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죽음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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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인 조그만 꽃을 보고 가슴이 뛰어서, 나이 든다는 건 청아한 일이라고 스스로 감동하곤 다. - P29

나도 이제 글렀어. 돈은 있는데 갖고 싶은 물건이 하나도 없지 뭐야. 나이 드니까 욕심이 없어져. 욕심은 젊음인가봐. - P49

인간의 유전자가 제대로 힘을 발휘해주는 시기는 쉰 살에서 쉰다섯 살 정도까지에요. 쉰다섯 이후로는 개인차가 굉장히 크게 벌어집니다. 생활 습관에 따라 상태가 좋은 사람은 건강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점점 나빠져요. 쉰 살까지는 유전자가 생존, 생식 모드로 프로그래밍되어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등하게 건강히 일을 할 수 있는 거죠. 쉰다섯 살 이후 종족 보존이 끝나면 사회적으로는 세상을 위해서, 또 남들을 위해서 필요한 존재일지언정 생물학적으로는 필요 없는 존재가 됩니다. 결국 어떤 동물이든 태어나서 생식하고 죽는 게 다잖아요? 그 사이에 다른 일도 하는 건 인간뿐이죠. - P99

여기는 죽어가는 사람뿐인데, 안 괴로워요?

저어, 여기서는 환자분이 돌아가셨을 때 울어도 돼요.

누가?

제가요. 일반 병원에서는 반드시 프로답게 굴어야 해요. 환자분이 돌아가셔도 절대로 울지 않도록 교육받죠. 학교에서도 그렇게 배우고요. 하지만 여러 환자분이 계시잖아요. 그중에는 마음이 무척 잘 통하는 사람도 있고요. 그런 분이 돌아가실 때면 정말로 슬퍼요. 그래도 울어서는 안 되죠. 전 여기서도 처음에는 참았어요. 전에 있던 병원에서처럼요. 그러자 수간호사님이 울어도 된다,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도 된다고 마씀해주셨어요. 그래서 울었더니 정말로 기ㅜㄴ이 좋았죠. 울면 편해지잖아요. 그게 가장 기뻐요.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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