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지와 겐이치로 B - 짓궂은 겐이치로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3월
절판


대체로 나는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생활을 견지해왔다. 그것은 내 주장중 하나였다. 쓰레기는 불에 태워지고 산화하여 이산화탄소를 배출해서 오존층에 구멍을 내기 때문이다. 오존층에 구멍이 뚫리면 위험한 자외선이 펑펑 쏟아져서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은 죄다 피부암에 걸리고 끝장에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것이다. 누군가 그 병에 걸린 대통령이 있었잖아. 손을 뻗으면 닿을 곳에 사흘 전의 김밥 도시락 남은게 있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곳에 나흘 전의 이탈리안 햄버거 도시락 남은게 있었다....엿새, 이레, 나링 흘러감에 따라 도시락들은 부패하기 시작해서 상당히 냄새가 난다. 초심자에게는 퍽 괴로운 것이다. 이런 상태일 때 집에 찾아오는 놈은 대부분 파랗게 질려버린다. 냄새가 지독하다고 과장되게 말한다. 미숙한 놈들. 처음에는 톡 쏘는 식초같은 냄새. 그리고 직접 뇌수에 퍼져오는 듯한 이상한 냄새로 변화해간다. 이제는 냄새만 맡아도 그 도시락을 구성하는 성분과 요리 후의 경과 시간까지 알아낸다. 나는 세상에 단 한명뿐인 부패 소믈레이. 하지만 그 상태를 뛰어넘으면 도시락들은 전혀 다른 존재가 된다. 이건 정말 굉장하다. 우선 대단히 커럴풀하게 된다. 그저 허옇기만 하던 밥이 히타치의 플라즈마 50인치 텔레비전 광고 색깔 견본처럼 풀 컬러 1200만 화소의 색깔로 물들어간다. 그 도시락 뚜껑을 무서무서하면서 열어볼 때의 스릴과 서스펜스는 한니발과는 비교가 안된다니까-33쪽

오오 판타스틱두부에 뭔가 가느다란 털 같은 게 생겼잖아-34쪽

오오 판타스틱-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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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07-07-28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체로 나는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생활을 견지해왔다. 그것은 내 주장중 하나였다. 쓰레기는 불에 태워지고 산화하여 이산화탄소를 배출해서 오존층에 구멍을 내기 때문이다. 오존층에 구멍이 뚫리면 위험한 자외선이 펑펑 쏟아져서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은 죄다 피부암에 걸리고 끝장에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것이다. 누군가 그 병에 걸린 대통령이 있었잖아. 손을 뻗으면 닿을 곳에 사흘 전의 김밥 도시락 남은게 있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곳에 나흘 전의 이탈리안 햄버거 도시락 남은게 있었다....엿새, 이레, 나링 흘러감에 따라 도시락들은 부패하기 시작해서 상당히 냄새가 난다. 초심자에게는 퍽 괴로운 것이다. 이런 상태일 때 집에 찾아오는 놈은 대부분 파랗게 질려버린다. 냄새가 지독하다고 과장되게 말한다. 미숙한 놈들. 처음에는 톡 쏘는 식초같은 냄새. 그리고 직접 뇌수에 퍼져오는 듯한 이상한 냄새로 변화해간다. 이제는 냄새만 맡아도 그 도시락을 구성하는 성분과 요리 후의 경과 시간까지 알아낸다. 나는 세상에 단 한명뿐인 부패 소믈레이. 하지만 그 상태를 뛰어넘으면 도시락들은 전혀 다른 존재가 된다. 이건 정말 굉장하다. 우선 대단히 커럴풀하게 된다. 그저 허옇기만 하던 밥이 히타치의 플라즈마 50인치 텔레비전 광고 색깔 견본처럼 풀 컬러 1200만 화소의 색깔로 물들어간다. 그 도시락 뚜껑을 무서무서하면서 열어볼 때의 스릴과 서스펜스는 한니발과는 비교가 안된다니까!! 오오 판타스틱!두부에 뭔가 가느다란 털 같은 게 생겼잖아! 진짜 진짜 존 카펜터의 영화에 나오는 에일리언처럼 완전 초현실이야! 이 흐물흐물하게 찌그러진 액체 상태의 것은 원래 무엇이었지? 나는 그 정경을 보여주고 싶어 여자를 데려온 적이 있었는데, 왠지 다들 즉각 도망쳤다. 뭘 모른다니까. 진짜.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다. 여자라는건, 하긴 남자도 그렇지만.
하지만 그 지복의 시기를 지나면 성자필쇠의 이치에 따라 도시락은 다시 흘배긍로 변해간다. 말라비틀어져 작아져간다. 작고 얇아져서 어떤 의미에서는 도회지의 화석이라고 할 수 있는 어떤 것이 된다. 냄새 또한 약하고 희미해져서 어떤 의미에서는 낙엽이나 쇠에 슨 녹 같은 것이 된다. 이거, 어떤 의미에서는 최고급 와인과 똑같은 것이다. 뭐랄까, 내 방의 쓰레기는 어떤 의미에서는 내 역사의 일부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얼룩말 2007-07-29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이 책 읽고 있어요^.^

LAYLA 2007-07-29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신기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