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아트리스와 버질
얀 마텔 지음, 강주헌 옮김 / 작가정신 / 2011년 2월
구판절판


박제사업은 오래전부터 사양사업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재료들도 그렇고요. 지금은 얼마 안 되는 반려동물을 제외하고는 동물을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더구나 야생동물, 진짜 동물다운 동물은 모두 사라졌습니다.-89쪽

박제사보다는 카메라가 더 신속하고 저렴하게 사냥한 동물을 보존할 수 있다. 사냥꾼이 그 옆에 서서 증거로 사진을 찍으면 그만이지 않은가. 카메라의 등장이 박제사업에는 악몽이었던 셈이다. 사진첩에 간직된 책 잊힌 사진이 벽을 장신하는 실물보다 나을 수는 없을 텐데 말이다. -119쪽

옛날에는 명망 있는 가문이라면 누구나 박제한 동물 또는 새장으로 거실을 장식하던 때가 있었다. 또 숲이 줄어들면서는 가문의 소유이던 숲을 대표하는 식물을 박제로 만들어 장식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박제사업은 완전히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수집과 보존도 먼 옛날일이 되고 말았다. 요즘 거실은 단조롭기 그지 없으며, 숲은 깊은 침묵에 빠져들었다.-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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