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마음을 놓다 - 다정하게 안아주는 심리치유에세이
이주은 지음 / 앨리스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다정하게 안아주는 심리치유에세이. 백마디 말보다 따뜻한 그림 한 점의 위로

란 말이 표지에 쓰여있다. 에세이. 그렇다 이 책은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심리치유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지만 저자는 심리학이나 의학 전공자가 아닌 미술사 전공자이다. 해서, 심리치유를 목적으로 책을 구입하지는 않았다.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하고서 슬쩍 보았더니 책에 실린 그림이 그 자체로 위로가 되길래 글은 하나의 덤이라 생각하고 구입하게 되었다.

그동안 내게 에세이란, 좋아하는 작가의 귀여운 면을 발견할 수 있는 장르로서 인지되고 있었다. 아무리 대단한 문학작품을 쓴 작가라 하여도 그니까 작품세계에선 이 사람이 나와 같은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게 아득하게 느껴지는, 이런 재능을 가진 사람이 존재하다니 !! 이런 느낌을 주는 사람이라도 에세이라는 장르에서 만큼은 결국 그도 한 인간일 뿐이라는 걸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좋아하는 강도와 그들의 에세이에 열광하는 강도는 정비례.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 사소한 고집들 등등이 귀여웠다. 내가 그들을 '귀엽다'고 평할(?)수 있는 영역은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소중한 에.세.이! 조금 말을 바꿔서 하자면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에세이를 읽을 필욘 없는거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에세이란 나에게 그저 타인의 신변잡기를 다룬 글일뿐..나의 시간은 소중하닉한. 아껴써야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아예 모르는 사람이 글인 이 에세이는 '덤'이라고 생각했던거다. 근데 읽다보니 '덤'으로 넘길 글은 아니었다. 읽기에 어렵지 않았고 뭣보다 느끼하거나 간지넘치지 않아서 좋았다. 자신의 이야기로 시작해 일반적인 문제를 짚고 거기에 적당한 그림을 소개하며 고통을 넘길만한 이야기를 해준다. 자칫 감정적으로 흐를 수 있는 글이고, 있는 '척'하기도 쉬운 글인데 담백하니 제 길을 잃지 않고 깔끔하게 딱 떨어진다. 그런 점에서 뭔가 저자의 진심이 느껴진단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정말 진심어린 조언을 받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였고.

그림도 참 좋다. 전공자가 쓴 책이라 여태 우리가 몰랐던 좋은 그림이 많이 나온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정도로. 그림에 대한 설명도 간략하게 되어있다. 책은 기대이상으로 좋았다. 혹, 저자나 출판사에서 이 리뷰를 보신다면 다른 책도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그림을 소개해주는 책으로. 대중에게 미술을 소개하는 책은 많지만 맨날 유명한 그림만 반복해서 보는 느낌인데 저자가 소개해주는 그림들이 참 좋았다. 유명하지 않으면서도 유명한 그림들 보다 더 마음을 움직였다. 책을 읽으며 그런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세계에 대해 소개하는 책이 보고 싶단 욕심이 막 생겨날 정도였으니 덤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던 책에서 무척 많은 걸 얻은 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