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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의 방 - 꿈꾸는 도시에서 만난
박인영 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저자로 이름 올린 사람이 너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전 세계에서 자신의 꿈을 찾고자 노력하는 소녀들을 개인의 성격과 취향과 정체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방'이란 소재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은데 고작 몇 페이지 수박 겉핧기 인터뷰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사진이나 그림 등등 특정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만 모아놓은 것도 심심했고 사실 가장 어이없었던 건 소녀들의 상당수가 경제적 독립은 없이 꿈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학와서 작업한지 *년째인데 아직도 부모로부터 돈을 받고 있다는...꿈을 이루려면 부모의 돈이 있어야 한다는 삭막한 이야기 자체가 싫은게 아닌데(패션이나 사진이 아니라 철학과 인문학을 공부할래도 부모의 돈은 필요할테니) 그런 현실은 슬쩍 뒤로 빼 놓고 빈티지 가구로 치장한 아파트의 세련된 아파트에서 시크하게 작업하는 사진을 보여주며 20대의 꿈을 이야기한다는 거, 아무런 주저없이 "꿈을 위해서라면 도전해야 하고 어려움을 참아야 하죠"라고 말하는 것이 웃기다.
꿈과 20대의 성장에 집중하고 싶었다면 분명하게 성과가 있는 아가씨들을 찾아다녔어야 한다. 뉴욕에서 사진유학과정중인 사람(누굴 지칭하는 게 아니라 이 책에 실린 사람들의 소개가 대충 이런식이란 거다 런던에서 그림유학중이거나 등등)은 넘쳐나고 독자로서 그런 사람의 방에 대해 왜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커리어는 없는데 너무 이쁜 방을 보면 부모가 참 돈을 잘 보내주나보다 하는 감상만 들 뿐이다.
그냥 방에 집중하고 싶었음 인터뷰이들에게 방에 대해서만 물어봤어야 한다. 소품 구입처나 즐겨찾는 인테리어 사이트나 어떻게 이 집을 찾았나 등등. 인터뷰에선 재미도 감동도 느낄 수 없었기에 차라리 이 방향으로 나갔더라면 별 세개짜리 인테리어 책은 되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잡지책처럼 좀 있어보이는 사진을 원한다면 한번 훓어볼만 하지만 '읽을'거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