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면 버려야 할 판타지에 대하여
노라 에프런 지음, 김용언 옮김 / 반비 / 2012년 6월
구판절판


...하지만 나는 오랫동안 저널리즘을 사랑해왔다. 나는 편집실을 사랑했다. 저널리즘에 종사하는 그 집단을 사랑했다. 담배를 피우고 스카치를 마시고 포커 치는 걸 사랑했다. 나의 어떤 것에 대해서도 깊이 알지는 못했지만, 어쨌거나 그 직업에 종사했다. 나는 그 스피드를 사랑했고, 마감을 사랑했고, 사람들이 신문지르 생선을 포장하는 것을 사랑했다. 기사 만들어내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하고 말하곤 했다.

나는 꼬마 때부터 늘 나중에 뉴욕에서 살게 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사이의 일들은 전부 인터미션일 뿐이었다. 나는 그 막간의 휴식 같은 시절 내내 뉴욕이 어떤 곳인지 상상하면서 보냈다. 나는 그곳에 세상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고 신비롭고 가능성이 풍부한 곳이리라고 꿈꿔 왔다. 원하는 것을 진짜로 얻을 수 있는 곳. 미칠 듯이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 완전히 둘러싸여서 살 수 있는 곳. 내가 유일하게 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었던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곳. 바로, 기자가 될 수 있는 곳 말이다.

그리고 그 꿈은 사실이 되었다.-49쪽

얼마 전 내 친구 그레이든 카터가 뉴욕에 레스토랑을 열겠다고 했다. 나는 그 계획에 대해 경고했다. 식당 경영이야말로 모두가 철들면서 버려야 하는 보편적인 판타지의 일종이라는 게 내 지론이다. 그러지 않으면 식당이라는 무거운 짐을 떠안게 된다. 식당 경영에는 수많은 문제점이 따라붙는다. 주인 스스로 매일 거기서 식사를 해야 한다는 건 가장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다. 식당을 열겠다는 판타지를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심리학자 피아제의 인지 발달 단계의 최종 심급이다.-126쪽

이혼의 장점이라면, 때때로 그 다음 남편에게 훨신 좋은 아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분노를 쏟을 대상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 함께 사는 사람에게로 분노가 향하지 않는다.

또 다른 장점이라면, 결혼 생활 때문에 모호해졋던 어떤 사실을 명확하게 알려준다는 점이다. 바로 사람은 혼자 힘으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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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의서재 2012-11-21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라 님, 저도 요즘 이 책 읽고 있어요. ㅎㅎ 저랑 똑같은 곳에 밑줄이 그어져 있네요. 기분 좋은데요^^ 좋은 덧글 감사했어요~ 종종 얼굴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