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어로 말하라 - 성공하는 1% 직장인을 위한 회사생존 매뉴얼
김범준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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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부족하단 이유로 최고 실적을 내고도 승진심사에선 탈락한 저자의 뼈저린 경험이 이 책의 시작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기계발서이지만 내용이 담백하고 수긍이 되는 부분도 많다. 결국 손발이 오그라드는 회사어를 하라는 거지만, 왜 그런 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득력있는 이야기를 해준다고 해야할까. 


저자는 실력으로 인정받겠다며 묵묵히 일만 해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수천 수만명이 일하는 대기업에서 혼자 일로 튀겠다는건, 백사장에서 튀는 하나의 모래알이 되겠다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조직이란 곳에서는 일보다 말과 인맥이 중요하며, 왜 말과 인맥이 문제해결능력의 지표로 기능하는지에 대해서는 저자의 경험을 생생한 예시로 들어 쉽고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조직에서 성공하고 싶다는 사람들에겐 참 유용하다는 점 인정. 

하지만 직장인들이 드럽고 치사하다고 욕하는 조직의 불합리한 지점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기보다는 그냥 받아들이고 수긍할 것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불편함이 남는다. 상사가 회식하자고 하면 내 일정이 어떻든 웃으며 예스하고 상사가 일을 잘못해서 내가 주말에 일을 해야 해도 일단 웃으며 오케이하는 긍정화법을 익히라 말하는데, 그런 비효율에 긍정적으로 답해야 하는 조직이 과연 비전이 있는 조직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 셈이다. 사실 이 부분은 이 책이 답할 문제는 아니긴 하다. 저자는 심플하게, 대기업에서 개인이 조직문화를 바꿀수 없으니 니가 맞춰라고 한다. 그래. 그게 진실이다. 이 책을 읽고 충실히 실천하면 인사고과 잘 받는 직장인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꿈은 그런 불합리한 조직에서 인사고과 잘 받는 직장인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누구나 신입시절에는 어느정도의 상식이 통하는 곳에서 앞으로 일하리라 기대하지 않았나? 그래서 회사어 책을 레퍼런스로 보되 어느정도 까지 take할 것인지 개개인의 의식적인 선긋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딱 그정도 선에서 괜찮은 자기계발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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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02-20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직장인들이 드럽고 치사하다고 욕하는 조직의 불합리한 지점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기보다는 그냥 받아들이고 수긍할 것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불편함이 남는다." - 좋은 지적이네요. 그러니까 이 책은 세상을 옳게 사는 방법을 말하는 게 아니라 무조건 자신에게 유리한 방법을 제시해 주는 책이군요. 지극히 현실적인 책이네요.

어차피 사회생활을 잘 해 나가려면 이런 요령도 배워 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회사에서 잘리면 결국 자기 손해이고 스트레스 엄청 받을 테니, 나 자신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회사 잘 다니려면 필요한 책인 듯 하네요. ㅋ 그 적정선의 선 긋기는 각자가 알아서...ㅋ
 
회사어로 말하라 - 성공하는 1% 직장인을 위한 회사생존 매뉴얼
김범준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10월
구판절판


자기 자리에 뚱하게 앉아 있는 사람 중에 성공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 또 정치어를 잘 구사하는 사람치고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그들은 승승장구했고 정도는 다르지만 하나같이 성공했으며 인정받고 존경받는 사람들이 되었다.
타인에 대한 칭찬은 자신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의 다른 표현이다. 그러니 자신감을 갖고 정치어로 말해도 좋다. 누구도 당신을 비난하지 않는다.-1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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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02-20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인에 대한 칭찬은 자신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의 다른 표현이다." - 이 말 공감해요.
열등감 많은 사람은 타인에 대한 칭찬에 인색한 것 같아요.
저도 나이가 드니 자신감은 없어지고 열등감이 하나씩 늘기 시작하는데, 이 말 새겨 들어야 할 것 같아요. ㅋㅋ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 팀 로빈스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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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miss her smell...and the way she tastes.

It's a mystery of human chemistry, I don't understand it.

Some people as far as your sense is concerned feel like home."


그녀의 향기와 취향이 그리워

이런것들로 상대방에게 끌리다니 참 신기하지

어떤 사람은 집같이 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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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연애중 - 아웃 케이스 없음
박현진 감독, 김하늘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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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다진씨 좋아해요.

-전 6년 동안 만나는 남자친구가 있어요

-남자친구 사랑해요?

-그런 선이 아니에요. 우린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어딜 다녀왔는지 알고, 몇번째 이빨이 썩었는지도 알고, 뒷통수의 흉터가 어떻게 생긴건지도 알아요.

-그래서, 그 사람 사랑해요?

-...사랑이 뭐 별건가요?

-그럼 제가 다진씨 사랑해도 되는거죠?




특별해서 특별한 것이 아니라,

6년간이란 시간의 세례 덕택에 특별해진 사람과 헤어지지 못한다는 이야기. 

아닌건 아니라서, 예의없는 사람과는 칼같이 헤어지는 스타일의 나로선 엔딩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아마 많은 오래된 연인들이 이렇지 않을까.

룸살롱가는 남편과 헤어지지 못하는 아내처럼

한번의 원나잇쯤은 알면서도 눈감고 넘어가야 하는 6년차 여자친구. 

나라면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어딜 다녀왔는지 아는 속썩이는 남자친구보단 다크써클이 섹시하다고 말해주는 새남자에게 홀랑 넘어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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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4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4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5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뇨리따 2014-07-21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크서클이 섹시하시네요!
 
헤이세이 머신건스
미나미 나쓰 지음, 전새롬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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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벌레이고 나는 성자라고 생각해야 이겨낼 수 있는 순간이 있다. 나는 너희처럼 하찮고 시시하고 천박하지 않으니 이 따위 치욕따위야 얼마든 감내하겠다는 오기가 삶을 지탱해주는 순간들. 하지만 나 역시 하나의 벌레에 불과함을 인정해야 하는 때가 있고, 그 순간이 나머지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것 같다. 누구는 좌절하고 누구는 냉소하고 누구는 그나마 나은 벌레가 되겠다고 기를 쓴다. 아주 극소수만이 담담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어른이 된다.(고 한다)


나는 굳이 따지자면 내 주변의 벌레들까지 사랑하는 벌레가 되고 싶었다. 일을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는 입사초기의 거창한 다짐은 그렇게 탄생하였다. 입사한 지 만 일년이 지난 요즘도 그 약속을 지켜보고자 미움이 차오르면(이라고 고상하게 쓰고 조낸 뽝치면 이라고 읽는다) 화를 쏟아내기보다는 조용히 이너피스를 외치며 별모양 포스트잇을 떼내어 모니터에 하나씩 붙인다. 손은 떨리고 호흡은 불규칙하다. 착한 벌레로 살겠다는 다짐은 창대했으나 그 끝은 미약하다. 미움을 겨우 참아내고 있으니 말이다. 


천사표 벌레로 살지 못할 거라면 눈치 빠른 벌레로 포지셔닝하여 편하게 살기라도 하면 좋겠는데 그렇게 영리하지도 못했다. 머리론 다 이해했다고 생각하면서도 상사에겐 아부를/남자사수에겐 애교를/동기에겐 가식을 그 3박자를 맞출수가 없었다. 박치인 주제에 오직 실력으로만 인정받겠다면 100점 만점에140정도는 해줘야 하는데 또 그렇게 일할 정도로 체력이나 야심이 넘치는 것도 아니었다. 괜히 여기 치이고 저기 치이면서 별로 잘난것도 없는 주제에 나와 같은 벌레들을 미워하게 되는 내가 미웠다. 나는 왜 내가 벌레인걸 알면서도 왜 벌레처럼 살지 못하는걸까?


15세 최연소 문예상 수상작이 어떤건가 싶어 아무 기대없이 집어든 이 책을 보니 답은 간단했다. 나는 내가 얼마나 한심하고 찌질하고 볼썽사나운 벌레인지 진지하게 바라본 적도 없으면서 마치 벌레스러움에 대해 통달한 냥 굴고 있었던 것이다. '어둑해진 저녁에 형광등을 켰을 때 드러나는 어질러진 살림살이의 거뭇거뭇한 때와 카펫의 얼룩들'(76p)같은 벌레스러움을 직시한 적이 있었던가. 스스로의 벌레다움에 대해 분노하고 이럴 순 없다고 끝까지 부정하고 난리 부르쓰를 춘 다음에서야 삶의 방향을 정하는 갈림길에 서게 되는 것인데 나는 그 모든 과정을 건너뛰고 너무도 순순히 내가 벌레인게 당연하다며 수긍해버렸다. 성찰없이 무작정 천사표 벌레가 되겠다 하였더니 이렇게 몸과 마음과 머리가 지 멋대로 노는 사태가 도래한 것이다. 알을 깨고 나온적이 없으면서 알을 깨고 나왔다고 믿었다.


15살 소녀가 만들어 낸 14살 주인공이 자신의 벌레스러움을 깨닫고 단박에 어른이 되는 모습은 캬, 소리가 나올 만큼 경쾌하고 멋있다. 지난 몇 달간 내 마음을 그리 고생시키던 문제의 원인을 한 번에 짚어주니 내 속이 다 후련하다. 이것이 문학의 힘인가 보다. 심리학 서적이나 실용서 수십권으로도 못할 일을 백여쪽의 소설 하나가 해내었다. 애기가 쓴 소설이라 어느 정도는 허세일거라고 얕봤던거 미안해진다. '누구든 연습으로 이룰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영 과장은 아닌듯하다. 십대에 하고 넘어왔어야 할 자기탐구라는 숙제를 열심히 해나가야겠단 생각이 든다. 이십대에는 부디 마칠 수 있기를 바라며.


* 책은 좋았는데 93쪽짜리 중편을 꼭 양장 단행본으로 내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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