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이다 -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진짜 내 인생'을 사는 15인의 인생 전환
김희경 지음 / 푸른숲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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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숱한 질문을 던지며 답을 듣는 동안 직장을 그만두었다. 나 자신이 전환점을 지나는 동행자가 되어 사람들 속을 여해하다보니 내 갖가지 궁금증이 하나의 질문으로 점차 수렴되었다. 그건 '다른 사람이 되기를 열망하지 않고서도, 즉 내가 여전히 나 자신인 채로 달라질 수 있을까?'였다. 우리는 스스로를 긍정하면서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6쪽

업을 추구하면 직은 따라온다-14쪽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티칭에 관심이 있었지 코칭이 뭔지는 몰랐어요. 그런데 그(아태 지역 회장이던 데이비드 차드)가 두 개념의 차이를 설명해주는데 아, 망치로 머리를 맞는 기분이더라구요. 간단히 말하면 티칭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학생에게 전수하는 것이고, 코칭은 문제에 대한 답은 그 사람 안에 있으니 올바른 질문을 던져 스스로 답을 깨닫도록 도와주는 거라는 겁니다.-16쪽

대체로 사람들이 예순까지 정신없이 일하다가 은퇴하고 나서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하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보다는 삼십대나 사십대에 하프타임을 가지며 잠시 짦은 은퇴를 겪어보고 자시느이 삶을 돌아본 뒤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것이 요지였다.-18쪽

하프타임은 내 꿈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인생 전환을 꿈꾸는 사람에겐 하프타임 갖기를 꼭 권하고 싶어요. 하프타임의 목적은 한가해지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직장 생활에 몰두해 있을 때는 자신에 대해 생각히는 게 두렵고, 혼자 있는 것을 잘 견디지 못하잖아요. 하지만 자기 자신과 대면한 상태에서 과거를 돌아보거나 미래를 그려보지 않고서 실행하는 변화는 무의미하거나 미완이기 십상이지요. 혼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긴 시간을 내기 어려우면 주말에라도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만 할애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 익숙한 환경으로부터는 배울 게 별로 없어요. 혼자 낯선 곳으로 떠나야 아이디어도 생성되지요.-20쪽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했던 유명한 여설 가운데 connecting the dots에 관한 내용이 떠올랐다. 지금의 경험, 관심사가 나중에 무슨 소용이 있을지 알 수 없더라도 현재 자신의 삶에 충실하다 보면 전혀 별개인 것처럼 보이는 경험과 배움도 결국 서로 연결되고 통합되어 자기다움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 앞일을 미리 철저하게 계획하며 무엇인가를 소망하고 관심을 기울이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지금의 경험이 서로 이어지고 합쳐져 언젠가는 나를 만들게 될 거라고 믿는 일뿐이지 않을까?-21쪽

이십대 때도 PR이 제 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한 것도 하프타임 때예요. 무엇으로 부터 달아나는 것(FROM WHAT)이 아니라 무엇을 향해 가는 것(FOR WHAT)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애를 썼지요. -22쪽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었던 경험을 한번 떠올려보세요. 입안이 어떤가요? 침이 고이지 않나요? 두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요. 상상하면 현실이 됩니다. 뇌가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몸의 세포가 그렇게 움직이게 되어 있다고 해요. 무작정 '하면 된다'고 생각하라는 게 아니라 꿈꾸는 일의 중요성을 말하는 겁니다. 꿈이 있으면 스쳐 지나가는 일에서도 관심사가 눈에 걸려 자꾸 돌아보게 되고, 그런 것들을 통해 길이 열리는 거지요.-25쪽

칼 마르크스의 <독일 이데올로기>를 다시 읽을 기회가 있었다. 마르크스는 사람이 스스로를 일과 동일시하는 것을 위험하다고 여겼다. 그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한 세상은 이렇다.
"내가 오늘 한 가지 일을 하고 내일은 다른 일을 하는 것이 가능한 세상. 아침에는 사냥을 하고 오후에는 고기를 잡으며 저녁엔 소를 사육하고 저녁 식사를 한 뒤에는 비평을 할 수 있는 세상"
비현실적인 아마추어로 살자는 거냐고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이 말을 한 가지 직업의정체성에 갇히지않고 자신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일을 골고루 하면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29쪽

일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갈망은 돈과 지위에 대한 욕심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 더 크게 우리의 한 부분을 차지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어떻게든 세상에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하고, 우리가 이곳에서 한평생을 살아간 덕분에 세상이 조금은 달라졌기를 바란다. 일과 삶에서 의미를 추구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그리고 늙어가면서 그 대답을 바꿔야만 한다. 그 대답은 차츰 성숙해가면서 그리고 세상의 변화에 맞춰 바뀌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기억할 만한 가치 있는 것 한 가지는 사는 동안 다른 사람의 삶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45쪽

그 참참한 시절에 힘이 들 때마다 되뇐 말, 포기하지 않도록 그를 붙들어준 말은 불교 경전의 한 구절 "땅에 넘어진 자, 그 땅을 짚고 일어서라"였다.
"넘어졌는데 허공을 붙들고 일어설 순 없잖아요. 밑바닥부터 기어야죠. 그걸 잊지 않으려고 애를 썼어요. 늦은 나이에 다른 분야에 뛰어든 사람이 처음부터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면 안 되죠. 새로 출발하는 사람은 새로운 일의 밑바닥을 빨리 돌파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았어요. ..밑바닥에 있는 사람은 밑바닥을 인식해야 해요. 사람들이 은근히 내가 하면 남들보다는 잘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허상입니다. 다른 사람은 안 되는데 왜 나만 잘할 거라고 생각하나요? 나도 마찬가지로 잘 안되고 어려우니까 밑바닥에서 출발하는 과정을 거치는 수밖에 없지요"-85쪽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 대학원 허미니아 아이바라 교수가 인생을 획기적으로 바꿔 성공한 사람 서른아홉 명을 조사했다. 교수였다가 주식 중개인이 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직 증권업자였던 베스트셀러 소설가도 있었다. 아이바라 교수는 조사 결과 이들이 행동하기 전에 자신이 원하는 바릉 ㄹ알아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라고 주장했다. 일단 행동하고 경험하고 질문하고 다시 행동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자세한 계획표가 있어야만 길을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91쪽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나? 비가 흐르듯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자연스럽다는 것은 잘되고 안되고 없이 그냥 가는 거예요. 내가 이걸 왜 하나 생각해봤어요. 돈을 벌려고? 명예를 위해서? 둘 다 아닌 거예요. 초기 투자 자금이 제로가 되는 경험은 굉장히 무서운 일인데 왜 이일을 접지 않는가 자문해봤어요. 답은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처음부터 돈을 벌자고 한 일이 아니라 옳다고 생각해서 한 일이니까. 그런 일이라면 비가 떨어져 제 갈 길을 가듯 결국 나도 내 길을 가게 될 것이다, 그러니 그냥 가자, 그거 외에 다른 길이 없다 결심했지요."-122쪽

회사를 더 다녀봤던들 50세에서 60세 사이에 그만두는데, 살면서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찍 시작하는 게 좋지요. 회사원은 용기가 있건 없건 언젠가는 다 나와서 자기 삶을 시작해야 하는 사람들이에요. 운이 좋아 사장을 한다고 해도 예순에 회사를 나온다 치면 20년 을 더 살 텐데 그땐 뭘 할 겁니까?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아까운지 모르겠거든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아무 일 않고 종이 방에 앉아있어 보라.
...꼭 1등할 필요 있나요. 다른 사람고 ㅏ경쟁하려고 하지 말고, 남들과 다른 나만을 것을 찾아야 해요. 조직 밖에서 자기 일을 찾아가려는 사람은 때로 과감한 포기도 필요합니다. 돈도 안정적으로 벌고, '내 것' 생산도 하고 그렇게 너무 욕심내면 안 돼요. 친구들이 연봉 1억 받을 때 나는 쪼들렸지만, 지금 나는 일하는데 연봉 1억 받던 친구들은 은퇴하고 다 놉니다.-156쪽

학원에서 강의뿐 아니라 상담도 진행했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회계사가 되어 대형 회계 법인에 들어가고 커리어가 발전하는 과정을 지켜봤어요. 그런데 6개월쯤 지나 '이게 아닌 것 같다'면서 돌아오더니 다른 일자리를 찾겠다고 상담을 청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예요. 그 당시엔 '뭐야, 이거'하는 심정이었는데 요가 공부를 하면서 비로소 그들이 왜 그랬는지 이해하게 되었어요. 어떤 목표를 향해 갈 땐 그걸 얻으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얻고 나면 그로 인한 행복감은 잠시뿐인거죠. 행복이란 바깥에서 오는 게 아니니까요.-167쪽

미국의 사회적 기업가 마크 프리드먼은 자신의 책 <앙코르>에서 의미있는 일을 선택하여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다음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전문성에 입각하여 삶의 양식만 바꾸는 CAREER RECYCLER,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옮겨가는 CAREER CHANGER, 그리고 오래된 꿈을 인생 후반부에 실현하는 CAREER MAKER-177쪽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자명한 사실을 자시느이 현실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데, 내 경우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나도 죽겠구나'하는 생각을 일찍 한 편이에요. 어른이 되어서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겹쳐져서 그런지, 인생은 길지 않은데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사람에게 주어진 시공간 중 시간은 어쩔 수 없지만 공간은 여행을 통해 확장할 수 있잖아요. 똑같이 여든 살까지 살아도 여행을 많이 한 사람은 백 살을 산 것이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렇게 삶을 공간을 옮겨보지 못하고, 가보고 싶은 곳을 가보지 못하고 죽으면 후회할 것 같았어요"-183쪽

산악자전거를 타고 산에서 내려올 때 말이죠, 앞에 돌멩이나 나무뿌리 같은 장애물을 보고 덜컥 겁을 내면 반드시 넘어져요. 그럴 땐 과감하게 확 지나가버려야 되레 안전합니다. 두려운 것이야 당연하죠. 죽음도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두려운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가만 보면 뭘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대체로 겁이 더 많아요. 사실은 뭘 하다 실패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일조차 없는 인생이 더 무서운 것 아닌가요?-187쪽

자기 길이 아니면 옆을 많이 보게 되잖아요. 자기 길을 걷는 사람은 시류에 휩쓸리지 않아요. 자기 길이라 생각하고 걸어도 목적지에 닿을 수나 있을가 하는 두려움은 여전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닿든 닿지 않든 그게 중요한 것 같진 않아요. 잃어보고 넘어지기도 하면서 가보는 무의식한 태도가 중요할 뿐이지요. 인생은 목적지에 도착해서가 아니라 걸으면서 완성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06쪽

내가 경험하기로는 성공과 실패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실패의 수와 성공의 수는 거의 비슷합니다. 중요한 건 실패를 피하는 게 아니라 실패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실패와 현실의 불행을 끌어안은 채 거기에 고착되면 영영 벗어나질 못해요. 실패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배우고, 불가항력이었다면 더 나빴을 수도 있는데 하고 생각하면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했으면 겉으로 드러난 실패는 진짜 실패가 아니에요.-2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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