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겐 적절한 양의 좌절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너무 과하지도, 너무 모자라지도 않을 만큼의 좌절이 아이의 성장에 꼭 필요한 법이다. 일찍부터 건설적이고 창의적으로 실패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운 사람만이 인생을 자립적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영혼의 근육‘을 키울 수 있는 법이다.˝동화 ˝거위 치는 소녀˝를 비유로 의존적 인격장애의 억압된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 해준다.
내가 읽은 고전 중에서 이렇게 인내심이 필요했던 적은 없었다. 아마 포기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다. 여섯파트 정도로 이야기가 나누어지는데 첫째파트는 콤프라치코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예전 귀족사회에서는 아이들을 납치해 얼굴과 몸을 기형으로 만들어 데리고 다니는 게 유행이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좀 충격적이었다.두번째 파트는 우르수스와 호모에 관한 이야기다.박학다식한 우르수스는 마술사이기도 하고 의사이기도 한 철학자라고 하는게 맞겠다. 그리고 호모는 늑대이다. 마차를 개조해서 호모와 같이 다닌다.세번째 파트는 콤프라치코스에 납치되었다가 포클랜드 바닷가에 아이를 버리고 떠난 배에 대한 이야기이다. 근데 굳이 이야기가 필요한지 모르겠다.네번째 파트는 그윈플렌의 이야기다.세번째 파트에서 나오는 바닷가에 버려진 그 아이다.눈이 오고 바람이 부는 밤에 신발도 신지 않은 이 아이는 맨발로 허허벌판을 걷다가 죽은여인의 팔에 안겨 있는 갓난 아이를 품에 안고 인가를 찾아 끊없이 걷다 우르수스를 만나게 된다.다섯째 파트는 빅토르 위고는 프랑스 사람인데 잉글랜드 역사를 이야기한다. 황당.잉글랜드 역사가 나중에 무슨 연관이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뒤에 조금 그윈플렌과 데아의 이야기가 나온다데아는 죽은 여인의 아기이다.아 2권은 좀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다.
근대는 신과 피안에 대한 믿음뿐 아니라 현실에 대한 믿음까지도 상실하는데, 이러한 상황은 인간 삶을 극단적인 허무 속에 빠뜨린다. 유사 이래 삶이 오늘날처럼 덧없었던 적은 없었다. 극단적으로 덧없는 것은 인간 삶만이 아니다. 세계 자 체도 그러하다. 그 어디에도 지속과 불변을 약속하는 것은 없다. 이러한 존재의 결핍 앞에서 초조와 불안이 생겨난다. 노동하는 동물이 어떤 유에 속하고 자신이 속한 유를 위해 노동하는 것이라면 여기에는 동물다운 느긋함이 생겨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후기근대의 자아는 완전히 개별적으로 고립되어 있다. 죽음의 기술로서 죽음에 대한 공포를 덜어주고지속의 감정을 불러일으켜야 할 종교도 이제 그 시효가 다 됐다.
작가는 왜 이렇게 아픈 소설만 쓰는 걸까?책 읽는 초반부터 가슴을 아리게 하더니 결국 눈물나게 하는구나.너를 먹는다는 글이 이렇게 아플수가 있구나.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 거야.청설모가 되기 위해 들어온 이곳에서, 구가 말했다.그래야 너 없이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을 거야.나를 먹을 거라는 그 말이 전혀 끔찍하게 들리지 않았다.네가 나를 죽여주면 좋겠어. 병들어 죽거나 비명횡사하는 것보다는 네 손에 죽는 게 훨씬 좋을 거야.우리는 서로를 바라본 채 모로 누워 팔과 다리와 가슴으로상대를 옭매었다.
˝말년의 렘브란트는 파산했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잃었다. 이런 몰락 혹은 쇠락이 아름다울 리 만무하다. 그러나 렘브란트는 그것을 필할 수 없었다. 사회적인 평가와 처지가 나빠졌지만, 자신의 예술 세계에 대한 열망은 더 강해졌다. 타인의 평가와 스스로 느끼는 성취감의 각극 사이에서 렘브란트는 끊임없이 ‘나란 누구인가?‘라고 물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렘브란트의 자화상을 보면서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도 고독한 근대적 자아의 틀 속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제국주의적 서양이 동양에 대한 지배를 합리화하고 옹호하는 사고방식은 오리엔탈즘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문화와 제국주의》를 쓴 에드워드 사이드에 따르면 오리엔타리즘은 ‘서구 제국주의 세력의 대외 팽창에서, 비서양을 왜곡하여 그 침략을 합리화한 모든 문화적 표현‘을 일컫는 말이다. 이것은 서구인들은 제멋대로 오리엔트의 이미지를 만들어 냈고, 그것을 동양에 뒤집어씌었다. 오리엔타리즘이 심화되는 과정은 심리학 용어로 ‘이중 맹검‘의 상태로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동시에 왜곡되는 과정이다.˝모든 그림뒤에는 역사와 시대배경이 포함되어 있고 때론 항거의 표현이 된 미술.미술사와 역사의 자연스러운 조합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