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위한 하버드 공부법 - 최고의 인재를 만드는 최강의 공부법
한상륜 지음 / 북카라반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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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다닐 적에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뉴질랜드의 모 Girls Grammar School 이었는데, 방과후에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면 청소기를 들쳐 메고 청소를 하던 아르바이트였다. 당시, 그 곳에서 가장 명문이던 학교였다. 그 학교를 청소하면서 정말 많은 걸 느꼈다.

'여유'

밤 10시가 넘어도 불이 꺼지지 않는 우리의 고등학교와는 다르게, 오후 3시만 되면,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은 얼마 없다. 오히려 선생님도 많지가 않다. 그런 환경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대학은 프린스턴이나 하버드 같은 명문대학교를 간다고 했다.

제주도에서 내가 살고 있는 남쪽에서 출발하여 서쪽으로 차를타고 한 시간을 더 넘게 이동하면 영어 마을이 나온다. 얼핏 보기에 외국 같아 보이는 마을인데, 들어가면 마을 전체가 깔끔하게 정리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영어 마을로 과외를 하러 간 적이 있다. 영어 과외를 하러 간다고 생각하고 갔던 길이었다.

포르쉐나 벤츠와 같은 고급 차량이 줄지어 세워 있는 영어 마을 근처의 아파트의 어느 문의 초인종을 눌렀다. 중학생 어느 여학생이 문을 열어주었다. 학생과 몇 분의 이야기를 했다. 가고 싶은 곳은 하버드 대학교이고, 다른 과목은 그럴 저럭 괜찮은데 수학이 문제라고 했다.

나는 수학을 배우고 싶다는 아이를 붙잡고 2시간 가까운 과외수업을 진행했다. 학생은 시간을 맞추기 쉽지가 않았었는데, 봉사활동과 경마를 배우러 가야하는 시간이 따로 있다고 했다. 내가 대학을 들어갈 때는 SAT를 시험보지 않았다. 영국연방국, 즉 뉴질랜드나 호주, 영국과 같은 국가는 IELTS 시험을 치고 대학을 들어간다. 때문에 나는 여러 시험 유형에 대해서 꽤나 알아봐야 했다.

내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첫째, 영어를 잘하면 좋다.

둘째, 말하고 쓰고, 토론을 잘하면 좋다.

셋째, 독서를 많이 하면 좋다.

이 책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과 많은 부분에서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하지만 막연하게 우리 자녀가 하버드 대학교를 보내겠다는 욕심만 가지고 이 책을 핀다면 반드시 후회할 것이다. 이 책은 꿈이 어느정도 구체화된 아이와 학생들에게 필요한 책이며,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어느정도의 환경적 기반이 갖추어진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인 것 같다.

요즘은 개천에서 용이 나오기 힘든 시대이다. 그것은 우리나라만 그렇지 않다. 해외에서도 비슷하다. 이 책은 하버드 대학을 들어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지 않다. 책을 읽다보니, 하버드의 철학에 호기심이 강하게 생겼다. 저런 철학이 있는 교육 집단이라면, 분명하게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단순히 시험 점수가 잘 나오거나 암기한 내용이 많아 명문 대학교를 입학하는 우리 나라의 입시제도와는 다르게 하버드는 국제적 '리더'를 키우는 학교이다. 그들에게 성적이란 입학을 위한 최소한의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사실 그들의 철학은 교육이 하고자 하는 정확한 방향과 맞닿아 있다. 완전한 인격의 리더를 발굴해 내는 작업 말이다.

그런 집단으로 들어가는 일은 매우 좋다. 하지만, 들어가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들의 철학 대로 우리 아이들을 키운다면, 그 것 또한 좋다고 생각한다. 하버드라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우리가 만들어낸 상상의 매개체에 불과하다. 그들이 전하려는 철학과 교육방식을 우리 부모가 아이들에게 전달한다면, 우리 아이들 또한 하버드가 바라는 리더에 조금이나마 가까워 질 수 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정확하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됐건, 나는 그렇게 생각하다. 빌게이츠나 마크주커버그, 더스틴 모스코비츠 등의 많은 부자들은 하버드 대학을 중퇴하고도 세계적인 리더이자 부자가 되었다. 그들의 목적은 '하버드'라는 허울이 아니라 하버드가 주는 철학 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하버드에서 배운 철학과 인맥을 통해 좋은 비지니스를 만들어 세상을 이롭게 했다.

영재와 신사를 동시에 길러내라.

역경과 고난도 스스로 이겨내라

사고하고 창조하는 리더가 되라

독서와 학습을 즐겨라

영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하라

철학을 즐겨라

컴퓨터 코딩을 배워라

수학과 과학에 취미를 붙혀라

명상과 호흡법을 배워라

운동과 예능을 소흘히 하지 마라.

중국어를 공부하라.

사실은 좋은 대학을 가는 법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주제이다. 저런 습관과 사고법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치있는 삶을 살고 의식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이다. 그런 사람이 되는 과정에 좋은 대학을 가서 배우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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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 몰랐던 매혹적인 바다이야기 27
고명석 지음 / 청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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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 준 소설이 있다. 그의 마지막 소설로도 유명한 '노인과 바다'이다. 늙은 어부 산티아고가 84일동안 물고기를 잡지 못해 괴로워하다 잡게된 청새치를 얻기 위해 분투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바다는 '삶'이다. 긴 무료함을 주고 찰라의 쾌락을 안겨준다. 고난과 역경을 주지만 결국은 허무하게 빈손으로 끝나는 인생과 같은 곳이 바다이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바다와 함께 있었다. 태어난 '섬'이라는 특수성은 평생을 벗어나지 못했다. 제주라는 섬에서 태어나,태어나 처음 해외여행을 떠난 곳은 '일본'이었다. 지난 10년 간 유학하고 사회생활 했던 곳은 '뉴질랜드'이다. 다시 돌아온 곳 또한 제주라는 섬이다. 이렇게 '섬'에서 '바다'를 곁에 두고 살다보니, 바다는 항상 나와 뗄 수 없는 공간이다. 차를타고 5분이면, 관광객들이 수 개월을 바라고 미루던 해안도로를 볼 수 있다. 해안도로 한 쪽 끄트머리에 차를 대어 놓고, 수 분을 오고 가는 파다를 바라보면, 걱정거리들이 위로 되기도 한다.

차에서 흘러나오는 에어콘 바람을 꺼두고, 창문을 조금만 열어 바다냄새를 맡으면, 나의 머릿속은 육신을 놔두고 혼자서 시간여행을 떠난다. 짧은 바지에 슬리퍼 하나만 대충 신고 현무암 돌덩이를 밟으며 바닷가에서 놀던 어린 시절이 아주 짧은 순간에 스쳐지나간다. 뉴질랜드의 바다도 참 아름다웠다. 무언가 아주 먼 외딴 섬에 어느 인류들과도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면, 엄청나게 광활한 바다가 낮설기도 하지만, 때로는 막연한 상상에 잠기기도 한다.

저자인 고명석 작가는 작가 소개를 아주 간략하게 했다. 정확히 그거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알지 못하고 책을 펴들었다. 그저, 작가 소개에는 평범한 남자이다. 스포츠를 좋아한다. 해양 경찰에 몸담는다. 정도의 사소한 정보만 적혀 있다. 그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한채, 그가 바다를 좋아한다는 사실 단 하나만을 인지하고, 첫 페이지를 폈다. 누군지 모르는 사람의 글을 읽을 때는 뉴질랜드의 막연한 바다처럼 낮설기도 하지만 때로는 막연한 기대감을 주기도 한다.

책은 당돌하게도 '스타벅스 커피'의 명칭을 이야기 하며 시작한다. 이런 식의 전개는 독자들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로, 그리도 다시 바다로 넘어가는 전개는 매우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뒤로 갈수록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의 문체 또한 좋다. 이 책은 그저 단순한 바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다. 매우 포괄적인 상식들을 담았다. 이미 알고 있는 상식도 있지만, 헛웃음 나올 정도로 재밌는 상식들도 많다.

넘어가다보면 그린란드 상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린란드 상어는 수명이 500년 정도된다고 한다. 기존에 바다거북의 수명이 가장 많다고 알고 있던 내가 알게된 새로운 상식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2017년 노르웨이 근해에서 발견된 한 그린란드 상어는1502년에 태어난 걸로 밝혀졌다고 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났을때 그의 나이는 이미 90살이었던 샘이다. 이런 생물의 존재는 우리를 겸손하게 만든다. 이 상어는 150살이 되어서야 짝짓기와 번식을 한다고 한다. 그렇게 치자면, 나와 같이 태어난 녀석은 내가 죽을 때까지, 유아기도 벗어나지 못한 샘이다.

그 짧은 세월을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짭은 인생을 살고 있는지 감 조차 잡지 못한다. 밤 중에 내 귓속을 '윙' 거리다. 죽는 모기의 수명은 3주다. 모기가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 이유는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고 한다. 모기는 짝짓기를 할 시기, 알을 낳을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피를 빤다고 한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아이를 위해 모기는 그 짧은 3주의 인생을 다 살아보지도 못하고, 삶을 마감한다. 어쩌면 그린란드 상어에게 우리의 인생은 모기보다 조금 더 오래 사는 동물일뿐 일지도 모른다.

결국은 사람은 누구든 아이를 키우고 사랑을 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그래야할 짧은 인생을 즐기지도 못한다. 어쩌면 모기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 인간을 모기에 비교하는 것이 비약이라고 볼수도 있다. 하지만, 책에는 재밌는 상식들이 참많다. 지구역사상 가장 큰 생명체인 대왕고래의 이야기도 있다. 대왕고래는 길이 33m에 200톤에 육박하는 거대한 생명체이다. 자그마치 혀의 무가만 하마와 비슷한 2.5톤이라고 한다. 우리는 어느 생명체의 '혀' 보다도 3분에 1도 안하는 무게를 갖고 태어난 존재이다. 인간의 존재를 한 없이 작고 초라하게 만들다 보면, 하늘에 떠있는 별과 우주로 생각을 확대해 가게 된다. 그렇게 확대하다보면, 우리의 근심과 걱정이 얼마나 티끌 같고 존재 없음의 존재인지를 알게 된다.

그런 우주로의 확대는 내가 경험해 볼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다. 어쩌면 우리는 밤 하늘을 바라보며 반구의 하늘에 우주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차를 타고 나가면, 끝없어 펼쳐진 바다 또한 우리의 기준에서 무한한 미지의 세계인 것은 우리라는 미개한 존재에게 우주와 동등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책은 역사와 생명 그리고 경제 등에서 헛웃음 날 정도로 재미난 상식들을 정리해 놓았다.

사람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외 종류의 책이 확실한 경우가 많다. '에세이를 좋아한다.' 혹은 '소설을 좋아한다.', '경제를 좋아한다.' 하지만 사실 책이라는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읽어서도 좋지만, 왠지 내가 고르지 않을 것 같은 선택을 했을 때, 새로운 배움에 대한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도구이기도 한다.

나는 인생 전체를 살펴보면, 남들이 경험해보지 못할만한 특이한 경험을 많이 하게 됐다. 그것은 내가 선택하는 습관에서 기원하였다. 나는 왠지 내가 선택하지 않을 것 같은 선택을 하는 걸 즐긴다. 원래의 내가 선택하지 않을 것 같은 선택들을 함으로써 운명을 거스르는 듯한 희열을 느낀다. 그렇게 하다보면, 아주 평범하고, 시시한 나의 성격과 정반대로, 재밌고 특이한 경험들을 많이 할 수 있다.

'바다에 대한 책'

어쩌면 누군가는 관심조차 두고 있지 않은 주제 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운명을 거스를때, 내가 운명을 주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재미난 책을 만날 확률은 내가 스스로에게 고립될수록 줄어든다. 좋은 책을 만나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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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내일 - 기후변화의 흔적을 따라간 한 가족의 이야기
야나 슈타인게써.옌스 슈타인게써 지음, 김희상 옮김 / 리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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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란 무엇일까? 교육이란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주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살면서 목적전치현상을 많이 겪는다. 가령, 행복하게 살기 위해 돈을 벌다보니, 돈을 벌려고 행복을 미루는 행위처럼 말이다. 교육의 사전적 의미처럼 교육의 목적은 결국 '인격 수양'에 달려 있다. 인격 수양을 위해,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행위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교육기관으로 학교, 학원, 과외, 공부방 등이 있다. 이런 기관들의 하는 역할의 최종 목표가 과연 얼마나 '인격 수양'과 연관되어 있는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얼핏 여행 서적 처럼 보이는 이 책을 읽고 왜 교육에 관해 생각이 많이 들까? 지은이인 야냐 슈타인게써와 옌스 슈타인게써는 언론인이자 작가이다. 그는 독일에서 민족학과 사회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글을 쓰는 직업을 가졌고, 그 글을 타인들에게 알리는 직업을 가졌다. 그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은 참 배울 부분이 많다.

두 부부는 네 아이와 함께 세계 여러나라를 여행하면서 기후변화와 세계의 내일에 대해 책을 작성했다. 작년에, 3살이 조금 넘은 아이들을 데라고 여행을 갔었다. 여행코스는 아이들을 위주로 아이에게 재밌고 좋은 걸 보여주자는 취지였다. 에버랜드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아울렛. 풍경 좋고 실내 수영장이 딸려 있는 팬션까지.

나는 최대한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구성을 여행에 잔뜩 넣어 놓았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차에서 울기도 하고, 때를 쓰기도 했다. 운전을 하다보면 예민해지는 성격탓에 소리가 커지기도 하고, 올라오는 화를 참기 위해 여러 차례, 눈을 감고 화를 삭혀 보기도 했다.

'여기에 온 목적이 무엇이지?'

아이들은 차에서 내려 진짜 목적이 왔을때는 기진맥진해 있거나 잠에 들기 마련이다. 그야말로 목적이 전도되었다. 아이를 위해 여행을 간 것이 아니라, 여행을 위해 아이들이 희생하고 있던 것이다. 책을 읽고서는 부끄러운 부분이 많았다. 아이에게 나는 무엇을 가르치고 있던가. 부모의 확실한 철학은 아이의 성장 배경을 다르게 만든다. 나는 기껏 해봐야, 에버랜드에 인간들에 의해 갇혀있는 동물을 보여 주거나, 기껏 타고왔던 자동차와 별반 다르지 않은 전동 레일차를 태워 주고 있었다. 이게 과연 교육이었까?

이 부부는 아이들과 세계여행을 떠난다. 북유럽부터 시작하여,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호주 그리고 유럽까지의 여행지를 돌면서, 고급스러운 호텔이나 관광지를 돌지 않았다. 거의 노숙에 가까운 잠을 자기도 하고, 걷기도 힘든 돌무더기의 길을 수레를 끌고 다니기도 하며, 온갖 고생을 했다. 게다가, 이 가족의 여행 테마가 가장 확실했다. 지구 온난화와 사막화 처럼 세계의 환경과 기후의 변화에 대해 아이들과 체험하는 것이 그들의 테마였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고생하고 느끼고 체험했다. 부모가 고생하는 것도 함께 겪으며, 서로 의지하고 공부했다.

에버랜드와 아울렛. 나의 계획이 씁쓸했다. 나의 아이들은 무엇을 배웠을까? 아이에게 좋은 것을 체험시킨다는 나의 교육철학이 형편 없음을 지각했다. 아이는 아마, 화내는 아버지와 편하게 쉬고 싶어 하는 부모를 보았을 것이다. 책의 마지막까지 반성하고 반성했다.

우리나라의 여름이 너무 덥다. 예전에도 이렇게 더웠나? 싶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에어콘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식당에서는 밥도 먹으러 가지 않는다. 마치, 우주 공간 속 산소 마스크 처럼, 에어콘이 우리에게 필수 생활 용품이 되어버렸다. 매년이 그렇게 더워지고 있는데, 우리는 아이들에게 우리가 만들어 준 환경에 대해 이렇다 설명해 줄 이야기 조차 준비하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은 아마 우리가 겪었던 기후를 죽을 때 까지 겪어보지 못할 것이다.

'예전에도 이렇게 더웠나?'가 아니라 '원래 이렇게 더운거다'라고 인식한 아이들은 아마 우리와 비슷한 과오를 저지르며 다음 세대들에게 더 안좋은 환경을 물려줄 지도 모른다.

책은 글보다 사진이 많다. 하지만 글을 읽는 시간보다 사진이 나온 페이지를 읽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사진은 글보다 더 많은 걸 담기도한다. 뉴질랜드에서 마지막날을 보내던 날, 회사에서는 회식을 해 주었다. 오늘이 남반구에서 보내는 마지막날이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자, 건물 밖으로 나와 하늘을 보게 됐다. 그때 올려다 본 밤 하늘이 잊혀지지 않는다.

정말 티끌 하나 없는 하늘이 우주공간을 유영할 수 있을 듯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공간이 보인다.'라고 표현하면 맞을까? 알딸딸한 기분을 술기운이 만들어준다. 이 아름다운 하늘을 사진에 담고 싶었다. 들고 있는 최신식 핸드폰으로 하늘을 찍었다. 분명, 가슴을 뻥하게 뚫어주던 시원 시원한 하늘이 사진에 담겨져 있을 때는, 검은 하늘에 하얀 점이 몇 개 찍힌 멋대가리 없는 평면 밖에 아니었다. 몇 장의 사진을 더 찍고서, 사진 찍는 일을 그만두었다.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대자연의 경의로움은 실제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어보지 못한다면, 아무리 기술 좋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이라고 하더라도 0.01%도 담아내지 못한다. 그런 확신이 있다. 책은 옆으로 넓은 정사각형이다. 왜 책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처음에는 고개가 갸우뚱 해졌으나, 그때의 감성을 생각하면, 아마 작가는 책이 담고자 했던, 경의로운 자연을 1cm라도 더 효과적으로 보이게 하려고 하지 않았을가 싶다. 물론, 아마 책은 작가가 보고 겪은 자연을 극 일부도 표현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연에 대한 경고를 반성하는 이 책은, 의외로 아름다운 사진이 참 많다. 그 모순을 통해 아마도 더 자연을 지켜야한다는 경각심을 깨워주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인간은 자연을 참 여러가지 방식으로 괴롭혔다. 벌목을 통해, 지역을 사막화 시키기도 하고, 아시아에 살고 있는 동물을 오세아니아로 옮겨와 생태계를 파괴하기도 하며, 온갖 불순한 화학물질을 태워 이산화탄소를 배출시키고, 물을 오염 시킨다. 그렇게 환경 파괴에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당연히 우리의 환경은 고통 받기 마련이다.

자연은 자연 치유의 기능이 있다. 너무 더운 날은 비를 내려 기온을 내리게 하고, 너무 추운 날은 눈을 내려 기온을 올리게 한다. 그 뿐만 아니라, 공기의 이동에 따라 저기압 고기압의 오름과 내림으로 태풍의 진로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자연적으로 불필요한 것은 없애고, 새로운 생명과 무생물에게 기회를 주기도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우리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으로 부르지만, 자연 생태계에서 보자면 필연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기도한다.

부부의 아이인 미오는 부모에게 억만장자게 되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아무리 교육을 하더라도, 아이들를 키우는게 그렇게 낭만적인 이른 아니지.'

그렇게 내심 그 부부의 노력을 비웃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페이지, 아이가 억만장자게 되고 싶은 이유를 설명한다.

"돈으로 나는 숲을 살 거야. 그리고 밭도 사서 독이 없는 채소를 키울 꺼야."

다시 또 한방 먹었구나. 나의 옹졸했던 편견을 스스로 비웃었다. 우리는 실제 Explore를 잃었다. 이젠 누구도 여행이나 관광을 하지 explore를 하지 않는다. 대신, 내리 쫴는 햇볕을 밑으로 에어콘을 킨 방바닥에 엎드려 이불을 덮고, Internet explorer를 접속한다. 어제 우리 아이들 또한, 편안한 방바닥에 에어콘을 키고, 누워서 유튜브를 보여주었다.

나는 무슨 교육을 하고 있는가?

책의 마지막에 이런 부록이 있다.

'아이들과 여행할 때 필요한 준비물'

거기에는 망원경, 신발, 모기장과 같은 필수품들이 적혀 있다. 하지만 거기에 눈에 뛰는 준비물이 있다. 다른 준비물은 지금이라도 전부 마트에서 사서 준비 가능한 준비물들이었다. 하지만 내가 눈에 뛰던 그들이 제시한 준비물은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충분한 시간과 임기응변의 여유'

나는 얼마나 바쁘게 살고 있기에, 이토록 아이들을 망치고 있는가?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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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싫어, 떠난 세계여행
홍균 지음 / 하움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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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평가 할 수 없다. 아이들과 키즈 카페를 갔다. 키즈 카페를 와서야 겨우 책을 읽을 수 있겠다 싶었다.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마음 깊을 곳으로 가라앉히는데 수 분을 사용한다. 창 밖을 바라보면서, 차분해지길 기다렸다. 차분해진 마음으로 파란 표지의 책을 들어 집었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옆에 끼고 책을 폈다. 말레이시아에서 부터 베트남으로 여행의 공간을 이동할 때 쯤...

'이런 책이구나...'

책을 읽어보다가, 그냥 무심코 책의 뒤를 책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출판 수익금의 50%는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에 기부됩니다.' 내가 감히 평가 할 수 있는 책일까? 책을 한 권 쓰는 일은 참으로 고생스럽다. 작가는 자신의 노력과 경험을 팔고, 그 수익을 '기부'한다. 그것으로 모든 선행이 마무리 되는 것도 아니다. 무려 이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선행을 시켜준다.' 본의아니게 사람을 도운 사람은 반드시 그 찜찜함을 가슴에 두고 언젠가 그 선행을 본의로 실천한다.

이 책은 빳빳하고 반들거리는 재질 위에 적혀있다. 여행에서 찍은 사진과 매일 일기 형식처럼 작성된 듯한 글...

꾸밈이 없다. 상호나 이름, 상표도 거침 없이 언급한다. 누가봐도 사촌 동생이나, 친구 녀석의 여행 중 쓴 일기장을 들쳐 본 느낌이다.

그가 다녔던 여행지 중 일부는 내가 방문했던 적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나 또한 여행지를 방문할 일기와 메모 그리고 사진을 꼭 남겨 놓는다. 하지만, 그렇게 남겨놓은 외장하드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모든 자료가 사라졌다. 그런 이유로 여행지를 다녀온 사진이나 글은 반드시 온라인으로 남겨놓고나, 출판을 통해 책으로 남기는 것이 나로서도 좋고, 읽는 독자들로서도 좋다고 생각한다.

다낭의 핑크 성당은 실제로도 매우 아름다웠다. 다만, 나는 날씨가 좋지 않은 날 갔던 터라 날씨가 좋은날 방문했던 작의 사진을 보고 다시 감탄하게 되었다. 핑크 성당을 나와서의 시장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 또한 매우 낮이 익다. 그 뒤로도 계속 따라 나오는 사진들 또한 이미 내가 겪었던 사진이라 매우 반갑다. 작가와 내가 여행한 시기도 비슷하기도 했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 여행 중 마주쳤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가벼운 상상을 해본다.

그의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지역은 베트남이다. 그의 책 또한 세계를 돌다, 결국은 베트남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베트남'

요즘은 베트남이라는 나라를 두고, 여러가지 시선이 있는 듯하다. 박항서 감독과 삼성전자로 대한민국과 베트남이 어느때 보다 가까워지던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로 베트남 측의 입국금지 조치에 따라 많은 대한민국 사람들이 베트남이라는 나라에 배신감을 갖는 듯하다. 베트남의 역사는 참으로 기구하다. 기원전 111년 중국 한나라의 침입으로 중국에 병합된 뒤, 자그마치 939년 간 중국의 지배를 받는다.

근 1000년의 지배를 받던 베트남은 939년 중국의 지배에서 겨우 벗어났으나 다시 1406년 중국의 속국이 된다. 그러다 1883년에는 베트남의 전 국토가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고, 2차세계대전 때 프랑스가 독일의 침공을 받으면서 세력이 약화되자, 다시 베트남은 일본의 보호국으로 전락된다. 그 뒤로 1945년에는 남북전쟁이 발발하고, 미국과 전쟁을 하며 겨우 독립국의 지위를 얻어냈다.

베트남인들의 자존심은 상당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얼마나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가?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대한민국의 GDP는 지금의 베트남 GDP와 같다. 그 뒤로 30년이 흘렀다. 대한민국은 그 후로 국가 전체가 9배의 성장을 이루었다. 30년만의 기적이다. 베트남의 인구는 우리나라의 대략 2배에 가까운 나라이다. 만약 1인당 GDP가 대한민국과 같은 규모를 갖게 된다면, 베트남의 전체 GDP는 독일, 영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을 정도이다.

어찌됐건, 우리와 참 공통점이 많은 나라이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여기가 경기도인가 싶다는 작가의 그 마음이 너무 공감되었다. 너무나도 닮은 우리의 어느 곳과 같은 베트남을 이토록 잘 표현할 수 있나 싶다. 사실 여행이라는 것은 '산업'형이 된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여행(旅行)은 나그네(여)에 길(행)을 사용한다. 나그네의 길을 이야기한다. 나그네는 자기가 살던 고장을 떠나 방랑하는 이를 말한다. 이는 고단한 여정이다. 우리가 오늘날 하고 있는 관광코스를 돌며 휴식을 취한다기 보다, 목적지로 가는 길 수 일, 수 달을 이 마을 저 마을에 들리며 쉬는 일이다.

예전 유학길이나, 여행길은 '고난'과 '고생'의 길이었다. 그 먼 길을 떠나느라 병을 얻는 이들도 있었다. 이런 여행이 '산업'의 모습을 갖춘다. 지금의 여행객들은 목적지로 가는 길에 머무는 사람들이 아니다. 가는 그 길 자체가 목적이 되곤 한다. 불과 100년 전 만 하더라도, 목적을 위한 그저 고단한 과정일 뿐이던 여행이, 이제는 돈을 들여서라도 행하고 싶은 여가 생활이 되어버린 일은 참 아이러니다.

목적지없는 여행, 여행 자체가 목적인 여행. 아마 수 백 년 전, 누군가가 우리의 삶을 본다면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까? 이제는 세계여행이라는 말이 있다. 세계를 돈다. 예전 여행객들의 최종 목적지는 도착지였다. 여행 후 도착지에 자리를 잡고 수 개월, 수 년을 정착하고 살았다. 하지만 우리는 여행의 계획을 짤 때, 가장 마지막 날은 '집'이다. 우리 여행의 목적은 결국 '집'이자 '제자리'이다.

그렇게 힘든 여정을 통해 다시 도도리표처럼 제자리로 돌아오는 현대인들...

우리는 이토록 제자리를 제대로 찾아오기 위해, 세계를 돌다 오기도 하고, 유럽이나, 아시아, 아프리카 등을 돌기도 한다. 결국은 그 자리가 내가 있을 곳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결국, 우리 인류는 깨닳은 것이다. 어디를 가도 거기서 거기라는 말을 말이다.

나는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었다. 어쩌면 한국에 돌아올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처럼 한국.. 그리고 고향인 제주로 돌아왔다. 지옥과 천국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있는 곳에서 이쪽 면을 바라보면 지옥문이 보이고, 저쪽 문을 바라보면 천국의 문이 보인다. 내가 자리를 옮겨도 항상 내 눈에 볼 수 있는 코 끝처럼, 지옥과 천국은 나에게 매달려 떨어져 있지 않다.

세계를 돌아도, 결국은 어디나 같다. 나도 지금 생각해보니 꽤나 많은 나라를 다녔던 것 같다. '뉴질랜드, 호주,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일본 등 등' 그렇게 싸돌아다니더니 결국은 나고 자란 제주다. 360도를 돌면 제자리라고 한다. 하지만, 분 침이 12라는 숫자에서 시작해서 12라는 숫자로 마무리 지었을 때, 누군가는 허탈함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분침이 제자리에서 멀리 움직이더라도,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으면, 시침은 움직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지만, 우리는 분명 진보하고 있다.

앞으로 나아가는 듯 하면서, 항상 제자리에 머무는 듯한 것이 인생이다. 어쩌면 잘 될듯 하면서, 도돌이표이고 앞으로 나아가는것 같지만 다시 그자리인게 인생이다. 하지만, 우리가 인생의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 우리는 다른 분침이 움직이지 못하는 시간을 움직이는 존재들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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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 - 억만장자 아버지가 들려주는 인생과 투자에 대한 조언
짐 로저스 지음, 이은주 옮김 / 이레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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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나보다 조금 더 낫은 사람의 편지나 일기를 들쳐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 사람은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어떤 편지를 쓰고 살며, 어떤 고민과 걱정을 할까? 그 조금 낫은 사람의 편지나 일기를 들춰 보는 일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만약 보게 된다면, 그것은 내가 성장하는데 아주 커다란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은 자그마치 '짐 로저스'의 편지이다. 그가 자신의 딸에게 쓴 편지 형식의 글이다. 억만장자인 그가 인세나 몇 푼 받기 위해 이런 책을 썼을까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을 쓰고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읽지마라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나 또한, 언젠가는 내 아이들에게 그처럼 이런 책을 쓰고 읽어보라고 하고 싶은 로망 조차 있다.

이 책은 전문 작가의 글이 아니기 때문에, 투박하고 수수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진정성이 담겨져 있다. 억만장자가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주제별로 나눠 편지 형식으로 썼다. 편지 중간 중간에는 사진이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투자의 귀재 답지 않게 소소한 그의 삶에서 그의 철학과 인성을 배울 수가 있다.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다. 유연하게 읽다보니, 그의 최근 책만 여러권 일게 되는 것 같다. '짐로저스의 일본에 보내는 경고', '짐로저스 앞으로 5녀간 한반도 투자 시나리오', '세상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등 나의 도서리스트를 보거나 독후감을 자주 읽는다면, 짐로저스는 어쩌면 반가운 인물일 수도 있다.

나는 짐 로저스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관심이 가기 때문에 책을 골라서 읽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와 내가 바라보는 미래에 대한 시선은 조금 비슷한 것 같다.

1. 일본의 경제 몰락

2. 한반도의 긍정적인 미래

3. 앞으로 역대급 경제 위기가 올 거라는 미래

4. 지금은 주식 보다는 금을 매수해야된다는 관점

5. 앞으로 미래가 중국과 아시아에 있을 것 같다는 관점

대략 미래에 대한 이런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뉴질랜드에서 유학을 했지만, 한자를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앞으로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불가피 하다는 확신 때문이고, 나보다 나의 아이들에게 한자와 중국어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공부해야한다고 생각 하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부르길 세계 3대 투자자로 부른다. 그런 그가 미국에서 싱가포르로 이민을 하여 아이들과 살고 있다. 그런 행동력은 일반인에게서는 결코 나오지 않는다.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처럼, 어머니가 비범하다면, 아이는 당연하게 비범하게 자라난다. 머릿속으로 이렇게 저렇게 키워야지 생각만 하면서, 현실과의 괴리에 고민하며 아이를 키우고, 환경을 바꿔주지 못하면서, 아이에게 더욱 최선을 다하라고 압박만 하는 것은 결코 좋은 양육법이 아니라고 본다.

월 30~40만원 짜리 학원 강의를 하나 보내놓고, 다른 친구들 보다 더 낫지 않냐고 타박하는 부모들이 우리나라에 많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자녀의 교육과 미래의 확신을 갖고 이민을 갈 수 있을까? 그것도 최고 선진국에서 아시아의 변방 국가로 말이다. 그가 이민을 갔던 싱가포르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사는 곳이다.

내가 싱가포르를 갔을 때, 나는 매우 좋은 느낌을 받았다. 중국어와 영어를 모두 배울 수 있고,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었다. 어디서나 활기차고, 어디서나 깨끗했다. 지도에서 보는 것 만큼, 생활하기 답답할 정도로 작은 나라도 아니었다. 그가 그런 싱가포르를 선택한 것은 자녀에게 최고의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나는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나라에서 태어났고 자랐고 지금 여기에 있기 때문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앞으로의 우리 자녀에게 매우 좋은 곳일 거라고 확신한다. 촘촘한 인터넷망과 플랫폼 산업이 전국 어느 곳에서나 이용 가능하고, 단일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문맹률이 최저인 국가. 또한, 엄청난 시장이자 생산국인 중국과 인접해 있고, 강력한 경제 대국인 일본이 옆나라이다. 괌과 같은 미국의 군사 시설이 있는 도시가 아래로, 블라디보스톡 같은 러시아 군사 도시가 위로 있다.

쉽게 말하자면, 동쪽으로 일본, 서쪽으로 중국, 북쪽으로 러시아, 남쪽으로 미국이 있다.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의 초강대국 4개와 국경을 맞대어 있는 이런 엄청난 지리적 이점은 마치 서쪽으로 프랑스, 북쪽으로 독일, 동쪽으로 오스트리아, 남쪽으로 이탈리아로 둘러쌓인 스위스와 지리적 공통점이 있다. 스위스는 2차 세계 대전과 냉전 시기 동유럽과 서유럽의 경계에 위치하여 있어 중립국이라는 굉장히 외교적으로 유리한 이점을 갖고 있는 나라이다.

동유럽과 북유럽 사이에서 냉전의 줄다리기를 균형잡던 조그마한 강소국인 스위스는 이제 냉전의 붕계와 함께 역할을 다했다. 중국과 미국과의 제2의 냉전 시기, 이제 그 역할을 어디서 맡을 거라고 생각하나. 나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고 확신한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외교와 경제, 기술을 선도하는 미래 국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기 위해서, 영어와 한자는 필수이다. 앞서 말한 4개 강국 중에서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영어와 한자를 안다면 의사소통이 어느정도는 모두 가능하다.

이 책이 그가 그의 자녀들에게 쓴 편지이지만, 결국은 내가 내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가 엄청난 부호이던 그렇지 않던 , 아버지가 딸에게 주는 진정성 있는 편지라는 점에서, 나 또한 많은 부분에 공감하고 아이를 키울때 도움을 받게 됐다.

책을 읽고, 나또한 그가 나누어놓은 주제와 비슷한 주제별로 나의 딸들에게 편지를 써 모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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