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를 으깨며 노리코 3부작
다나베 세이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1월
절판


하지만 늙는다는 것과 '노인이 된다'는 것은 별개다. 세상 사람은 왠지 모르게 표정이 굳어지면서 순식간에 노인이 되어가지만, 메리에게는 그런 느낌이 없다. 한지를 살짝 구겨놓은 듯한 주름이 뺨과 입가에 있지만, 그것도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악센트 같은 것으로, 나는 지금의 메리를 좋아한다. -9쪽

왜 난 그런 생활을 했을까?
고를 사랑해서?

인간은 자고로 하자고 들면 생각지도 못한 일까지 할 수 있는 존재라고 감탄하고 만다. 지금이라면 월급 100만엔을 준다고 해도 그런 생활은 죽어도 싫다. -51쪽

...게다가 개인전을 하고 있는 X씨도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음을 알았다. 그와는 오래전부터 알아온 사이인데, 지금보니 완전히 관록이 붙어서 언행이 중후해졌고 가식적인 미소도 제법 잘 어울린다 싶어 생각하니, 그와도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새삼 떠올랐다.
옛날의 인상에서 일탈해 있는 그를 보니, 세상사란 모두 변하게 마련이지만. 사람이 제일 많이 변한다는 것을 깨달았다.-63쪽

"지금은 전만큼 즐겁지가 않아요. 자유를 얻기 위해 싫은 걸 너무 많이 봤나 봐....옛날에는 작은 여자애처럼,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는데. 산책만 나가도 좋아서 웃고, 춤을 추면서 웃고, 인생이 아름답고 모든 일이 단순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나에게도." -브리지트 바르도-68쪽

코즈에도 그때까지는 나를 인간 축에 끼어넣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행복하게 보였을지 모른다. 행복한 사람은 인간축에 낄 수 없다고 그녀는 생각했는지 모른다.-103쪽

돈벌이와 마찬가지로 남자도 허세도 무리도 하지 않고, 어쩌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기면 좋겠지 하는 정도이다.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113쪽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그것은 인생이다. 정말 인생이다. 그것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인생은 여러 가지 일에 도움이 된다. 특히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다시 태어나 있다. 단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나는 살아 있지 않을 것이고, 기계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 나의 하루하루는 나를 향해 불어오는 바람 같은 것이다." -BB-12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