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와 나 - 2012년 제3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김영하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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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빛나고 우리들의 사랑은 시든다. 죽음은 풍문과도 같은 것. 귓전에 들려올 때까지는 인생을 즐기자."-87쪽

옛날에도 이런 순간들이 있었다. 미경은 찾아와 울고, 들어보면 바오로 얘기였다. 바오로가 찾아와 우는 때도 있었는데 들어보면 미경 얘기였다. 그들은 털어놓아야 할 뭔가가 있었다. 나는 그들이 부러웠다. 나에겐 누군가의 영혼에 어둠을 드리울 그 무언가가 없었다. -95쪽

마음속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잘 알게 되는 것은 자신이 쓴 소설을 통해서입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왜 그 소설을 썼는지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문학을 자기 구원의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116쪽

그녀의 현재의 허물 같은 지나간 모든 시간을 내던지듯 최의 가슴에 안긴다. 이 순간의 선택으로 앞으로 꽤 긴 시간을 끊임없는 후회 속에서 소모하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어제 같은 오늘보다는 후회라도 할 수 있는 하루하루가 더 인간적일지 모른다는 단순한 변명에 그녀는 한 번만 더 기대보고 싶었다.-280쪽

네가 스무 살 때는 이런 슬픈 일이 생길 거야. 하지만 걱정 말렴. 그 일이 계기가 되어 너는 몇 년 후, 그 일이 계기가 되지 않았으면 도저히 경험하지 못할 어떤 기쁨을 누릴 테니까. 하지만 그 서른 살을 지나치게 기뻐하지 말렴. 넌 또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슬픈 일을 겪을 거니까. 그렇지만 너무 울지 말렴. 그게 씨앗이 되어 너에겐 다시 좋은 일이 생길 테니까. 원래 인생이란 그런 거지...-3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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