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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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설을 쓰다 보면 1,2년은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당신 은 사람은 소설을 쓰지 않았더라면 쓸데없는 일에, 하나마나한 일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을 테니 말입니다. - P57

하루아침에 멋진 소설을 쓰겠다는 환상을 품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지 못한다고 재능이 없는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금물입니다. 당신은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먼 길을, 평생에 걸쳐도 도달하지 못할 만큼 먼 길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흥미로운 길을 지금 막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 정도로 품이 깊은 일을 하지 않으면 당신은 뭘 해도 만족하지 못하고 수시로 직업을 바꾸면서 불만 가득한 삶을 살아갈 겁니다. - P58

영화나 TV는 많은 사람과 같이볼 수 있고, 음악과 미술도 사람들과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학은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책 한 권을 동시에 보는 일은 없지요. 문학만큼개인으로 돌아갈 수 있는, 즉 자신의 영혼과 마주할 수 있는 예술은 없습니다. 책을 읽는 이들은 삶의 의미를 따지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심각한 의문을 품고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영혼과 마주한 나머지 책을 집어 듭니다. 그런 심정으로 책을 접하는 독자들은 고독합니다. 그들의 혼란스러운 고독을 구원할 수 없다면, 최소한 질서 정도는 세워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은 문학의 사명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소설을 쓰는 사람은 읽는 사람보다 몇 배는 깊은 고독을 경험해야 합니다. 고독의 숙련공이 아니면 소설가일 수 없습니다. - P74

일반적으로 조금 더 쓰고 싶다 하는 시점에 그만두는 것이 선배들의 경험에서 나온 교훈입니다. 그리고 이는 진실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쓰고 싶다, 조금 더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계속해서 쓰면 결국 이제 더는 쓰고 싶지 않다, 이제 못 쓰겠다 하는 시점에 펜을 내려놓게 됩니다. 그러면 자신감을 잃고 스트레스를 받아 다음 날 집필에 지장을 줍니다. 그리고 그런 현상이 계속되면 작품의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건강도 해칠 수 있습니다. 매일 여유를 남겨 두고, 자신감이 고조되었을 때 펜을 내려놓으십시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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