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마음을 놓다 - 다정하게 안아주는 심리치유에세이
이주은 지음 / 앨리스 / 2008년 5월
구판절판


혼자 있는 것과 외로운 것은 같지 않다. 외로움은 상실감을 내포한다. 지극히 친밀한 관계 속에 있다가 만남이 소원해졌을 때, 또는 사랑하던 여인에게서 이별을 통보받았을 때 외로움이 기습한다. 그 느낌은 혼자 있는 사람이 느끼는 인간 본연의 고독과는 정도가 완전히 다른 것이다. 혼자 있을 땐 자신과 풍부한 대화를 하지만, 외로울 땐 자신을 전혀 돌보지 못한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자신을 질책하면서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오지 않을 상대방의 연락을 기다리며 헛된 기대로 시간을 소모시킨다. 그러고 나서는 스스로의 어리석음에 화가나서 또 한 번 감정을 소모한다.-100쪽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질병은 천벌이나 저주였다. 어느 특정 질병에 특히 잘 걸리는 성격이 있다고 믿던 때도 있었다. 바로 19세기 서양인들이 그랬다. 이를테면, 폐결핵은 체내의 모든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병이기 때문에 감정을 지나치게 소모시키는 사람, 가령 연인을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이라거나 몸을 쇠진시키며 시를 창작하는 낭만적인 시인이 잘 걸리는 병이라고 분류되었다. 그와는 반대로 암의 경우는 감정을 지나치게 억압하며 사는 사람에게 잘 찾앋온다고 믿었다. 억제된 부노 같은 것이 표출되지 않고 응어리져 있다가 점점 괴물조직 같은 암 덩어리로 자라난다는 것이다.-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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