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 이후 세계의 변화 - 한국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오오마에 겐이치 지음, 박세정 옮김, 노규성 / 북스타(Bookstar)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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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경제에 관한 서적은 아니다. 간략한 앞으로의 세계 정세에 대한 흐름을 설명한 책이다. 책의 앞에는 '한국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적혀져 있다. 얼핏 코로나19가 몰고 온 팬데믹 현상에 한국의 대처에 관해 저술 한 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오오마에 겐이치'라는 일본인으로 대게 일본의 시선에서 바라 본 팬데믹을 기술하고 있다. 대게 일본의 시선에서 쓰여진 내용이 일반적이던 이 책의 마지막에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으로 재직 중인 노규성 작가의 글이 담겨져 있다. 당연히 노규성 작가의 글을 읽을 때 고개가 끄덕여지는 건, 나도 한국인으로써 궁금했던 한국인 시선에 대한 글이기 때문이다.

작가인 오오마에 겐이치는 와세다 대학을 졸업하고 도쿄공업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MIT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수재 중 수재이다. 이런 수재가 바라보는 시선에 대하여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는 책이다. 이 책이 세계 정세에 대한 관심을 시작한 입문자를 위한 책이라는 것은 글을 마무리하는 후반부에서 들어난다. 대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을 법한 간단한 용어 정리를 이 책은 해주고 있다. 책이란 사람에 따라 누군가는 이제 관심을 갖기 시작한 분야도 있을 수 있고 원래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이 책은 인문자들을 위해 쉽게 쓰여져 있다.

책을 처음피고 박세정 옮긴이가 쓴 글에 꽤나 공감했다. 옮긴이는 지은이와 같은 학교를 졸업한 동문으로써 이 글을 번역하며 어떠한 동질감을 가졌을 것이다. 초반에 쓰여진 옮긴이의 글에서 케인즈가 했다는 문장에 너무나 공감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기대를 더 하게 됐다.

"변화에서 가장 힘든 것은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갖고 있던 틀을 벗어나는 것이다. -케인즈"

책은 총 6장으로 나눠져 있다. 첫 째는 우리가 모두 궁금해하는 세계 경제의 동향이다. 이 세계 경제에 관해서 시작하는 첫 키워드는 '일본화'라는 단어이다. 내가 어린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은 엄청난 나라였다. 한국이 어떤 부분이라도 일본과 견주는 것은 자신감을 넘어 바보 같은 일이기도 해다. 세월이 무상한지 이제 일본은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반면교사 삼아야 할 대상의 국가로 전락되어 버렸다. 저성장의 대표이고 국민들의 저욕망화 된 사회인 일본을 첫 키워드로, 이책은 세계 경제가 뚜렷한 하향 추세를 그리고 있다고 말한다.

관심있는 미중 간의 헤게모니 싸움이라던지 홍콩문제, 중동의 정세, 브렉시트 포퓰리즘의 급속한 확산에 대해서 언급하며 그간 세계 경제의 흐름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간략한 소개를 하고 넘어간다. 다소 흥미있는 부분은 포퓰리즘의 급속한 확산을 설명하는 부분에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잠깐 언급되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가 포퓰리즘 정치와 연결 짓는 일은 우리 정치권에서 왕왕 언급되는 일이다. 하지만 과연 세계 흐름 속에 포퓰리즘과 얼마나 닮아 있는가를 물어본다면 그것은 고개가 갸우뚱 해지기도 한다. 내가 어떤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느냐와는 별개로 세계가 닮아가고 있는 극단적 포퓰리즘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영향력에 관해서 저자는 중국은 세계 경제에서 항상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청나라 말기부터 잠시 쇠퇴되었지만 인류 전체의 역사에서 중국은 항상 극강의 초강대국이었다는 사실이다. 중국에게 세계 2번 째 경제 강국을 내주던 일본으로써 이런 중국의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테지만, 실제로 중국은 그랬고 인도와 더불어 세계의 경제와 문화의 가장 큰 한 축을 담당했어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다. 나 또한 앞으로 중국과 인도의 향방에 굉장한 관심을 두고 있다.

두 번 째 장에서 설명한 세계의 정세또한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하지만 정치에 관해서는 너무나 많은 해석들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라 그런지 나는 일부는 공감하면서 일부는 너무 주관적이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갖고 읽었다. 책이 일본인들을 위한 책이라 그런지 실제로 4번 째 장과 5번 째 장은 일본에 관한 주제이다. 사실 일본이라고 하는 나라는 '과테말라'나 '아르헨티나'와 같이 우리와 역사적 동질감이 많지 않는 나라는 아니다. 그런 이유로 일본은 우리와 닮아 있고, 우리도 일본과 닮아 있다. 우리는 일본의 동향을 보면서 결코 남을 보듯 할 수 없다.

쉽게 말하는 아베노믹스는 우리나라 경제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일본의 정책이다. 또한 일본의 외교 정책에서 한국이라는 대상 또한 적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런 이유로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것도 흥미롭다. 다만 마지막에 특집 한국편이 없다면 이 책의 의미는 많이 약할 법했다. 마지막에 들어있는 한국의 대처에 관한 정리가 이 책에서 키포인트나 다름없다. 한국판 뉴딜이나 달라지는 노동의 형태에 관한 글은 짧지만 이 책 전반에서 가장 깊이 있는 내용이기도 했다.

사실 이 책은 책의 제목이나 표지에 비해 아주 거창하지는 않다. 심지어 초보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용어 설명도 친절하게 되어 있다. 그런 이유로 깊이 있는 내용에 호기심이 있는 독자라면 다소 다른 책들과 중복되는 내용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겪을 다양한 세계의 변화에 이제 막 관심을 갖게 된 독자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완독까지는 두 어시간 정도 걸리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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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때문에 고민입니다 -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마케팅 비법을 알고 싶은 당신에게
이승민 지음 / 이코노믹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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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할 리스트들은 산더미 같이 쌓아 뒀는데, 시작한 일이 하나도 없다. 쌍둥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잠에 드는 9시가 넘어서야 겨우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다. 이제 겨우 아이가 잠에 들자, 어제 저녁에 완독했던 책의 독후감을 작성한다. 바쁘다는 것이 목적도 없이 일어나고 있는 어느 순간 나에게 필요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케팅 때문에 고민입니다'. 책을 다 읽고 하루가 지나, 지금 다시 돌이켜 보니 내 전공이 마케팅이었다. 전공 공부를 한 것이 워낙 오랫만이라 그런지 이젠 내 전공이 무엇이었는지도 가물 가물하다. 바다 건너에서 공부하면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마케팅'이라는 학문은 대게 아시아인들에게 사랑 받는 학문이다. 실제로 비슷한 상경계열 중에서 마케팅은 신생 학문이기도 하지만, 그 공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대게 한국인과 일본인, 중국인 등 아시아 인들이 많은 것 같다. 대학이라고 하는 지식의 상아탑에서 '마케팅 학과'에 관해서는 말이 많다. 마케팅은 쉽게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상술' 정도로 표현 가능하며, 지식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을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기업의 일꾼을 양성하는 훈련소 쯤으로 평가 절하 시키는 학문이라는 오명도 단단히 받는다. 어쨌거나 현대 자본주의에서 마케팅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런 마케팅은 반드시 전공으로 공부하지 않는다 하더라고 우리 현대인들이 교양과목 정도로 알고 있어야 하는 공부이기도 하다.

책은 '이승민 작가' 님의 글로 현 '애드리절트'라는 온라인 광고 대행사의 대표이다. 작가 소개를 보고 놀랐던 점은 내가 의뢰를 맡겼던 회사의 대표였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인연이라는 것이 이렇게 까지 이어지는 구나 싶기도 했다. 그의 특이한 이력은 인문계 고등학교 교사라는 전직이다. 그는 이전 교직에 있을 때 사회과목을 가르키며 많은 제자들을 양성했다. 이렇듯, 이 책은 저자의 성향과 같이, 친절하고 쉽게 쓰여 있다는 특징이 있었다. 나는 특별히 의도하진 않았지만, 네이버 인물검색에도 걸려 있고, 네이버 인플루언서로 등록도 돼었다. 그닥 팔아야 할 물건이 있어 나를 알리고 있진 않다. 하지만 내 이름이 밖으로 퍼져 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삶에 굉장한 힘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현대 사회는 수 많은 종류의 상품과 경쟁들이 이 곳 저 곳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난다. 낭중지추의 마음으로 내가 뛰어나니 언젠간 빛을 바랄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것도 좋다. 하지만 나보다 덜 뛰어난 이들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선택 받은 일은 그닥 달갑지 않다. 나를 위해서라기보다 구매자들을 위해서이다. 형편없는 상품을 내어 놓으면서 엄청난 마케팅으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선택 받는 일은 크게 보자면 사회의 '악'과 가깝다. 마케팅의 기본은 '상품의 우월'이다. 그리고 자신의 상품이 사람들에게 알려져 세상에 어떤 식으로든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때, 본격적인 선한 마케팅이 뒤를 이어야 한다.

사실 이 책을 펴보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자신의 마케팅 능력에 고민을 해 본 사람일테고, 애정을 가득 담아둔 자신의 물품이 타인들에 비해 선택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 때문에 이 책을 들어볼 것이다. 그 자체가 자신의 물건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내고, 어떤 형식이던 다른 물품에 비해 이 책의 소유주의 물품이 우월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가볍게 첫 장에서 매출 공식에 대해 이야기 한다. 매출 공식이란 매출이 유입량과 구매전환 그리고 객단가를 합한 값이라는 것을 말한다.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그 상품에 대한 관심이 유입량으로 이어지고 그들 중 자신의 필요한 상품인지에 대한 구매욕구를 자극하는지, 그리고 객단가는 어떤지가 이어지며 매출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중 유입량은 중요한 편이다. 예전에 강용석 변호사가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하였던 적이 있다. 그는 아무리 욕을 먹더라도 연예인이나 정치인은 한 명에게라도 더 알려지는 것이 유리하고 언급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나는 이 말에 뼈저리게 공감했다. 이는 연예인이나 정치인 뿐만 아니라 상품에서도 마찮가지다. 결국 대중의 선택에 의해 가치가 결정되는 모든 일에는 해당 사항이 적용된다.

가령, 100명에게 알려지고 그 상품이 매우 좋은 상품이라 99명이 구매를 한다고 하더라다고 10만 명에게 알려지고 100명이 구매한다고 하는 상황보다 매출이 적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것들도 많이 접한다. 노이즈마케팅은 일단 '인지도 확보'에 있어서는 최고라고 본다. 구매 전환 확률을 포기해 버린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유입량으로 구매전환수를 확보하겠다는 전력이다. 전쟁터로 나가면서 전쟁을 해야하는 시간이나 날씨, 날짜를 이야기하며, 비겁하게 공격하는 것은 나쁘다 라고 말하지 않는다. 결국 전쟁은 승리를 위한 것이며, 상대 몰래 기습적으로 공격하는 행위는 다른 배경일 때는 비겁하다고 평가하더라도 전쟁에서는 전술이라고 평가한다. 이 책은 이러 한 일에 대해 직, 간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첫 장의 매출공식을 보고 내가 들었던 것은 바로 그런 내용이었다.

인기 유튜버인 '신사임당' 주언규 님은 '지금이 단군이래 가장 돈 벌기 쉬운 세상'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 뼈저리게 공감한다. 약간의 시간과 정성만 있으면 한국에 있는 중고 물품도 미국에 갔다 팔아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사회를 탓한다. 마케팅은 사람들에게 구매를 촉진시키는 촉진제이다. 이런 촉진제는 사실상 요즘과 같이 언택트 시대에 더욱 효과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을 떠나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페이스북이나 아마존, 구글과 같은 플랫폼 기업의 주가들이 엄청나게 폭등했다. 이런 일은 거대 플랫폼 기업으 전세계를 엮어주며 누구나 내가 판매하는 상품을 전세계 어디서나 낮이나 밤이나 홍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전에 내가 판매하던 귤에 관한 상품설명(영문)을 보고 홍콩에 있는 중계상이 연락을 취해왔던 적이 있다. 그 당시 홍콩으로의 수출은 성사하지 않았지만, 내가 홍콩바이어를 찾는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알고리즘이 나를 위해 일해주는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는 글을 쓰는 방법이나 효과적으로 상품의 장점을 전달하는 내용에 대해 조금만 연구하더라도 꽤나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책은 고등학교 사회 선생님이 학생에게 가르치듯 군더더기 없니 심플한 설명으로 글을 이어간다. 누군가에게는 조금 쉬울 수 있고, 누군가에게 조금 어려울 수는 있지만 일단 깔끔하고 기본적인 내용들을 기술해 놓았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나 또한 판매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던 터라, 이 책을 읽고 스스로 떠올린 여러가지 생각을 정리하며 마음을 다잡도록 했다. 이 책이 직, 간접적으로 독자에게 선사하는 것은 물품을 판매하는 요령 뿐만 아니라, 세상에 선한 영향을 미치고 싶은 판매자에 대한 도움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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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생각법 2.0 - 1등 플랫폼 기업들은 무엇을 생각했고 어떻게 성장했는가
이승훈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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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을 읽고 나서는 마음 속으로 작가에가 박수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한다.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꽤 뚜껍다. 총 446쪽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무게감은 묵직하다. 첫 페이지를 넘길 때, 부담감을 갖고 시작할 만큼 묵직하다. 하지만 이 책은 일과 중 틈틈히 3일 정도 읽으니 완독됐다. 너무 방대한 자료를 가지고 조사를 했던 작가 님의 노고가 느껴지는 책이다.

책의 두께 때문에 혹시나 예스24의 북클럽에 등록이 되어 있으면 오디오북으로 운전하면서 들어볼까 생각도 했었다. 운좋게 등록이 되어 있었지만, 내가 읽는 종이 책은 개정판이었다. 요즘과 같이 빠르게 플랫폼 기업들의 역사가 바뀌어가는 중에 요점을 포착하여 정리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책은 개정 후에 꽤 내용이 많이 수정된 듯 했다. 안타깝지만 한 장, 한 장 종이를 넘기며 읽어 넘어갔다.

저자인 이승훈 님은 2000년대 중반에 싸이월드 사업 본부장그로 근무하면서 플랫폼 기업의 서막을 함께 했다고 소개가 되어 있다. 그는 싸이월드가 전성기이던 시기 뱃머리의 선장으로써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년 8개월의 시간을 함께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에서 11번가와 멜론의 탄생에 중추적인 역활을 담당하고 모바일 네이트와 인터파크등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을 이끌기도 했다고 한다. 그의 이력이 말해주듯 그는 플랫폼 시장에 관한 굉장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가 갖고 있는 애정과 관심이 이 한 권에 들어가려다 보니 분량이 많아지긴 했지만 오랫만에 빠르게 넘어가는 책을 읽었다.

예전에 삼성전자 권오현 회장 님의 '초격차'라는 책을 읽을 때, 권오현 회장의 자기 반성같은 한 줄을 읽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시원 시원하게 자신이 받은 솔직한 감정을 적었다. 그것은 바로 애플의 아이폰에 관한 기억이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삼성전자의 기술이 아이폰과 같은 형태로 활용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이렇듯 거물들의 이런 자기 반성은 인간미가 보여진다. 이승훈 작가 님은 자신이 싸이월드를 진두지휘 할 시기에,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면 과연 얼마나 바꿀 수 있었을까 상상하는 대목이 잠시 나온다. 거기서 경험해 본 자들만이 알 수 있는 아쉬움과 한국 플랫폼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졌다.

이 책은 친절하게도 플랫폼에 관해 잘 정리된 책이다. 이 책에서 플랫폼의 구조를 설명하면서 사용한 '양면시장구조'를 들었다. 양면 시장 구조란 기존 구매자들만이 고객이던 구조를 설계과정부터 다르게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즉, 구매자와 판매자가 모두 고객이 되는 구조를 말한다. 가령 내가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 스토어팜 같은 경우도 마찮가지다. 기존 기업에서 짜놓은 형태에서 구매만 가능하던 이용자들이 이제는 자유롭게 자신의 물품을 팔기도 한다. 구매자가 되기도 하고 판매자가 되기도 한다. 이런 형태는 플랫폼 기업들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그 기업의 신뢰가 되고 그것이 곧 그 기업의 생명과 연결된다고 했다.

책에는 싸이월드라는 서비스가 세계적인 서비스로 성장하지 못한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이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싸이월드가 페이스북의 모태가 되며, 단지 한국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세계적 기업이 되지 못했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싸이월드는 폐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고 공급자 네트워크를 성장시키지 못했다. 운영진이 이용자들의 룰을 직접 짜야했고 페이스북이나 구글과 같은 알고리즘보다는 운영진의 판단이 많이 개입되어 지는 구조였다. 사람들은 그들이 만들어낸 구조 속에서 문화를 형성해야 했고 거기에는 제약이 많았다. 또한 이전 사회 혹은 인간관계에서 다음 관계로의 전환과정에서의 매끄럽지 못한 점도 한 몫 했다. 싸이월드 스타를 만들어내는 것에 대중보다 운영진의 선택이 더 큰 영향을 미쳤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내는데 폐쇄적이며 기존 관계에서 자유로워지지 못했다.

얼마 전,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가 미국의 청문회에서 선거 관련한 내용에 답변하는 기사를 보곤 했다.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르는 사람들도 그저 관련 소식을 들을 때마다 공정성에 대한 의심이 들만한 대목이기도 하다. 이 덕분에 페이스북의 주가는 많은 흔들림이 있었다. 멀리 갈 것이 아니라, 최근 유튜브나 네이버에서도 뒷광고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신뢰가 곧 생명인 플랫폼 기업에 공정성에 관한 이슈들이 넘실 거릴 때마다 해당 회사들의 주식은 등락을 반복한다. 이럿듯 플랫폼은 양면 시장의 인정으로 성립되는 것이다.

내가 중학교 시절, 우리나라에 옥션이라는 페이지에서 아버지가 무선전화기를 하나 구매하신 걸 본 적이 있다. '천리안'이라고 불리는 모뎀 인터넷을 연결하시고 아버지는 '옥션' 페이지를 들어가셨다. 페이지에서 1,000원을 입력하고 상대가 다시 얼마를 입력하면 해당 시간 안에 적정가를 제시하여 입찰 받는 형식이었다.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지만, 아버지는 그 때, 무선 전화기 한 대를 1,500원에 입찰 받으셨다. 하지만 판매자가 입찰을 취소하면서 아버지는 무선전화기를 갖지 못했다. 내가 어린 시절이기 때문에 정확한 방법이나 규칙은 기억에 나지 않지만, 아버지는 옥션으로 전화를 걸어 해당 내용을 따지던 기억이 어렴풋이 있다. 그 뒤로 아버지는 해당 페이지를 사용하지 않으셨다.

나의 기억이 어디까지가 맞는지, 아버지가 그 문화를 얼마나 이해하고 했던 행동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번 훼손된 신뢰에 대해서는 두 번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이는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를 고객으로 취하고 있는 플랫폼 기업이 균형성에 관한 문제이다. 공급자에 편향된 정책은 분명 소비자에게 불리할 것이고 소비자에게 편향적인 정책은 반드시 공급자에 불리할 것이다. 하지만 한쪽이라도 유입이 되지 않는다면, 반대쪽 유입도 당연히 줄어든다. 시장 독점이 거의 당연해지는 플랫폼 시장의 특징상, 신뢰와 균형의 상실은 곧 기업의 존폐를 결정 짓기도 한다.

플랫폼 기업들의 이런 특징 때문에 모두를 얻거나 모두를 잃는다는 리스크는 언제나 들고 있다. 이런 승자 독식의 구조 때문에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쿠팡이라는 기업에 적자를 인지하면서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네이버가 커머스 산업으로 사업확장하면서 그 중간에서 우리 소비자들은 혜택을 받고 있지만, 거대 공룡들의 자본 싸움은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플랫폼 사업은 사업 특성상 지적 재산권이 보호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들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상, 생존이 곧 독점이고 독점 후에는 그 자리를 빼앗기는 일이 쉽지는 않는다.

아마존과 쿠팡이 거의 비슷한 플랫폼의 형식을 가지고 있고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배달통 또한 비슷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 심지어 미국의 플랫폼 기업을 너무나도 닮아 있는 중국형 플랫폼 기업들도 많다. 이런 이유로 진입장벽이 낮지만 그것이 곧 상업성을 곧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해당 사업으로의 도전은 커다란 리스크이기도 하다. 이런 개방적인 플랫폼 기업들의 특징은 '개방'과 '무료'이다. 개방과 무료는 누구나 쉽게 플랫폼에 접근 가능하게 한다. 이런 이유로 플랫폼 성공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일정 규모에 먼저 도달해야하는 것이다. 즉 잽싸게 성장해서 해당 시장의 일정 부분을 독점하는 것이야 말로 이 사업의 성패가 결정되는 것이다. 하지만 개방과 무료라는 장점은 품질 저하라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또한, 1차 세계 대전을 '전투력'이 아닌 '경제력'의 전쟁으로 바꾸게 했던 참호의 발견처럼 굉장한 소모 전이 되기도 한다.

속전 속결로 수도를 빼앗아야 하는 전투에서 지는 이유는 전투력이 아닌 경제력이다. 임진왜란에서 일본군이 7일만에 수도 한성을 함락하고 6.25전쟁에서 북한군이 남한을 속전속결로 적화통일하려고 했지만 전쟁의 양상이 길어지면서 패하는 것과도 마찮가지다. 이렇게 소모 전으로 치닫게 될 때, 결국은 전투의 성패는 자본력이 결정한다. 이미 형성되어 있는 페이스북이 자신의 독점력을 상실할 일은 없겠지만, 배달플랫폼이나 커머스와 같이 현재 진행 중인 전쟁에서는 엄청난 자본의 싸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와중에서 우리 이용자들은 많은 이득을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책에서 좀 아쉬운 부분이라면, 중국 플랫폼에 관한 내용을 조금 더 심어 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부분이다. 물론 개정 전에 비해 많은 비중이 들어간듯 하긴 하지만, 나는 실제로 중국 플랫폼 기업에 관심이 많다. 4차 산업혁명에 가장 많는 정치 구조가 민주주의 보다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일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또한 구매력이 핵심 요소이긴 하겠지만, 당연히 이용자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걸핏하면 수 억명의 이용자가이용하는 중국 플랫폼들은 미국 플랫폼과 양적인 면에서 거의 비슷하거나 넘어서는 경우도 많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중국 플랫폼의 폐쇄성(?) 때문이지만, 이 또한 종국에 가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 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책은 담고 있는 내용이 너무 포괄적이고 방대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를 언급조차 하지 못했다. 읽는 내내 너무 만족하면서 읽은 책이지만 독후감에서 모두 표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드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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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1-07 0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길 위에서 하버드까지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나의 생존과 용서, 배움에 관한 기록
리즈 머리 지음, 정해영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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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힘든 이야기를 풀어 놓으면,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 '그건 어려운 것도 아니야. 나는 더 심한 적도 많았어.' 사실 이런류의 위로는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래, 니 잘났다. 근데, 니가 힘들다고 내가 힘든게 없어지는 건 아니야.' 속으로 그렇게 한 바탕 욕을 하던 기억이 난다. 얼핏 비슷한 류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듣고서는 위안은 크게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차원이 다른 이야기를 듣고나니 머리가 '띵~'하다. 이 책은 '리즈 머리'의 글이다. 그녀의 나이는 1980년 대 생으로, 그렇게 많지는 않다.

내가 시골에서 살았기 때문에, 항상 아침부터 밭 일은 나가시고, 해가 지시면 돌아오는 부모님 곁에서 자랐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 부모님은 항상 바쁘게 일하고 다니셨기 때문에, 나와 동생은 언제나 사촌들의 집에 맡겨져야 했다. 그런 어린시절이 불우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어린시절을 어떻게 보냈느냐의 질문에는 꼭 남들에 비해 할 말이 하나 정도 더 있다고 생각했다. 리즈 머리는 뉴옥 브롱크스에서 태어났다. 시골에 태어난 '내'가 출생지에 대한 열등감을 갖고 있었던 것에 비해 그녀의 출생지는 어쨌던 뉴욕이다.

'뉴욕에서 태어났구만. 뭐'

책을 읽기 전, 그녀에 대한 프로필을 보고서 들었던 생각이다. 참 어리석었다. 그녀가 태어난 곳은 브롱크스로 위험한 빈민가에 속한다.

항상 바쁘시고 열심히 일하셨던 근면하신 우리 부모님 밑에서 자란 사실이 참으로 천운이라고 할 만큼, 그녀의 가족사는 일반적이지 못하다. 그녀의 부모는 모두 마약 부모 사이에서 자랐다. 빈민가를 다니다 겨우 일을 하거나 구걸하거나 복지국에서 받는 일정의 돈으로 다시 마약을 사는 악순환을 그녀는 지켜보고 자랐다. 우리 아이가 유튜브를 보면 나중에 커서 머리가 나빠지진 않을까?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가. 아이에게 어떤 걸 먹어야 하고, 어떤 걸 입혀야 하는지 따위의 사소한 고민들로 나의 아이들을 대하는 어리석음을 배웠다.

그녀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아주 상세하게도 불우한 과거를 묘사했지만, 그녀는 스스로가 불행하다거나 특별하다는 식의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그저 덤덤하게 자신의 머릿 속 기억들을 차분하게 꺼내 놓을 뿐이다. 그것을 바라보면서 경의로움이 느껴질 만하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굶주림에 먹을 것을 찾아 다닐 만큼 힘든 생활을 했다. 밤새 추위와 싸우기도하고 위험한 거리에 내던져 지기도 한다. 그런 일은 자신의 언니와 소소한 장난을 치는 다른 일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비중으로 다룬다. 그것이 내공으로 느껴진다.

머리에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는 그 몰입감이 최고였다. 마치 어린 시절, 구멍난 양말을 신고 학교를 갔을 때, 친구에게 들키지 않고 한시간, 한시간을 보내던 내 어린시절의 향수도 떠올랐다. 그녀의 일생이 그렇게 마무리된다면, 나는 그녀의 이야기에서 아무것도 위로받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거리를 전전해가며 열심히 공부를 하고 고등학교 4년을 2년만에 마친다. 그리고 뉴욕 타임즈 장학금을 받고서 하버드 대학교에 입한하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참 대단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월 수백만원의 사교육을 쏟아 부어도 입학하기 쉽지 않은 하버드 대학교를 입학한 한 사람의 어린 시절이라고 보기에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아이에게 좋다는 것을 먹이고, 좋은 것을 입히고, 좋은 교육을 시키면 좋은 대학에 입학하여 좋은 사람이 될 거라는 모난 교육 철학의 뒷통수를 크게 후려 쳤다. 아이에게 야단을 치지 말라고 웃으며 훈육하라거나, 결코 때리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이에게 좋다고 하는 다른 육아 서적보다 훨씬 더 좋은 이야기를 남긴다. 요즘 부모는 아이가 먹는 이유식에 들어갈 물의 온도도 1도까지 맞춘다고 한다. 아이가 먹는 물의 종류도 나누기도 하고 아이가 밥먹는 시간도 맞춘다. 그것이 과연 좋은 양육이었을까?

이렇게 마약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도 이처럼 훌륭한 어른이 된다. 사실 고양이나 강아지도 자신의 자식이 잘못되길 바라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고양이나 강아지가 자신의 자녀에게 어떤 행동을 해야 좋은 양육이고 어떤 걸 하지 않아야 좋은 양육인지 가리지 않는다. 다른 포유류들도 자신의 밥그릇을 넘 볼 때, 자기 새끼라 하더라도 무섭게 으르렁 거린다. 아무리 인간이 동물과 다르다고 하지만 우리는 동물과 완전하게 떨어져 나온 객체가 아니다. 우리가 쉬운 일을 욕심이라는 과정을 덧붙이면서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

자신의 밥그릇을 넘보면 으르렁 거리는 어미 고양이나 강아지라 하더라도 자신의 새끼가 어릴 때는 외부로 부터 철저하게 보호한다. 그것이 사실은 제일 중요한 양육이었다. 리즈 머리의 부모는 코카인에 상당히 심각하게 중독된 중독자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녀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다. 비록 자신의 마약을 사기 위해, 딸의 생일 선물로 받은 5불 짜리 지폐를 갖고 나가면서도 그 마음으로는 항상 자녀를 걱정하고 있었다. 이렇게 자녀가 살아갈 공간을 마련해 주는 역할만으로도 자녀와 부모 간의 애정은 충분하다.

그녀가 하버드를 입학하고 지금은 매니페스트링이라는 회사를 창업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재료로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연설과 워크숍을 개회한다. 그깟 학생 시절 공부해서 대학을 간게 무슨 대단한 업적이라도 되느냐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노력에서 그것이 일류라면 그 목표는 반드시 박수 받아야 한다. 이는 공부를 잘해야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어떤 강의 보다 효과적인 듯하다.

내가 유학하던 시기, 유급을 당하면 2400불이라는 학비가 날라갔었다. 그 뿐만 아니라 유학 기간이 늘어나면서 더 오래 거주하고 돈을 써야 했다.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돌아갈 비행기표를 살 돈이 없었다. 사람은 마지막이 되서야 초능력이 나온다. 뒤로 물러설 곳이 없을 때, 자신의 내부를 모두 태울만한 열정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나도 유학시절 이틀에 다섯시간 정도만 자면서 1년 이상 살았던 기억이 있다. 물론 지금은 하라고 하면 결코 할 수 없다. 뒤로 물러설 곳이 없을 때서야 초능력이 나온다는 말에 나는 절박하게 공감한다. 한때 내가 밑으로 가라앉기만 하면서 다시 떠오를 기미가 없는 하루 하루를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아직 살만 했기 때문에 더 가라앉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가 유학하던 시절, 절망적이던 하루 하루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2불짜리 동전이라도 주울까봐 일부러 바나 클럽 주위를 빙글 빙글 땅만 보고 돌아다니던 시절, 주급이 나오면 받은 돈을 들고 맥도날드로 뛰어가 하늘이 노래지기 직전에 빵을 입속으로 쑤셔 넣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오늘 일하지 않으면 내일을 굶게 되고, 오늘 공부하지 않으면 당장 허기를 채울 수 없을 정도의 절박함이 있을 때, 사람은 욕심이 생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공신 강성태 님이 강력 추천했다고 하는 책이다. 사실 나는 강성태 님과 대화방식이나 코드가 맞을 것 같진 않지만, 개인적으로 이분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가 권했던 책인만큼 나도 내 제자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우리가 흔히 겪어보지 못할 불운을 이렇게 앉아서 주말 2일간 겪어본다는 것은 하늘이 우리에게 준 축복이나 다름없다. 다시 한번 독서의 위대함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다만 책이 총 500쪽이고 글자 수도 많아서 다소 분량의 압박은 있다. 나는 주말 2일 간, 모두를 투자해서 읽었지만 그래서 그런지 이번 주말은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지는 못한듯 하다. 어쨌거나, 이 책은 모두가 다 알만한 책이지만, 그래도 강력 추천한다. 지금 힘들더라도, 아직은 살만하다고 이 책의 스토리가 역설해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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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걸려버렸다 - 불안과 혐오의 경계, 50일간의 기록
김지호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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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14시 46분. '동일본대지진'이라고 부르는 지진이 일본에서 일어났다. 과거 제국주의의 앙금이 남아 있다는 증오의 표현은 쉽게 입 박에 내뱉지 못했다. TV에서는 일본의 한 소도시를 쓸어가는 대재앙에 대해 연거푸 방송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십시일반하여 이웃국가에 인도적인 구호활동과 모금운동을 벌였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일본인들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일본을 응원했다. TV에서는 한 순간에 집과 가정, 생활공간을 모두 잃은 피난민들을 방송했다. 나 또한 그들을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1만 4천명이라는 엄청난 사망자를 낸 사건을 누구도 쉽게 정치나 역사를 앞 세우려하지 않았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다. 구호활동을 위해 파견된 우리 구조대와 구호 물품에 대한 일본 측의 결례가 방송으로 소개되었다. 후진국의 피해복구 금액에 비해 지나치게 큰 금액을 자국보다 선진국이자 강국인 곳으로 보내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일부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한 이를 모금하는 과정에서의 불합리성에 대한 불만도 일부 터져나왔다.

그러다 3월 12일 후쿠시마 원전 1호기에서 수소폭발이 일어났었다는 이슈가 일부 사람들에게 지진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 이슈를 몰던 사람들은 곧 이어 일본의 피해 상황을 생중계하는 사람들에 의해 인도적이지 못한 그들의 의심을 비난했다. 초기의 우리는 뜨거운 감성을 가지고 사건을 바라보았다. 다시 15일이 되자 2호기와 4호기에서 수소폭발이 일어났다. 이로인해 폐연료봉을 냉각하던 수조에 화재가 일어나 일부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누출되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때까지도 사람들은 지진으로 마음 아픔을 겪는 이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몰상식적인 가십거리를 생산한다고 비난 했다. 지잔이 일어나고 수 일이 지나 19일에 5호기와 6호기의 냉각 기능이 완전히 정상이되고 그 다음날 1호기와 2호기의 전력 복구가 완료 됐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1만 4천명이란 피해자가 나온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에 다른 시선을 두고 있던 사람들의 비난은 끝맞음 지어 지지는 듯 했다.

이제 하지만 냉각장치가 고장나 바닷물을 대신 뿌렸던 일은 오염수가 누출되면서 고방사성 액체가 문제가 됐다. 3월 24일 터빈 주변에서 원자로 노심보다 1만배나 높은 방사성 물질이 발견되었고, 그로부터 한달 이상이 흐르고, 콘크리트외벽의 폭발, 사용후 핵연료 저장 시설의 화재, 방사성 물질의 유출, 농심용융 발생, 오염물질 바다 방류 등의 원자력 발전소의 문제가 계속해서 커져나갔다. 사람들의 신경이 동일본대지진의 수재민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옮겨 예민해졌다. 주변국인 한국은 물론 세계 여러나라들은 일본을 도와야할 대상에서 적으로 두기 시작했다. 이재민의 문제는 더이상 우리의 알 바가 아니였다. 커다랗게 전 지구적 위협을 생산해 낸 일본 정부와 국민에 대한 분노가 시작되기 시작했다.

당시 뉴질랜드에서 유학 막바지였던 나의 플랫메이트는 일본친구였다. 지진이 났던 첫 날, 일본에서 발생한 쓰나미가 뉴질랜드까지 덮쳐올거라는 루머가 현지친구들 사이에서 번졌다. 얼핏 일본인인지 한국인지 구분되지 않던 나를 보던 현지인들은 "너희 나라 괜찮아?"를 물어보고 "이제 뉴질랜드로 쓰나미가 오고 있어, 대피해"라는 다소 진지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내심 정말 뉴질랜드로 쓰나미가 몰려 오진 않을지, 반지하 클럽에서 새벽부터 아침까지 일하던 나는 걱정이 되었다. 그 첫날이 지나고 나 또한 일본 친구를 위로해 주었다. 다시 얼마지나지 않고 나는 일본인을 만날때, 후쿠시마 근처면 약간 색안경을 끼고보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사람이란 그렇게 간사한 듯 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처음 우한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된다고 뉴스를 통해 전달될 때가 또렷하게 기억난다. 마치 영화의 어느 한 장면을 보는 듯 했지만, 중국의 우한이 어디에 있는 곳인지는 관심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중국인 확진자가 어느정도가 늘자, 중국인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지 않아도 미중 갈등으로 많은 중국인들이 힘들어 하고 있는데 안타까운 생명이 죽어간다고 생각하니, 중국이라는 나라에 동정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다시 얼마지나지 않아 확진자는 수 만이 되어져갔다. 도시를 봉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TV에서는 한국인 확진자에 대한 이야기도 슬슬 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코 앞에 있는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저렇게 통제 불능 상태가 되었는데 과연 우리나라는 괜찮을까 싶었다. 한국인 확진자는 시간문제였다. 내가 제일 먼저 했던 행동은 코스닥 종목 중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업체를 찾아 주식을 매입하는 일이었다. 그 때까지도 우리나라 진단 키트 업체들은 조용했다. 주식 게시판에서는 당연히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를 '호재'로 평가하며 자신의 주식이 뻠핑 받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최초 한국인 확진자가 발생했다. 어김없이 주식은 반응하기 시작했다.

기분을 좋아해야할지, 나빠해야할지, 마음 속 속물과 같은 일면과 인도적으로 양심이라 불리는 다른 일면이 부딪쳤다. 한국인 확진자가 발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확진자가 늘어났다. 꾸준하게 늘어나던 확진자에 주가는 반응하지 않았다. 그 때까지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없이 지냈다. 그러다 최초의 한국인 바이러스 사망자가 발생했다. 문뜩 등골이 오싹해졌다. 영화에서나 보던 일들이 우리 생활권에 미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됐다. 하지만 그럴리 없다고 생각했다. 사스나 메르스도 분명 위험했지만, 상식적인 수준에서 전파되고 말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한국인 사망자가 발표되자 뒤늦게 예전에 묻어두었던 주식이 생각났다. 게시판을 들어가봤다.

사람이 죽었는데 게시판은 축제 분위기였다. 주가를 살펴보니 역시나 주가그래프가 급등하고 있었다. 그 뒤로 꾸준하게 사망자가 나오고 치료개발에 관한 뉴스가 번갈아가며 나왔다. 게시판의 사람들은 사망자가 늘어날수록 기뻐했고, 치료개발에 관한 뉴스가 나오면 관련 내용을 저주했다. 비인간적인 그들의 글을 보며 욕하면서도 마음에는 갈등이 일어났다. 좋지만 좋지않은 감정, 나쁘지만 나쁘지 않은 감정이 내 마음 속을 어지럽게 했다. '아무리 돈이 좋지만 이건 아니다.' 싶었다. 가지고 있는 주식을 모두 시장가로 던졌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분명 누군가에게 이득을 가져다준다. 이는 어떤 이들에게 일생일대의 기회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포스트 코로나에 관한 관심을 항상 갖고, 지금 이 순간에도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지만서도 나의 내일을 위해 코로나 이후룰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그 문제는 코로나가 나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때나 가능했다. 당장 내가 노년의 나이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나의 생존 가능성은 30%다. 내가 노년의 나이가 아니고, 내가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는 더 이상 내 일이 아니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같은 상황에 나이만 달라졌다 해도 내 일생일대의 기회와 생명을 맞바꾸는 도박을 벌이는 일일지도 모른다.

사실 나의 주변에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걸렸던 사람이 없다. 그런 안일한 마음 때문에, 나는 마음 깊은 곳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나는 아닐 것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지도 모른다. 최근 얼마 전, 코로나 바이러스가 조작이라고 말하던 한 외국인이 가족을 잃었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있다. 사실 나도 그와 같았는지도 모른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조작이고, 국제적 혹은 국내적 정치와 경제에 득실을 얻는 누군가와 다른 누군가의 작전과도 같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어김 없이, 일정한 기간이 되면 돼지 바이러스나 조류독감이 창궐하여, 방역 주식이나 가공육 업체들의 주식이 등락이 심하게 발생하는 주식세계를 오래 바라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자본주의는 국경을 초월하지만 더욱 무서운 것이 인간다움을 초월한다는 사실들이다. 지금 이순간에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할수록 더 높은 주식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을 기대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증권가로 몰려들었고, 실제로 해당 주식들은 비정상적일 만큼 폭등하고 있다. 우리가 마스크를 쓰고 다니며, 희생자에 대한 안쓰러운 표정을 짓는과 동시에 그 가면의 뒤로 반대의 주식에 돈을 집어 넣으며 이전의 나와 같이 내적 갈등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리다.

이 책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격은 한 젊은이의 기록이다. 내가 소개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꽤나 유명한 모양이다.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을 봤던 여동생이 지나가면서 이야기를 할 정도니 말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그저 글과 영상으로만 겪었던 나와 다수의 사람들이 실제로 겪어보지 못한 공포와 감정들을 이 책은 담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렇게 창궐하니 '작가'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저자는 작가는 아니(?)지만 어쨌건 작가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런 류의 사람을 훑고 지나감으로 우리는 이런 글을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하멜표류기가 회사에게 근로비를 받기 위해 썼던 일종의 레포트였다고 했던가. 원래 문학은 그런 것이다. 하멜은 그저 상선의 말단 직원이었지만 우리는 하멜 표류기라는 기록을 통해 그를 기억한다. 그는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작가이다. 시대 상황을 보여주었고 조선인들이 기록하지 않던 거의 모든 것들을 기록했다. 세대가 한참을 지나고 나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역사가 되었을 때, 그의 글은 다시 문학이 될 것이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꾸밈없이 쓰여진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필요한 미사여구도 없고 솔직 담백하게 자신이 보고 느낀 이야기를 자신의 나이에 맞게 가감없이 작성했다. 분명한 시대의 반영을 하고 있다.

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알지 못했던 내용들을 알 수 있다. 책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린 후 치료과정을 설명하기도 했지만 마지막에는 그 이후에 관해 설명했다. 바이러스가 훑거지나간 자리에 남은 의심과 불신의 후유중은 우리 사회에 곳곳에 남아 있을 것이다. 몇 일 전, 이마트를 방문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다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자, 입을 막고 있는 마스크를 내리고 다시 한 번 따끔하게 일러두었다. 그 때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갑자기 나를 보면서 마스크를 쓰라고 눈빛과 손짓을 하며 말을 했다. 당연한 일이었지만, 다소 불쾌했다. '무슨 상관이야?'라는 생각이 나를 스치고 지나갔다. 몇 걸음을 걷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스크를 쓰라고 해서 버스기사를 폭행했다는 손님의 이야기 말이다. 그 기사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욕했지만, 나 또한 욕했다. 잠시 스치고 지나간 아주머니를 보고 잽싸게 마스크를 썼지만 순간 불쾌한 감정이 들었던 나 또한 반드시 반성해야한다.

과연 나만의 갖는 감정이 아닐 것이다. 동일본대지진에 관한 이야기, 주식에 관한 이야기, 마스크에 관한 이야기. 이처럼 우리는 처음 걸어보는 길에서 갖게되는 여러가지 모순의 감정을 갖게 살아간다. 모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 억지로 웃어지었던 입술의 윗꼬리를 이제는 너무 당연히 움직이지 않는다. 어차피 보이지 않을 표정따위...

어쩌면 우리는 모순을 만들어가는 사회에서 자신을 제외한 타인의 모순에만 관대하지 않은 건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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