심을 꾹 하고 누르고 있을 때 생긴다. 내면에 철학이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다. 오케스트라가 조화롭게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이유가 지휘자의 지휘에 있듯, 리더의 역량은 겉에서 풍겨지는 기품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그런 기품은 어디서 출발하는 걸까. 모르긴 몰라도 그 여유로움이란 '여유로운 삶'에서 나오는 바는 아니다. 떨고 있는 아이에게, '떨지마. 사실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는 어른은 그 공포를 넘어섰던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리더'는 가장 먼저 위기를 맞이해 본, 혹은 다양한 견문으로 넓어진 통찰에서 나오는 지 모른다.

시력이 나쁜 사람이 바로 앞 평탄길도 더듬어 가듯,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을 때는 비록 그 길이 탄탄대로라고 하더라도 불안투성이다. 다만 처음 딛는 길이라 하더라도 조금 더 넒은 시야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비탈길이라도 그저 걸어 나갈만 한 길일 뿐이다.

전라남도 강진군에서 태어난 김재철은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비록 농고를 졸업했지만 '서울대'를 입학할 성적을 충분히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수산대 어로학과'를 서낵한다. 특별한 경력도 스펙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원양 어선에 무급 실습 향해사로 승선한다. 당시만 해도 원양어선은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돈을 받기는커녕, 살아서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값진 일이었따.

김재철은 무급 향해사로 시작했다. 일을 배우며 파도에 시달렸다. 몇 번이고 죽을 고비를 넘겼다. 바다는 잔인했고 그러나 그는 끝내 그것을 다루는 방법을 알게 됐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선장이 된다. 다시 선장을 넘어 선단장이 된다. 배 한 척이 아니라, 배 여러 척을 지위하는 책임자가 됐다는 말이다. 사람의 뇌는 학습을 통해 단련되고 사람의 심장은 고난을 통해 단련된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는 학습을 통해 뇌를 단련하고 고난을 통해 심장을 단련한다. 고난이라는 것이 '훈련'으로 '성장'의 도구로 여긴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성공 스토리 인물들과 사고방식이 같다.

1969년, 김재철은 동원산업을 설립한다. 그리고 남들이 가지 않는 원양어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말하기를 '쉬운 길'에는 '유능한 경쟁자'들이 몰리는 법이란다. 그렇다. 인간이라면 '쉬운 길'과 '어려운 길' 중 굳이 어려운 길을 선택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대부분 '쉬운 길'을 택하고, 개중 경쟁에 자신 있는 유능한 자가 그 '쉬운 길'의 승자가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장기적으로 누구나 가는 길에는 기회가 없다'는 사실을 그는 깨닫는다. 그의 고민은 길지 않다. 그의 말에 따르면 세상에서 가장 파괴적인 단어는 '나중'이고, 가장 생산적인 단어는 '지금'이다.

어업을 한마디로 말하면 석유를 바다로 싣고 나가 물고기로 바꿔 오는 것이다. '단순히 물고기를 많이 잡야아 한다.'는 어업인으로의 마인드가 아니라 석유 공급에 대한 고민을 그는 한다. 당연히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기에 행동이 다르고, 행동이 다르니 결과가 다르다.

2008년까지 동원은 스타키스트라는 미국 브랜드에 참치를 납품했었다. 이는 세계 최대 참치 브랜드였다. 2008년 그는 과감히 자신이 납품하던 회사를 인수해버린다. 당시 스타키스트는 미국 시장을 넘어 세계 참치 시장을 지배하던 브랜드였다. 그 거대한 회사를 한국의 동원이 삼킨 것이다. 현재 이 브랜드는 동원의 계열사 중 하나가 되었다.

바다를 보는 눈은 국강을 가리지 않는다. 과거 바다를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하곤 했다. 실제로 바다를 지배하는 국가들은 국경과 산업의 벽을 넘어섰다. 이후 동원은 수산업 이외에도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다양한 길을 모색한다.

2003년에는 한국투자금융을 인수하고 이후 한국투자증권으로 재탄생했다. 뿐만아니라, 성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카메라 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 도전한다.

그가 과거 수산대에 입학하기 전, '서울대'를 포기하고 '수산대'를 입학할 만큼 안정적인 선택과는 거리가 먼 선택을 한다. 그의 선택은 모두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였디만 꾸준하게 도전하고 실패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젊음은 저축되지 않는다. 젊은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매순간 소비하고 사라져 버린다. 고로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그 본질이 아니다.

그의 삶을 보면, '애지중지 안정적으로 살고자 하는 우리네 삶이 때로는 더 불안하고 위태로워질 때가 있다. 사업도 인생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외부에서 불어오는 파도가 아니다. 우리는 밖이 아니라 중심을 잡아 줄 선장의 얼굴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 어떠한 얼굴을 하고 살아가는 가는 때로 우리 스스로를 높은 파고에서도 안전하게 항해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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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과학동아 2024.11 - The NOBEL PRIZE 과학동아 467
과학동아 편집부 / 동아사이언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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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집중하여 글을 읽기 어렵다.

수면 부족인가...

자는 시간은 대략 새벽 한 두시 정도 되는데, 아이들이 일어나는 시간이 5시 50분이다보니, 함께 일어난다. 수면시간이 4시간 밖에 되지 않는 듯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뭔가 대단한 일을 하는 건 아니다. 아이들 수학과 한자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보거나 책을 편다.

짧은 시간에 뭔가를 몰입하여 읽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다. 숙제하는 아이들의 집중력이 워낙 짧기 때문이다. 대략 5분 단위로 무언가 이벤트가 일어난다. 거실 식탁에 앉아서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가 무릎에 앉았다가, 어떤 경우에는 자리를 비키라고 아우성이다.

그 정신없는 사이에는 '소설'을 읽기도 애매하고, 인문서적을 읽기는 더 애매하다. 다만 아침에 무언가를 읽는 가정 문화를 만들기 위해, 그럼에도 꾸준하게 책을 펴 앉는다. 이렇게 하다보면 언젠가는 차분하게 자리에 앉아 '독서'를 함께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

아이를 위해서..., 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그런 루틴을 가지고 싶어서 그렇다. 조용히 아침에 책을 읽으며 간단한 식사를 하고 싶다.

아무튼 집중하지 않고 무언가를 가볍게 볼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그러다 '네이버 시리즈'에서 '데스노트'를 구입했다. 아이패드로 한참을 봤다. 재미있다. 그러나 어쩐지 아이패드를 바라보는 모습이 '독서' 같지 않다. 눈도 피로하고 꽤 다른 유혹이 쉽게 온다. 그런 이유로 '컬러 이북'을 샀다. 그러나 얼마 보다가 그냥 중고로 처분했다. 독서의 느낌이 들지는 않아서 그렇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잡지'는 어떨까..., 하여 '동아사이언스'의 '과학동아'를 찾게 됐다. 구성이 어떤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네이버에 '과학 동아'를 검색했다. 그랬더니, '어린이 수학동아, 어린이 과학동아, 과학동아'를 샘플로 한 권씩 받을 수 있단다. 일단 신청했다.

본래 '과학'을 좋아하다보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에 읽는 책이 과학에 관한 책이 많았다. 사진이나 글이 많은 책을 읽다보니, 아이들이 슬슬 아빠 책에 관심을 갖는다. '해부학'에 관한 책, 바다 생물에 관한 책, 우주에 관한 책 등.

사진과 그림이 많은 책들은 아이들이 가끔 꺼내 본다. 비슷한 책을 서로 읽게 되니, 꽤 공감대가 생긴다. 어떤 경우에는 책에서 본 내용을 이야기 하는데, '그런 게 있었던가...' 할 때가 있다.

'과학동아 샘플'이 배송되는 중에, '내셔널지오그래픽' 중고 잡지를 구매했다. 대략 4년은 지난 잡지들이다... 그냥 뭐 펄럭 펄럭, 넘겨 보기 좋다.

개인적으로 과학동아나 기타 과학잡지들, 꽤 마음에 든다.

아이들이 관심이 없어 한다면 그냥 '과학동아'만 구독할까 생각 중이다.

왜 지금에서야 이 생각이 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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