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 욕망과 결핍, 상처와 치유에 관한 불륜의 심리학
에스터 페렐 지음, 김하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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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혼은 낙인을 남겼다. 하지만 요즘은 떠날 수 있는데도 곁에 남기로 선택하는 것이 새로운 수치다. - P37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바람피우는 남성의 비율은 1990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반면 여성은 40퍼센트 증가했다. - P42

이전 세대에는 ‘감정적‘측면을 외도로 간주하는 일이 없었다. 과거의 결혼에는 서로의 감정을 독차지한다는 개념이 없었고, 지금도 없는 국가가 많다. 이 개념은 오늘날 커플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을까? 결혼은 배우자 외에 감정을 털어놓을 사람이 있거나 다양한 감정적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때 더욱 단단해지기 마련이다. 친밀해지고 싶은 욕구를 한 사람에게 전부 쏟아부으면 관계는 더 취약해진다. - P55

역사가 스테파니 쿤츠는 결혼이 주로 경제 연합체였던 시기에 때로는 불륜이 사랑을 위한 공간이 되어 주었다는 흥미로운 주장을 한다. 쿤츠는 이렇게 말한다. "대부분의 사회에는 성욕과 열정, 파트너에 대한 이상화가 합쳐진 낭만적 사랑 개념이 있다. 하지만 대개 이런 것들은 결혼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는데, 결혼은 정치적이고 경제적이며 이익을 따지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이가 진정으로 순수한 사랑은 결혼 밖에서만 가능하다고 믿었다." - P63

"널 사랑해. 우리 결혼하자." 역사상 이 두 말은 함께 쓰인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낭만주의가 대두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산업혁명으로 사회가 급변하면서 결혼의 의미가 재정립되었다. 결혼은 경제 단위에서 동반자 관계로 서서히 진화했다. 이제 결혼은 책임과 의무가 아니라 사랑과 애정을 토대로 한 두 개인 간의 자유로운 계약이 되었다. 작은 마을에서 도시로 삶의 터전이 바뀌면서 우리는 더 자유로워졌지만 한편으로는 더욱 외로워지기도 했다. 개인주의가 서구문명을 무자비하게 흔들었다. 현대의 삶에서 점점 더 커져가는 외로움과 맞서 싸우기 위해 배우자 선택에 낭만적 염원이 스며들었다. - P64

오늘날에는 사람들이 야심 찬 실험을 진행 중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배우자와 섹스하려는 이유가 농장에서 일할 아이들 여섯 명이 필요해서도 아니고(사실 그러려면 여덟을 낳아야 한다. 두 명 정도는 일찍 죽을 수도 있으니까), 의무여서도 아닌 때가 도래했다. 우리는 섹스가 ‘하고 싶기‘때문에 하려고 한다. 현대의 섹스는 욕망에서 비롯되며, 자유로운 선택을 보여주는 최고의 표현 방식이자 자기 자신의 표현이다. - P66

결혼에 기대하는 바가 이만큼 컷던 적은 없다. 우리는 과거에 가족이 제공했던 모든 것, 즉 안전과 자녀, 재산, 사회적 지위뿐만 아니라 나를 사랑하고 욕망하며 함께 있기를 ‘좋아하는‘파트너까지 원한다.부부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신뢰하는 동료ㅡ 더 나아가 열정 넘치는 연인이어야 한다. 인간의 상상력은 새로운 올림포스를 그려냈다. 이곳에서는 무조건적 사랑이 이어지고, 친밀함이 마음을 가득 채우며, 섹스는 늘 짜릿하다. 이 모든 것을 쭉 한 사람과 한다. 그리고 둘이 함께해야 할 시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 P68

작은 결혼반지에는 상당히 모순적인 꿈들이 담겨 있다. 우리는 내가 선택한 사람이 안정과 안전, 일관성, 믿음을 주길 바란다. 모두 정착과 관련된 경험이다. 한편 우리는 바로 그 사람이 경외와 미스터리, 모험과 위험도 주길 바란다. 내게 안락함과 강렬함을 줘. 내게 익숙함과 새로움을 줘. 내게 지속성과 놀라움을 줘. 오늘날 연인들은 아주 오랫동안 따로 떨어져 있던 욕망들을 한 지붕 아래 묶어 놓으려 애쓴다. - P68

외도는 그저 사랑의 상실이 아니라 자아의 상실이다. 질리언은 남편에게 이렇게 맗한다. "이제 난 남편에게 배신당한 아내 중 한 명이 됐어.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되든 이 사실은 변하지 않고 평생 날 따라다닐 거야. 당신이 날 그런 사람으로 만들었어. 이젠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 P91

진실은 관계를 돌이킬 수 없이 파괴할 수도 있으며, 가학적 쾌락이 동반되면 상대를 공격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 P161

외도는 "절대 내 것이 될 수 없는 삶"을 약속한다. - P189

가장 좋은 상태의 독점적 관계는 함께 죽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싶다는 바람이다. 가장 나쁜 상태의 독점적 관계는 살아 있다는 두려움에 대한 치료제다. 둘은 헷갈리기가 쉽다.

-애덤 필립스, 독점적 관계 - P203

욕망을 연구하는 나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빼놓지 않고 이 질문을 한다. 바로 "언제 파트너에게 가장 끌리나요?"다. 가장 많이 나오는 대답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이 파트너에게 매력을 느낄 때"다. 제삼자의 시선은 상당히 에로틱하다. -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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