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한 인생
은희경 지음 / 창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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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 비하면 앞자리 여자는 이야기를 상상해낼 만한 게 없다. 긴 스트레이트파마에 한창 유행하는 짧은 팬츠에 킬힐을 신고 속눈썹을 검게 칠한 공들인 화장을 했다. 예쁘긴 한데 전형적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잘 보이려고 기를 쓰고 치장했다는 느낌 때문에 어딘지 천박해 보인다. 아마 처음에 남자는 저 여자의 세련된 전형성에 더 끌렸을지도 모른다. 예쁘다는 실감에 앞서, 저런 모습이 예쁜 거라고 끊임없이 세뇌하는 유행이라는 상업 패턴에 속았을 것이다. -31쪽

지겨운 관계니까 지속되는 거야. 새롭고 재미있는 건 오래 못 가거든. 지겨우면 끝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요셉의 궤변에 말려든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이안은 가만히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게 상대에 대한 예의잖아요.

넌 예의상 연애하냐?

그리고, 지겹다고 박차고 일어나는 게 예의나, 아니면 지겨워도 참는 게 예의냐? 내가 참을성 많고 예의 바른 인간이 아니었다면 어떤 여자가 선물을 주겠냐.-46쪽

결정 내리기가 쉽지 않을 때는 최상의 결과를 얻는 건 포기해야 한다. 무난한 걸 택하는 게 그나마 최악으로 가지 않는 방법이다.-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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