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슈라이너는 '인생'에서 이렇게 썼다. 지적 순수성을 조금이라도 훼손한 채 얻은 선이란 어떤 경우에도 영원한 선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청년기에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사고를 지닌 사람은 당대에는 화려한 성공을 거두기 힘들지 몰라도 결코 자신이 외톨이가 되었다는 것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41쪽
어릴 때 우연히 '울타리와 구급차'라는 시를 읽은 적이 있었다. 사람들이 떨어져서 죽거나 심한 부상을 당하곤 하는 위험한 절벽에 대해 묘사한 시였다. 마음 착한 시민들은 구급차를 구입해 절벽 밑에 두고 희생자들을 돌보기 위해 조금씩 돈을 거두었다. 그렇지만 어떤 이들은 다시는 절벽에서 사람들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절벽 둘레에 울타리를 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고가 일어난 뒤에 구급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이 사회사업가요, 울타리를 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급진주의자였다. -83쪽
1차 세계대전 직후 독일이 인플레이션으로 신음하던 때, 이와 비슷한 경험을 또 한 차례 한 적이 있다. 밀워키 태생의 사회주의자이자 조각가인 루이스 메이어와 나는 독일의 한 도시에서 발행한 공채를 약간 사두었다. 전후 독일의 재건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자, 8백달러를 주고 구입한 이 공채가 약 6만 달러까지 올라갔다. 나는 이 상황을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전쟁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이득, 독일 국민의 노동을 착취한데서 비롯한 결과인 것이다. 나는 결국 공채 증서를 난로속에 던져 버렸다. 부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난 것이다. -121쪽
인간은 지식이 일천한 동안은 가르치고 설교하러 돌아다니지만, 완벽한 지식을 습득했을 때는 자신의 지식을 쓸데없이 과시하지 않는다. -157쪽
사상은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사상의 그늘 아래에서 생성된 제도와 관행은 버섯과도 같다는 것이다. 버섯처럼 제도와 관행은 밤사이에 생겨난다. 이것들의 수명은 역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매우 짧다.-260쪽
이렇게 따져보니 내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딱 하나뿐이었다. 해직으로 인해나는 새로운 차원의 사회적 임무를 띠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인생역경대학에서는 해직이 곧 승진인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263쪽
영국의 훌륭한 가문 출신으로, 퀘이커 교도이면서 영국 국교회 반대자인 펜은 신세계의 땅 한덩어리를 양도받았다. 그는 북아메리카에 있는 자신의 새 영토를 펜실베이니아(펜의 숲)이라고 명명하고, 토착 주민들과 순조롭게 지내자는 뜻과 펜실베니아를 하느님을 경외하고 기독교의 형제애에 바탕을 둔 이상향으로 만들자는 뚯이서 우애의 도시(필라델피아)를 건설하기고 결심했다. 신세계에 지상의 낙원을 건설하겠다는 펜의 꿈은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공동체 구축으로 구체화되었다. ...펜은 원주민들이 부르는 가격을 지불하고 그들로부터 자신의 땅을 사들였다. 나중에 아메리카로 들어온 사람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땅을 빼앗고 그로 인해 원주민들과 전쟁을 치른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313쪽
당신들은 계속 파멸로 치닫는 길을 가고 있다. 그것도 조심성없이 성급하게 달려가느라, 발치에 고이 높여 있는 무한히 풍부한 삶의 가능성을 못 보고 있다. 당신들은 자기만의 길을 간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길은 문명하쇠가 열성적인 추종자들에게 제공하는 유리 구슬과 나염 옷감에 홀리고 매수당해 이미 수백만의 사람들이 앞서갔던 길에 지나지 않는다. -365쪽
친애하는 존 우리는 도살자와 살인자 들의 사회에 살고 있네. 우리는 먹기 위해, 그리고 재미삼아 동물을 도살하고 재물과 권력을 위하 같은 인간들을 죽이지. 여러 해 전 자네와 메리는 우리의 사회 시스템을 운영하는 약탈자와 살인자 들을 위해 일하기 시작했지. 그 대가로 자네 부부는 꽤 안락한 생활을 누렸고 어느정도 인정도 받고 힘도 갖게 되었지. 그런데 그들이 자네 부부의 사랑하는 아들을 죽였다. 그건 자네 부부가 약탈자와 살인자 들이 운영하는 세상에서 살기 위해 치른 대가의 일부였지. 사실을 외면하려 해봐야 소용없다네. 자네들도 나만큼, 아니 나 이상으로 그들을 잘 알고 있을테니 말이네. ...자네와 나는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네. 그러니 의연하게 비판을 당하는 법도 터득했어야지. 나 같으면 지금 여기에서 비판당하는 편을 택하겠네.-4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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