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소설집 音樂小說集
김애란 외 지음 / 프란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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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며칠 전 나는 화면 속 로버트의 얼굴을 보고 작게 동요했다.

‘저 남자, 날 감상하고 있어‘란 자각이 들어서였다. 동시에 ‘오랜만이다‘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의 눈동자에 담긴 호감과 호기심 그리고 성적 긴장을 마주하는 것은. 그런데 그게 전혀 느끼하거나 부담스럽지 ㅇ낳았다. 오히려 로버트는 욕망을 드러내기보다 감추는 편에 속했다. 처음 나는 ‘내가 너무 외로워서 그런가?‘ 스스로를 의심했다. 현수와 헤어진 뒤 누군가와 정신적으로도 또 육체적으로도 진지한 관계를 맺은 적이 없었다. 나는 내 감정이 인간적인 호감인지 성적 주체가 되는 기쁨인지 성적 대상이 되는 설렘인지 헷갈렸다. 어쩌면 그 모든게 섞인 총체적인 무엇일지 몰랐다. 감정이란 원래 그런 거니까. - P24

큰 교훈 없는 상실, 삶은 그런 것의 연속이라고, 그걸 아는 사람을 만나 반갑다는 말을 하려다 말았다. - P38

"언어도 마찬가지야. 사용할 당시에만 맞는 말이고 결국은 변하게 돼 있어. 맞았던 답이 틀려지는거지. 명심해라.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음악뿐이야."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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