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해서 먼저 쫓아다닌 중국남자. 길에서 보는 흔한 중국 관광객 같은 그런 남자. 나 만날 때 야구모자 쓰고 츄리닝 입고 운동화 신고 나온다. 내 생일 선물로 뭘 사줄지 모르겠다며 직접 만나서 마음에 드는거 사라길래 오늘 교보에 함께 가서 중국작가가 쓴 책 한권을 골랐다. "이거 너무 싸지 않아요? 더 사고 싶은거 없어요?" 이 책 단 하나라야 더 소중할거 같아서 그것만 사달라 하였다. 그리고 책 앞 페이지에는 나에게 중국어로 편지를 써달라 했더니 난처해하며 몇 시간을 고심하다 이런 말을 적어 주었다. 


"따뜻한 날에 당신같은 따뜻한 사람을 만나 따뜻한 인연을 만들게 되었어요. 세상이 당신에게 늘 부드럽길 바래요. 당신을 만나서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요." 


세상이 나에게 부드럽길 바란다는 말에 그에게 한 번 더 반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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