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이 오빠는 술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라면서 잘 마시지 않는다 싶었다
진짜 조절하려고 해도 자연스럽게 계속 잔을 채워 주니까 나도 모르게 그랬어
내일 아침에 이 증거물들을 들이대면서 혈육에게 금주령을 내릴 생각이었다
요즘 혼자 사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많이 키운다고 들었다
다 벗은 몸을 봐도 눈이 편한 게 새삼 보기 드문 미남이었다
들어오자마자 안 마주치고 방에 바로 들어갈 수도 있고...
둘이서 오붓하게 대화할 시간 만드려고 내가 네 오빠 술 먹이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그녀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그는 오늘 작정하고 오빠랑 술을 마셨다
그것도 그를 인사불성 상태로 만들기 위해 자기가 취할 정도로 많이...
분명 이곳은 자기네 집인데 오히려 그녀가 손님처럼 쭈뻣거렸다
대화로 설득해서 이번에는 정말 그와의 접점을 완벽하게 끊어 내는 게 좋을 듯 했다
그게 아니라도 최소한 그에게 비밀로 하겠다는 다짐을 받아 내야 속이 편할 것 같았다
저 같이 잔 사람 잊을 정도의 쓰레기는 아니에요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엔 지금 나도 좀 피곤하고
내가 그거 비밀로 해 주면 너는 나한테 뭘 해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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