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
김수정 지음 / 달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왜 책을 읽는걸까. 결국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고 이해받고 싶고- 그것으로 짧게 요약될 수 있는게 삶이고 독서란 그런 삶을 살아내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런데 어느 순간 주객이 전도되어 독서란 행위가 하나의 성처럼 고고히 그 자체로서 하나의 가치를 지니고 삶 속에서 군림하게 된 것은 아닌가. 이 책을 읽으며 그간의 독서를 반성하는 나를 발견하였다. 타인의 삶 하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백권 이백권 책이 무슨 소용인가. 하는 약간의 자괴감. 그래서 이 책이 참 좋다. 백권 이백권 알량한 숫자로 '나는 당신을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자기 합리화를 인정하지 않아줘서. 이들이 풀어놓는 이야기는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의 삶에서조차 '평범'으로 설명가능한건 사실 별로 없다는걸 여실히 보여준다. 모두가 자신만의 드라마를 만들며 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간의 독서따위 이런 생생한 삶 앞에선 너무 빛이 바래더라는 이야기.

     독특하다면 독특하고 평범하다면 평범한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누군가를 이해한다는건 불가능한 행위이지만 그래도.그래서 노력해야겠구나란 초심을 찾을 수 있었다. 책 몇권 더 봤다고 만족하지 말고 말이다. 더불어 모두가 이처럼 하나하나 소중한 존재임을 되새기며 생활하기. 나 역시 이런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게 하루하루 노력하며 살아가기. 이런 교훈들까지 얻을 수 있었던 참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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