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오이와케에 도착했을 때, 왜, 유리창 너머로 당신 얼굴이 보였잖아요. 그 순간 당신한테만은 이야기해도 괜찮겠다는 마음이 들더군요. 하나님도 용서해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아무리 그래도, 나도 죽을 때까지 입을 다물고 있기는 힘들거든요."
그렇게 말하고 남은 호박색 액체를 단숨에 들이켜고는, 카운터 쪽을 돌아보며 바텐더에게 빈 텀블러를 들어 보였다. 그리고 얼굴을 앞으로 돌리고 말했다.
"이렇게 천박한 이야기...라기보다, 어른의 이야기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 얘기는 술이라도 먹지 않고는 못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