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는 쉬지 않고 일을 했다. 한 시간, 도 한 시간이 흘렀다. 태양은 머리 꼭대기로 올라왔다. 나는 젖은 수건을 호세의 머리 위에 덮어 주고 호세의 팔과 등에 오일을 발라 주었다. 호세의 손에는 물집이 잡히기 시작했지만, 나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나무판을 누르고 있거나 얼음물을 갖다 호세에게 먹이거나 달려드는 산양과 아이들을 쫓았다. 태양은 마치 강철도 녹일 듯 뜨겁게 내리쬐었다. 지구가 조금씩 회전하는 게 느껴졌다. 호세는 한마디 말도 없이,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시포스처럼 자신의 바위를 끊임없이 밀어올리고 있었다. 나는 이런 남편을 가진 것이 자랑스러웠다. 예전에는 얌전하게 앉아 문서를 다루거나 연애편지를 쓰는 것밖에 못 봤는데 오늘 호세의 새로운 면모를 보게 되었다. 야채밥을 다 먹고 호세는 바닥에 누웠다. 부엌에 잠깐 갔다 와서 보니 어느새 곤히 잠들어 있었다. 차마 깨울 수가 없어 나는 감나히 옥상 위로 올라가 톱질한 나무들을 책상, 책장, 옷장, 주방에서 쓸 차탁자 등으로 분류해 하나하나 쌓아 놓았다. 호세가 일어났을 때는 이미 노을이 지고 있었다. 호세는 화를 내며 나를 나무랐다.
"왜 안깨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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