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1
나쓰메 소세키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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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색이 희고 멋쟁이 머리 모양을 한 키가 큰 젊은 여자와 마흔 중반쯤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가 나란히 매표소 앞에 서 있다. 나는 미인이 어떻게 생겼네 하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뭐라 할 수 없었으나 정말 미인이었다. 뭐냐, 수정 구슬을 향수로 데워서 손에 쥐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198쪽

그 후 어떤 사람의 소개로 철도회사의 기수로 취직했다. 월급은 25엔이고 다달이 내는 방값은 6엔이었다. 기요는 으리으리한 대궐 같은 집은 아니지만 나와 같이 지내면서 항상 "좋아요, 기뻐요" 하다가 올 2월 폐렴으로 죽었다.

죽기 전날, 나를 불러서 "도련님 부탁이 있는데요, 내가 죽으면 도련님 다니시는 절에다 묻어주세요. 무덤 속에서 도련님 오시길 기다리면 좋겠어요" 했다. 그래서 기요의 묘는 고비나타에 있는 요겐지에 있다.-334쪽

왼편으로 돌아 혈탑 문으로 들어간다. 옛날 장미전쟁 때 많은 사람들을 잡아 가둔 곳이 바로 이곳이다. 풀을 베듯 사람의 목을 치고, 닭처럼 사람을 쪼아대고, 명태 말리듯 시체를 쌓아두었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혈탑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도 무리는 아니다.-429쪽

자신의 눈앞에 자신이 죽는 순간을 떠올릴 수 있는 자는 행복하다. 매일 낮, 매일 밤 죽음을 기원하라. 마침내 주님의 부르심을 받게 될 내가 무엇을 두려워 하리.

...아침이 되면 밤이 오기 전에 죽는다 생각하고, 밤이 되면 내일이 오지 않기를 기도하라. 마주 보지 못하는 죽음보다 더한 치욕은 없으리니...-4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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