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수건이 몸을 덮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그의 품 안이었다
자도 내 옆에서 자야지. 대체 어느 놈 옆에서 자려고?
고민과는 다르게 그의 품 안으로 들어가며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녀의 이마에 다시 입을 맞추는 행동... 이제는 버릇이고 습관이었다
슬슬 몸이 다시 반응할 것 같았지만 있는 힘을 다해 참았다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온 여자를 잠조차 재우지 않는다면 쉽지 않은 원망을 들을 터였다
제가 쏟는 진심과 애정 위에서 군림하는 그녀를 올려다보는 건 기쁜 일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선 꿈의 한쪽이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너도 우리 아빠 처음 보러 갈 떄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알아?
형식적인 자리 몇 번으로도 결혼은 할 수 있었다
이제 그녀는 그의 표정만 봐도 그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마음에 들어 하다가도 꽤 고민이 많아 보이는 표정이었다
오래되어 익숙하고 짙지만 거칠지는 않은 아주 평범한 원망
너랑 어머님이 사이좋게 지냈으면 하는 거 아니야
나도 여기저기 네 여자 친구라고 도장 찍어야지
그녀를 내려다보던 그의 입매가 부드럽게 휘었다
그녀 덕분에 결혼도 결심했고 그녀 덕분에 가족이 뭔지 꿈도 꿔 봤다
그 얼굴로 예쁜 말 그만해. 확 도망가기 전에
갈수록 신경이 쓰인다. 조금씩 가까워지다 더없이 특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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