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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까페나 할까? - 재미있게 일하면서 돈도 벌고 싶은데...
김영혁.김의식.임태병.장민호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칼같은 분석과 경영학적 마인드에 입각해 까페를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일반 까페관련 서적들과 차별화된다. 바로 그 점이 트렌디한 까페를 소재로 삼고 있음에도 이 책이 장수하고 있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힙한까페 시크한까페는 철마다 해마다 더 엣지있는 카페로 대체되지만 비즈니스의 기본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고 아직도 독자들이 이 책에서 얻어낼 것이 남아있기 때문이리라. 이미 구닥다리 이야기라 볼 게 없다는 사람도 있다. 2001년에 시장조사를 하고 만든 카페에 대한 이야기이니 당연하다. 서서히 중저가 와인이 보급되던 시기이고 까페가 아직 한국사회에선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기 이전의 이야기이니 당시의 시장분석이나 상권분석은 2010년의 현실에선 상식에 가까운 것들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읽어야 할 건 그런 부분이 아니라 거시적으로 네 남자가 까페창업을 대하는 자세와 철저한 사전준비 자세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낭만적 밥벌이'와는 완전히 반대 방향에서 사업을 추진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낭만적 밥벌이가 로망 하나로 무대뽀식으로 밀어붙여, 다시 말하자면 꿈을 몸으로 일구어낸 케이스라면 이 책은 로망을 변질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따지고 계산하고 재면서 꿈을 머리로 일구어낸 케이스이다. 30대의 남자 네 명은 각자의 직업 강점을 살려 인테리어/마케팅/재무/인력담당 등으로 업무를 세분화하고 부동산 입지 선정에서부터 상권분석까지 철저한 프로의 자세로 임한다. 홍대 앞 모든 카페를 분석하고 상권을 3가지로 나누는 과정, 예상 객단가와 원가를 따져 시뮬레이션해본 매출규모, 일본.홍콩까지 다니며 모은 카페선진국의 살아있는 정보를 토대로 카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촘촘하게 그려진다. 개업 전에 스테프의 큐시트까지 만드는 그 꼼꼼함이라니! 경영학 수업에서 배운 이론들이 실전에 적용되는 것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데, 따분하게만 느껴진 경영학 이론이 사람의 열정과 만나니 이렇게 재미있구나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카페 뿐 아니라 어떤 사업이라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 사소한 하나도 놓치지 않는 이들의 자세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남 만큼만 하려고 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지만 이들의 노력을 보면 저절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