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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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라는 게 뭘까요
아무도 없는 세상에 나 홀로 있다가 아무도 없는 세상에 둘이서만 있게 되는 게 연애입니다. 그래서 연애를 해도 외롭지 않게 되는 건 아니지요. 아무도 없는 세상에 기껏해야 한 사람이 더 생기는 것에 불과하니까. -68쪽

늙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나이를 먹으면 많은 욕구들이 사그라들어 젊어서는 가져보지 못한 안정감을 갖게되는데 그 욕구라는 것이 왜 사그라드는가를 생각해보면 또 서글프다. 젊어 생리적으로 왕성히 생성되던 호르몬이 줄어든 탓에 성욕을 비롯한 다른 많은 욕구들이 동반하여 줄어들고, 따라서 젊은 활기를 잃어버린 대가로 화분을 가꾸거나 읽지 않던 책에 손이 가곤하는 것이다. 물론 나는 이미 그 시기에 들어선 사람으로서 그 안정감이 주는 장점과 위력을 잘 알고 있다. 다만 그 시기가 너무 빨리 온다는 것이다. -75쪽

생각해보면 살아가면서 내가 정말 사랑해야 하는 것들은 하나같이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뿐입니다. 만약 내가 직접 고를 수 있었다면 나는 내 얼굴을 이렇게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고 , 내 몸, 내 키, 내 머리와 재능, 우리집, 내 나라, 그 어떤 것도 지금과는 다른 선택을 했을 겁니다.뿐입니까. 나의 성별 또한 내가 택한 것이 아니며 나의 이웃, 나의 가족, 친척, 친구 등 어느 것 하나 내 의지대로 고른 것은 없죠. 인생이라는 게임이 왜 이렇게 모순되고 불공평한지 38년을 살아왔지만 아직 잘 모릅니다. 다만 분명한 건 인생이란 사랑할 대상을 골라서 사랑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 뿐. -96쪽

저는 하루하루가 희망으로 넘쳐흐른다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로 의아한 생각이 들어요. 희망이란 절망 속에서 생기는 것인데 저렇게 희망만이 가득한 사람의 희망이란 대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190쪽

품 안의 애인


헤어지는 게 잘하는 것인지는 헤어져봐야 안다.
그게 문제다.-3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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