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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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은 이 남자의 약점을 파헤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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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말 나가야 할 시간이었다

어차피 지하 인생인 것 같았다

부모 복 없는 년이 뭐가 있겠어

월급이 그 정도로 작습니까?

높으신 분이 여기 찾아오지 말고 친구를 부르지 그래요

누가 불편할까봐 이러는 겁니까?

그녀에게 남자란 고통만 주는 존재일 뿐이다

그녀의 눈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아마도 평생을 혼자서 이렇게 일만 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녀는 잘 생긴 남자를 믿지 않았다

그 속까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 집 구하세요?

그녀의 인상이 웬지 조심스러워졌다

제가 아시는 분이 미국으로 발령이 나서 집을 비우게 되었거든요

그 집에 들어와서 살아줄 사람을 찾는 중이에요

보일러 자주 돌려줘야 한겨울에 동파를 안 하는데 제가 자주 갈 수가 없어요

그분도 살아줄 분을 찾더라고요

관리비는 걱정 마세요

여기로 이사도 못 와보고 가게 되어 너무 아쉬운 거 있죠

제가 나가 있는 2년 동안만 부탁할게요

회장님이 어떻게 그런 일도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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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고 부드러운 건 잠시였다

마치 그 감각이 착각이었던 듯 싶었다

그는 능숙했고 여유로웠지만 그녀는 아니었다

놀란 그녀가 벗어나려고 했다.

제대로 된 대화가 이어질 수 없는 자세였다

하지만 그는 허리를 놓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단단하게 느껴지는 힘에 그녀가 밭은 숨을 헐떡거렸다

이거 놓고 이야기해

우리가 이야기하던 중은 아니지 않았나?

벌어져 있던 감정적 거리는 이렇게나 단숨에 좁혀졌다

고작 진한 입맞춤 한 번에...

하고 싶으면, 그냥 해?

태연히 묻는 말투가 당연하다는 듯해 오히려 황당했다

모르지 않았는데 왜 새삼 크게 다가오는 걸까

가슴과 가슴이 맞닿을 뻔했다

그리고 나는... 실수라고 한 적 없어

그녀가 실수라 주장한 입맞춤이 시작이었다

애초에 그들은 남자와 여자였다

이 늦은 시각, 이 비좁은 공간에 오롯이 둘이 함께였다

아무 일이 안 일어나는 쪽이 더 희박했다

복잡해질 것을 알지만, 원래 관계라는 게 다 그런 거였다

그녀는 복잡했고, 그는 단순했다

다급한 손길에 그녀의 옷이 들춰지고 맨살이 드러났다

잠깐의 저항은 통하지 않았다

그가 어딜 보고 이야기하는 건지 모를 수 없었다

그의 숨결 속에 성마른 다급함이 섞여 나왔다

이거.. 지금 괜찮은 걸까

거절해도 돼. 선택은 네가 하는 거야

얽혀 드는 손가락이 떨리는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손을 잡는 것도 처음이었다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어서 가능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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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지금 자아 성찰을 하는 걸까

친구를 집에 안 들여서 몰랐다

어쩐지 이 오빠는 술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라면서 잘 마시지 않는다 싶었다

지금이라도 생긴 술 친구를 잘 챙겨야지

진짜 조절하려고 해도 자연스럽게 계속 잔을 채워 주니까 나도 모르게 그랬어

주중에 마시는 건 민폐라는 말 때문이었을까

네가 들 만한 상태가 아니야. 방 어디야?

오빠 진짜 미쳤어? 왜 이렇게 마셨어

안 마시려고 했는데... 강아지가 죽었대

강아지가 죽었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표정은 저래도 속은 얼마나 아플까

욕실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20만 원짜리 신발의 대가가 이거였나 보다

내일 아침에 이 증거물들을 들이대면서 혈육에게 금주령을 내릴 생각이었다

거기서 뭐 해?

갈아입을 옷 드리려고요

이거 입으면 가야 해?

요즘 혼자 사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많이 키운다고 들었다

한숨을 내쉬는 얼굴이 옅게 상기되어 있었다

솔직히... 잘 생겼다

다 벗은 몸을 봐도 눈이 편한 게 새삼 보기 드문 미남이었다

오빠 방이라는 최대한 먼 곳이 편해서요

들어오자마자 안 마주치고 방에 바로 들어갈 수도 있고...

.... 원래 남매는 그런 것이거든요

이러면 곤란하지?

둘이서 오붓하게 대화할 시간 만드려고 내가 네 오빠 술 먹이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쟤 저 지경 만드느라 나까지 취했잖아

그녀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그는 오늘 작정하고 오빠랑 술을 마셨다

그것도 그를 인사불성 상태로 만들기 위해 자기가 취할 정도로 많이...

잠깐 옆에 앉아 봐

분명 이곳은 자기네 집인데 오히려 그녀가 손님처럼 쭈뻣거렸다

차라리 찝찝하게 두고 피할 바엔 이게 나았다

대화로 설득해서 이번에는 정말 그와의 접점을 완벽하게 끊어 내는 게 좋을 듯 했다

그게 아니라도 최소한 그에게 비밀로 하겠다는 다짐을 받아 내야 속이 편할 것 같았다

그래도 그날은 기억해요

저 같이 잔 사람 잊을 정도의 쓰레기는 아니에요

그의 눈썹이 삐닥하게 올라갔다

하긴... 그렇게 해 댔는데 잊으면 곤란하지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엔 지금 나도 좀 피곤하고

맨입으로 비밀로 해 주긴 싫은데

내가 그거 비밀로 해 주면 너는 나한테 뭘 해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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