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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 알마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올리버 색스의 자서전을 먼저 읽고서 그의 커리어에 호기심이 생겨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순서로 따지자면 거꾸로 된 셈인데 사실 나에겐 그의 자서전이 훨씬 더 재미있고 흥미로웠던거 같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에 표하는 찬사에 일정부분 동의하지만-환자를 바라보는 색스의 시선은 온화하고 따뜻하며 그것이 글로도 잘 느껴진다- 마치 신경증 환자의 사례집 같은 이 책은, 그 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신경증 환자들을 세상의 양지로 끌어내어 세상에 알렸다는 의미를 빼고 나면 읽는 재미 자체는 그리 크지 않다. 내가 본디 의학이란 것에 큰 흥미가 없는 인간이기도 하고, 환자의 사례라는 게 기승전결 서사가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알게 모르게 세상엔 내가 모르던 세상이 있다는 걸 아는 재미는 있었지만 -이런 병도 있다니!- 역시나, 그 사례를 장장 400페이지 넘게 수십개 읽어나간다는 건 좀 지루한 일이었다. 넘 기대가 컸던 탓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