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고 부드러운 건 잠시였다
마치 그 감각이 착각이었던 듯 싶었다
그는 능숙했고 여유로웠지만 그녀는 아니었다
놀란 그녀가 벗어나려고 했다.
제대로 된 대화가 이어질 수 없는 자세였다
하지만 그는 허리를 놓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단단하게 느껴지는 힘에 그녀가 밭은 숨을 헐떡거렸다
이거 놓고 이야기해
우리가 이야기하던 중은 아니지 않았나?
벌어져 있던 감정적 거리는 이렇게나 단숨에 좁혀졌다
고작 진한 입맞춤 한 번에...
하고 싶으면, 그냥 해?
태연히 묻는 말투가 당연하다는 듯해 오히려 황당했다
모르지 않았는데 왜 새삼 크게 다가오는 걸까
가슴과 가슴이 맞닿을 뻔했다
그리고 나는... 실수라고 한 적 없어
그녀가 실수라 주장한 입맞춤이 시작이었다
애초에 그들은 남자와 여자였다
이 늦은 시각, 이 비좁은 공간에 오롯이 둘이 함께였다
아무 일이 안 일어나는 쪽이 더 희박했다
복잡해질 것을 알지만, 원래 관계라는 게 다 그런 거였다
그녀는 복잡했고, 그는 단순했다
다급한 손길에 그녀의 옷이 들춰지고 맨살이 드러났다
잠깐의 저항은 통하지 않았다
그가 어딜 보고 이야기하는 건지 모를 수 없었다
그의 숨결 속에 성마른 다급함이 섞여 나왔다
이거.. 지금 괜찮은 걸까
거절해도 돼. 선택은 네가 하는 거야
얽혀 드는 손가락이 떨리는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손을 잡는 것도 처음이었다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어서 가능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