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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냐 존재냐 ㅣ 까치글방 114
에리히 프롬 지음, 차경아 옮김 / 까치 / 199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소유하는 삶을 살지, 존재하는 인간으로 살지 나는 언제나 선택할 수 있다.
"소유적 인간은 자기가 가진 것에 의존하는 반면, "존재적 인간"은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 자기가 살아있다는 것, 기탄없이 응답할용기만 지니면 새로운 무엇이 탄생하리라는 사실에 자신을 맡긴다. 그는 자기가 가진 것을 고수하려고 전전긍긍하느라 거리끼는 일이없기 때문에 대화에 활기를 가지고 임한다. 그의 활기가 전염되어대화의 상대방도 흔히 자기 중심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 - P59
소유하고 있다는 느낌에서 가장 중요한 대상은 나의 자아이다. 자아는 많은 것을 포괄한다. 자신의 육체, 이름, 사회적 지위, 소유물(지식을 포함한), 그리고 스스로 품고 있고 타인에게 과시하고 싶은자신의 이미지 등. 우리의 자아는 지식이나 능력 같은 실질적 자질과, 실재하는 핵심의 언저리에 우리가 쌓는 허구적 자질의 혼합물이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점은 자아가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느냐 하는 점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의 자아를 각기 소유물로 느낀다는점, 그리고 그 "사물"이 우리 자신을 확인하는 경험적 토대가 되고있다는 점이다. - P108
궁극적으로 "나(주체)는 무엇(객체)을 가지고 있다"는 진술은 객체를 소유하고 있음을 빌려서 나의 자아를 정의하고 있다. 나자신이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그것이 나를 존재하게 하는 주체이다. 나의소유물이 나와 나의 실체의 근거가 된다. "나는 나이다"라는 진술의토대가 되는 생각은 "나는 X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나이다"이다. 여기서 X는 내가 영속적으로 소유하며 지배할 수 있는 힘에 의해서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자연의 사물과 인간이다. - P116
존재적 실존양식의 전제조건은 독립과 자유 그리고 비판적 이성을지니는 것이다. 그 가장 본질적 특성은 능동성이다. 여기서 능동성이라고 함은 겉으로 보기에 바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힘을 생산적으로 사용한다는 의미에서의 내면적 활동상태를 뜻한다. 이 활동상태는 인간에게 주어진 소질과 재능 -- 타고난 정도는 다르지만-- 천부적으로 갖추어진 풍요로운 인간적 재능의 표출이다. 다시 말하면 자기를 새롭게 하는 것, 자기를 성장시키고 흐르게 하며 사랑하는 것, 고립된 자아의 감옥을 초극하며,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이며 베푸는 것을 의미한다. - P130
이 고찰들은 인간의 내부에는 두 가지 성향이 있다는 결론을 허용한다. 그 하나는 소유하고자 하는, 자기 것으로 하려는 성향으로서궁극적으로 살아남고자 하는 생물학적 소망에서 뻗어나온 힘이다. 다른 하나는 존재하고자 하는, 나누어가지고 베풀고 희생하려는 성향으로서 인간실존의 특유의 조건에서, 특히 타자와 하나가 됨으로써자신이 고립을 극복하려는 타고난 욕구에서 나온 성향이다. 모든 인간의 내부에는 이 두 가지 상반된 성향이 있으므로 사회의 구조와가치, 그리고 규범은 두 가능성 중에서 어느 한쪽을 우세한 것으로보는 입장을 취하게 된다. 소유지향, 즉 소유적 실존양식을 조장하는사회는 인간의 전자의 잠재성에 근거하며, 존재와 나눔을 장려하는사회는 인간의 후자의 잠재성에 근거한다. 우리는 이 두 잠재성 가운데 어느 것을 개발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며, 아울러 우리의 결정은그 어느 한쪽 성향으로의 해결을 조장하는 우리 사회의 사회경제적구조에 상당 부분 달려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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