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하게 살지 않겠습니다
야마자키 마리 지음, 김윤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물 흐르는 대로 휩쓸려가지 않고 정말 이대로 괜찮을까, 멈춰 서서 고민하고 사색하는 것. 즉, 의구심은 인간이 진지하게 살아가려고 마음먹었을 때, 그 사람을 근본부터 뒤흔드는 에너지가 된다.

이제 정말 틀린 걸까, 이대로 객지에서 죽는 건 아닐까, 극단적인 생각까지 드는 그 순간 문득 ‘믿을 건 나 자신밖에 없다‘는 생각이 솟구쳤다. 지금 나 자신을 구할 수 있는 것은 내 옆을 스쳐가는 사람도 일본에 있는 엄마도 아니다. 어느 누구도 나를 도울 수 없다. 나는 나를 믿고 의지해야 한다.
‘믿는다, 나를‘
‘믿을게, 이제 너밖에 없어‘
스스로에거 속삭이던 그 순간, 나에게 ‘자신을 지탱해줄 또 하나의 나‘라는 운명공동체가 나타났다. 잔혹한 상황에 휘말린다 해도 ‘또 하나의 나 자신‘이 있으면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 존재가 그 후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었던지.

피렌체에 머무는 10년 동안 나는 두 분의 은인을 먼저 떠나 보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하고 싶은 일을 후회 없이 하다가 생을 마감한 사람들의 죽음을 지켜봤다. 이 경험이 훗날 내가 세상에 나갔을 때 인생에 소중한 거름이 되리라는 것을 느꼈다.

나에게 실패란 아픔이 아니다. 실패를 하면 할수록 다만 내 사전의 어휘가 늘어날 뿐이다.

다양한 국적과 문화,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곳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라는 융통성이 허용되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