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유쾌한 질주
사단법인 한국여성민우회 지음 / 민연 / 200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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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참 이쁘다. 표지도 이쁘고, 편집도 이쁘고 거기다가 읽기 편하고, 종이도 가볍고 사이즈도 딱 좋다 ^^

처음 읽어나갈 땐 '언니네 방' 시리즈와 비슷하려니 했는데 다 읽고 나선 언니네 시리즈와 확실히 구별되는 이 책만의 무게와 분위기를 느낄수 있었다.

언니네 시리즈과 음 마치 작은 언니의 이야기 였다면,  이 책은 결혼하고 직장에서 육아와 커리어의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큰 언니의 이야기 같다고 해야할까?

더 알차고 묵직하고 관대하며,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냥 겉으로 보기엔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엮은 이 책이 웹상의 글을 모아 엮은 언니네 방 보다 더 정치적이고 과격할 것 같지만 두 가지 다 읽어본 소감은 오히려 그 반대라는 것.

그냥 느낌이 그랬다. 언니네 방이 예민한 감수성의 소녀, 어린 여자가 상처를 받고 치유하는 과정에서 여성주의를 만나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면

여자들의 유쾌한 질주는 젊음의 불안함과 혼란의 시기를 견뎌낸 든든한 큰 언니가 생활속에서 어떻게 여성주의를 실천하며 살고 있는지, 부딪힘의 고통을 통해 터득한 관대함과 여유로움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그래서, 육아, 직장 내 성차별, 가족 등 일상적인 소재의 이야기가 책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으며..책의 원래 컨셉과 관련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실제 여성이 직장에서 부닥치는 차별에 대해 사례별로 ^^;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육아와 관련해서도 마냥 남의 일만은 아니기에 '과연 나라면' 이라는 맘으로 읽을 수 있었다.

직장 내 차별의 경우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차별 받고 있는지, 여성이 겪는 갈등이 어떠한 것인지 개인의 경험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지므로 여성주의가 왜 필요한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나, 실생활에서 여성이 무슨 차별을 받는다는 건지 전 모르겠어요. 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경우 이 책을 읽음으로써 가볍게 타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볼 기회를 얻을 수 있을 듯 하다. 페미니즘에 관심은 있는데 페미니즘 이론서 읽는건 죽어도 못하겠다면 이것으로 시작해도 좋을거 같아요.

이미 여성주의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좋아할듯하고. 음..나는 나의 10년 후, 20년 후는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을 통해 희미하게나마 그려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상황에서 지금을 만들어낸 큰언니. 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 나 역시 지금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만들수 있으리라는 작은 희망을 보았다는 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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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0 11: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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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3 0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04 11: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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