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산책자 - 강상중의 도시 인문 에세이
강상중 지음, 송태욱 옮김 / 사계절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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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중에 대해 전혀 모르고 서가에 있는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도쿄에 대해 조금 수준 있는 에세이가 아닐까 하며...그런데 이 책 사실. 도쿄 따위완 그다지 상관 없는 책이다. 책 속에 있는 사진들이 도쿄 속의 장소들을 '배경'으로 하여 강상중을 모델로 찍은 사진인걸 봤을 때 알아챘어야 하는데...상식적으로 책의 주요한 내용이 도쿄의 특정한 장소들에 대한 것이라면 그 장소만 찍어야지 글을 쓴 강상중이 모델처럼 근엄하게 여기저기 서 있을 필요가 없잖아요...? 예를 들면 포시즌스 호텔에 앉아서 일상의 비일상성을 이야기한다거나 마츠리 축제를 보며 혼돈 속의 삶과 죽음을 이야기 한다거나 하는, 사실 배경이 도쿄가 아니어도 전혀 상관없을거 같은 그런 책이다. 개인적 소감이라면, 문장이 세련되어서 싸구려나 조잡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굳이 강상중의 팬이 아니라면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있을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너무 철학적으로 지루한 것도 아니고 양산형 힐링 여행 에세이도 아닌 지점에서 이 책 '인문 에세이'라는 장르로서 가지는 의의가 있겠지만 책이 의의만으로 읽는 건 아니니까. 이 책을 읽으며 어떤 소재(떡밥)을 던져도 물 흐르듯 이야기를 이어나갔던 학부시절 사과대 교수님들이 떠오랐다. 강상중씨도 그런 교수이겠지. 그에겐 소재나 주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도쿄 어디든 전세계 어디든 우선 거기서 시작을 한다 뿐이지 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신묘하고 대단한 스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수의 말빨은 대단한 것입니다. 그러니, 이 책은 도쿄 따위와는 1의 관계도 없다. 그냥 강상중의 이야기. 굳이 부제를 붙인 편집자의 세심한 배려를 무심히 지나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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