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팝 1
오가와 야요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너는 펫을 보고서  맘이 들뜨고 할수있어! 란 말로는 설명할수 없는 막연한 자신감이 퐁퐁 샘솟았다.

너는 펫의 여주인공은 당당하고 똑똑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이었고

너무나도 멋진 '펫'으로 남자를 키우는 입장이었다.

이 얼마나 신선하고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인가??

남자 주인공땜에 설레이고 속상해하고 질투하고 그러다 지치고 하는 순정만화속 여주인공들의 기존관념을 뒤엎으며 '스미레' 라는 강하고 아름다운 캐릭터가 내 가슴속에 '삘' 이 되어 꽃혔다.

그 때 내 입에서 자연스레 나온 감탄사는,

"와_cool 하다!."

yayoi ogawa 님의 다른 또 다른 작품인 베이비-팝 도 그 광고 페이지 에서 부터 범상치 않은

cool 함을 풍기고 있었다.

귀걸이 반지 팔찌  종류별로 걸치시고  셔츠의 단추는 다 풀어헤진 모델 뺨치게 멋있는 남성이 거만하게 담배를 물고서 손짓한다.

"come on baby~"

그리고 다른 컷에서 이 날라리 아버지는 여고생 딸의 어깨를 붙잡고 말한다.

"시집가기 전까지라느니...그런 배부른 소린 안할테니 조금만 더 내 곁에 있어줘..."

피 한방울 안 섞인 새 아버지와 여고생 딸의 동거라는 파격적인 카피와 함께!

여주인공 나기사는 이혼한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는 탐탁치 않은 껄렁껄렁한 남자를 재혼상대라며 데려온다.

그리고 그 남자와의 신혼여행에서 예기치 않은 사고로 엄마는 죽어버린다.

밀리언셀러 작가였던 엄마의 유산은 그 남자에게로 돌아가고...

"장례식 이라니...그런 속쓰린 꼴은 못봐"라고 말하며 아내의 장례식날 다른 여자들과 노닥거리는 이 구제불능의 새아빠와 딸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광고만으로 나는 새아빠와 딸의 사랑이야기 쯤이 될것이라 생각했다.(너무 파격적인가?)

그런데 내용은 지극히 순수하게 흘러가는 편이다.

사진작가인 새아빠 류노스케는 딸에게서 "아빠" 라는 한마디 말을 듣기 위해 고군 분투 한다.

딸이 조금 컸다 싶으면 호들갑을 떨며 키와 가슴 허리 엉덩이 사이즈를 재어 일일이 일기장에 적고,

가출한 딸의 친구와 열심히 게임을 하며

사랑스러운 딸의 모습을 시시각각 직업정신을 발휘해 필름에 담는다.

또 한편으론 특유의 cool함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발산된다.

이 사진작가 아빠는 야한여자 사진을 찍는 기술이 상당한데 그 작업을 스스로 'make love'라 부른다.

그 바람의 기술으로 딸과 몇살차이 나지 않는 어린 여자 연예인과 섹스스캔들을 터뜨리기도 한다.

입으론 "난 류가 밖에서 누구와 뭘하든 상관 없으니 일일이 내 안색 살피지 말아줄래요?"라고 말하면서도 새아빠의 행동하나하나가 미치도록 신경쓰이는 딸 나기사.

과연 이들의 생활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것인지!

밑의 님은 리뷰에서 사랑으로 넘어가는 딸과 새아빠와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게 표현되었다고 하셨는데

나는 아빠의 사랑을 그렇게 보고 싶진 않다.

딸의 데이트를 일일이  미행하고 딸의 남자친구에게 콘돔을 챙겨주는 그의 마음이 정말

cool 한 신세대 아빠의 모습으로만 보이기 때문이다.

성장하는 딸의 모습에서 죽은 아내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덜컹 하기도 하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다.

내가 이 작품에서 찾은건 아빠에서 남자로의 관계의 변화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관계에서 피어나는 따스한 감정이라 생각한다.

이 못말린 부녀의 티격태격 생활상은 물론이고 새아빠 류노스케의 번외편역시 상당히 감성적이고 아름답다!

-나기사 ♡

[찰칵]

-사랑하는 딸과 보름달. 내 카메라는...

-함부로 찍지 말아요!!!!!

-메이크 러브야. 그림이다 베이비 ♡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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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1
시미즈 레이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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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달의 아이와 같이 보고 있는데 그 확연히 다른듯하면서도 알수없이 비슷한 분위기에 놀라게 된다.

역시 위대한(?) 작가가 다르긴 다르구나  ^^;;

어떤 장르를 연재하던 간에 작가 자신만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작품에 투영시키는 그 경지는 !

기본 설정은 2060년대ㅡ.

의문사.알수 없는이유로 죽임을 당한 사람들의 뇌를 조사하는 특수기구가 있다.

이들은 죽은 사람의 뇌를 120%로 활동시켜 죽기 5년 전까지의 영상을 볼수 있다.

인간이 살아서 사용하는 뇌의 용량이 10%가 채 안된다고 하니 그리 터무니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리고 이 수사기구에서 근무하는 주인공.

이 작품은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기존의 시미즈 레이코님 작품과 달리 사랑. 애정코드가 거의 없다.

증오, 혼란, 고뇌 등 인간이 느끼는 고통들만 담겨져 있는듯 하다.

먼저 이 작품을 보면서 놀란건 잔인하리만치 섬세한 인체장기들의 묘사이다.

범죄를 소재로 다루다 보니 정말 극도로 엽기적인 사건들이 나오는데 소녀,소년 연쇄 납치 살해사건의 경우 실제 가슴을 열고 심장.내장을 보여주는건 기본이요, 눈알수집장면도 친절히 보여준다.

내가 가장 놀란건 2권에서 시체들이 썩어서 뼈가 되어 정원에서 뒹구는 장면이었는데 2페이지 전체가 해골들로 채워져 있어서 무지하게 무서웠다.

이쯤되면 무섭기도 하겠지만 도대체 어떤 책인지 호기심이 생긴다.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밤에 혼자 침대에서 볼때 등 뒤가 서늘하고 화장실가기가 좀 두려워지겠지만 그래도 볼만하다는 것이 내 소감이다.

왜냐하면 이 만화에서 다루는 것이 다른 작품들과는 쫌! 다르기 때문이다.

자극적_이라는건 외형적인 문제이고 (물론 이게 중요한 요소이지만)

내용을 보자면 인간의 악은 어디인가 이런 생각이 들정도로 섬칫한 소재들...무엇보다 내가 중점적으로 본것은 인간들이 다른 사람의 뇌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모순과 괴로움이다.

주인공과 수사원들은 그 끔찍한 살인사건을 동영상파일로 본다는 것 자체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대부분의 범죄자들이 정신이상자이기 때문에 스크린속에서 귀신이 나타나는건 기본이고 알수없는 검은 덩어리에게 쫓기기도 하며 사람을 죽이는 그 과정 전부를 생생히 보게 된다.

그 파일을 본 수사원들은 환상에 시달리고 식욕이 떨어지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그리고 더 깊이 들어가자면 동영상 파일을 본다는 사실자체에 양심적 가책을 느끼게 된다.

죽은 사람의 뇌를 당사자의 허락없이 본다는것.

고인외에 아무도 모르던 개인적 비밀이 수사원들이 보는 공적인 장소에서 스크린으로 상영될때 주인공과 수사원들은 당혹한 눈길을 교환한다. 그러면 뭘하나? 이미 비밀은 비밀이 아닌 것인데.

그리고 주인공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가족들은 그의 손을 붙잡으며 이런 말을 한다.

" 너., 아버지 뇌도 볼꺼니? 꼭 봐야 하는거니? 니가 하는 일이 그거잖아..."

이러한 상황에서 주인공은 극도의 혼란에 빠지고 결국 아버지가 살아 생전에 쓴 일기장을 모두 소각장에 던져버리고 만다.

누군가의 사적인 기억을 들추어 본다는 것 자체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기존의 시미즈님 작품이 환상적이면서도 불안한 미래와 과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사랑을 다루고 있었다면 이 작품은 사랑이라는 소재를 멀찍히 치워놓고(적어도 2권까지는) 인간 내부의 갈등과 심리표현에 중심을 맞추고 있다.

스크린을 볼때마다 두려움과 안타까움 놀람과 후회 슬픔에 젖는 주인공을 보며 공감하고 같이 고통스러워 하게 된다.

주인공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는 작품이야 여러가지 아니 셀수없을 만큼 있겠지만 이 비밀 이 가지는 의미는 사람이 흔히 가지는 감정이 아닌 극도의 공포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상상하기도 힘든 상황속에 인간이 느끼는 그 감정들.

-사실 이 작품의 제목 자체가 모순이다.

비밀? 고상한 비밀이든 저질스런 비밀이든 비밀이 갖는 그 응큼한 지위를 격하시키는 과정이 바로 이 만화의 줄거리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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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레인보우 1
송채성 지음 / 시공사(만화)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취중진담에서 남다른 감수성과 담백한 감동을 받았던 나는 송채성님의 작품이란 말에 당연히 미스터 레인보우를 선택했다.

미스터 레인보우?

흠_종잡을수 없는 제목이었는데 대충 훓어보니 게이의 이야기 인듯 싶었다.

책 속에 나와있는 이야기로는 레인보우가 동성애자들의 상징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이 동성애자이니 미스터 레인보우란 제목이 걸리게 된것이다.

송채성님은 대학시절 인권모임활동을 하다 동성애자들 알게되었고 그 경험이 이 작품으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최근에 나온 쉘 위 댄스도 동성애를 다루고 있으니 송채성님의 작품 에서 동성애란건 빼놓을 수 없는 코드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남자 동성애자이다.

대학 교수에게 삘이 꽃혀 어이없게 남자 혼자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섹시한 장 폴 고티에 망사 티셔츠를 입는 유치원 선생님이 된다.

낮에는 유치원 교사로 , 밤에는 다리털을 밀고 게이바의 크리스털(가명)으로 춤을 추는 주인공.

그는 유치원에서 자신처럼 성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남자아이를 알게된다.

남자이지만 이쁜치마를 걸치고 싶어하고 남자아이를 좋아한다.

할머니에게 사탄이 씌였다며 구박을 당하는 남자아이를 보며 주인공은 자신의 어린시절을 보는듯한 감정에 빠지고.....................

이 작품이 다른 작품과 차별화 되는 중요한 점은 동성애자를 단순한 소재거리 이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만화이니 만큼 재미와 심각을 넘나들고 있지만 그 기본은 송채성님의 경험에서 나온 리얼리티가 살아있다.

기존의 작품들은 동성애자를 깊이 있게 다루지 않았다.

한순간, 동성애를 하는 그 시기만을 다루고 사회의 기준과 다른 그들의 사랑에 환상을 씌운다. 상업성을 칠하는 것이다.

그런데 송채성님은 동성애가 아닌 동성애자를 다루고 있다.

누군가를 좋아해도 입밖에 낼수가 없고 동성애자인걸 들킬까봐 일부러 남자답게 행동하는 그의 삶.

게이의 일상과 삶의 고단함. 혼란을 담담하게 따라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난 평범하진 않지만 분명히 이세상에 존재하는 그들, 게이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것이 이 작품을 읽고서 배운것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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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링은 올나이트 맨 1
요시하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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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벼운 만화, 개그컷이 많은 만화, 소재가 선정적인 만화도 독자들에게 기쁨을 준다면야 당연히 수작으로 불릴수 있지 않을까. 색다른 소재에 듣지도 보지도 못한 파격적인 배경에 웃음짓지 않을수 없었다. 주인공은 여장남자 술집을 하는 아버지를 둔탓에 남자를 남자로 느끼지 못한다. 이른바 불감증인 것이다. 자신도 어찌할수 없는 이 병 때문에 그녀는 번번히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자신의 병을 고쳐줄수 있는 단 한사람의 남자를 만나 결혼에 골인하게 되는데...

이 만화를 읽으며 좋았던 점은 부부의 사랑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작가는 스스로 결혼을 하지 않아 과연 부부의 생활을 잘 담아낼수 있을까 걱정했다고 한다. 글쎄, 내가 생각하기에 '잘' 담아내진 못한것 같다. 실제 신혼 부부들이 그렇게 행복하고 재미있고 알콩달콩지만은 않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만화는 '사실'을 담아내는 매체가 아니다. 오히려 '환상'을 담아내는 매체가 아닌가? 그래서 주인공 부부의 생활은 항상 사랑스럽다. 작가는 실제 부부의 생활을 '잘' 담아내진 못했지만 본인과 독자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부부의 상을 그려냈다.

만화를 보면서, 이렇게 다정다감한 남편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한편으론 서로 아껴주고 보듬어주는 부부를 보며 '나도 나중에 저렇게 행복한 부부가 되어야지.' '나도 저렇게 따뜻한 아내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하며 작품에 서서히 빠져들고 있었다.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적당한 선의 '야한 컷' 도 나오지만 코믹컷에 의해 잘려버리기 일쑤이다. 그것이 바로 이 만화의 개성이다. 진정한 부부의 삶에 성이란 것은 자극이 아니라 생활일 테니 말이다. 부부의 삶이란 소재를 이렇게 다룬 만화는 처음이라 놀랍고 다음권이 기다려질 따름이다. 나의 생활과 일상에 웃음을 주는 따뜻한 만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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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페틱 1
나나지 나가무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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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않고 웃는 모습만을 보여주려는 당당하고 씩씩한 우리의 여주인공 그리고 그녀를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멋진 남정네2명. 이러한 구도를 두고 우리는 전형적 이라는 말을 하지 않을수 없을것이다. 바로 이 기본 스토리로 10권씩이나 끌어가고 있는 (더구나 많은 인기를 누리며) 파르페틱!(울지않는 여주인공으로 34권씩이나 끌고간 꽃보다 남자에 비하면 약과이지만)

첨에 읽으면서 소녀취향이란 생각은 했었지만 얼마전 기숙사에서 친구들이 열광하는 것을 보며 정말 소녀들을 위한 만화이구나란 생각을 다시 해보았다. 착하기만 한 후코가 다정다감하고 활달한 다이야와 이지적이고 샤프한 이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에서 소녀들은 분명 적지 않은 대리만족을 느끼는듯하다.

기본적이고 단순하며 이미 많이 본 인물설정으로 스토리를 이끌어 가고 있지만 파르페틱이 이렇게 인기가 있는건 분명 이유가 있다. 섬세한 인물들의 감정표현과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일으키는 결정적 대사들. 또한 작가의 정성스런 그림까지. 10권이란 긴 시간동안 독자들은 후코의 심정이 되어 다이야와 이치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하고 아프기도 했다.

그런데 후반부에서 좀 끄는 느낌이 든다. 후코가 다이야에서 이치로 맘을 돌리는가 싶더니 또 다이야에게 기대게 되고 다시 이치에게로... 보는 순간순간은 좋지만 전체적 작품의 완결성을 볼때 적절한 선에서 마무리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어쨌든 시험에 지친 여고생들의 가슴에 찐한 로맨스를 채워주는것 만으로도 파르페틱은 가치가 있다! (이게 쉬운거 같아도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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