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잡는 브랜딩 - 농부시장 마르쉐,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삼청점), 파머스파티, 우유부단 '각자도생이 아닌 함께 살기'로 성공한 4개의 브랜드 이야기
한지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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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울타리를 세울 줄 아는 브랜드를 존경한다. ‘정체성의 경계선‘을 그을 줄 아는 자는 강하고 현명하다. 자신이 상대해야 하고, 상대하고 싶은 고객을 똑바로 바라보기 위한 첫걸음은 바로 이 선을 긋는 행위다. 어찌 보면 자신들의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에게만 상품을 판매하겠다는 배타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제품의 본질을 공유하고, 고객과 더 적극적으로 관계 맺기 위해 똑 부러진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의 내적 장애를 드러냄과 동시에 자신의정체성을 더 확실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 P45

모든 존재는 있어야 할 이유와 없어도 되는 이유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브랜드도 그렇다. 거창하고 대단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브랜드라 하더라도 짊어져야 할 그림자가 반드시 따르게 마련이다. 꼭 있어야 하면서 없어도 되는 브랜드, 제발 없었으면 좋겠지만 있기 때문에 돌아가는 다양한 이슈들이 공존하는 세계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를 잘 인식하고 현명하게 다루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관계를 맺어가는 브랜드가 결국 성장한다. - P47

브랜딩은 런칭 초반에 가장 폭발적인 힘을 발휘한다. 기존 시장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총력을 다해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했을 테니, 초반에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지 않으면 안된다는 법칙은 브랜딩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불문율이면서 동시에 강박이기도 하다. 어떻게든 ‘오픈빨‘을 확실하게 만들어내기 위해 힘을 쏟아붓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우리가 마음에 두어야 하는 부분은 ‘브랜드가 얼마나 차근히 성장하고 잘 나이 들어가는가‘하는 점이다. 앞으로도 쭉 계속해서 브랜드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내야 하는 브랜딩의 성장 작업은 브랜드 자체의 힘 없이는 불가능하다. - P86

나는 기업이나 브랜드의 팬덤 조성에 해 조심스럽게 접근했으면 한다. 응원에 기대 살아가려는 기업과 브랜드는 시간이 가면서 점차 힘이 약해진다. 다롬함에 빠져 물렁해져버린다. 그러니 조금 매몰차게 말하자면, 팬들을 100퍼센트 믿어서는 안 된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자격이 만들어준 관심과 네트워크를 믿고 브랜딩의 긴장을 놓쳐서는 안된다. 사랑으로 가득찬 팬보다는 똑똑하고 합리적인 고객들과 정당하게 관계를 맺어야 한다. - P116

브랜드의 정체성을 단단하게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며, 꾸준함의 의미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 이 일의 적임자다. 다른 어떤 과정보다도 중요한 브랜딩의 첫 번째 업무다.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브랜딩 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꽤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뚝심 있게 해나가야 한다. 그래야 고객들이 헷갈리지 않는다.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면, 더 확실하게 반복할 자신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 P136

내가 좋아하는 업스트림의 스티커가 있데, 거기엔 이런 말이 적혀 있다.

"Capitalism? We can do better."
"You don‘t hate Mondays, you hate capitalism."

언뜻 보면 그냥 ‘좌파구나‘ 생각하고 지나갈 법하지만 나는 이 스티커를 보면 마음이 시원해진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도 그 기저에는 "지금보다 더 즐거울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 분명 있다". "당신은 무작정 뭔가를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니까 괜찮다"라는 휴머니즘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나쁜 놈은 물러가라는 분노 기반의 시위가 아닌, 더 좋은 무언가를 장전하고 있는 노련한 전략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다. - P170

부탄의 공주 케장 초덴 왕축은 이런 야기를 한다.

"좋은 삶이란, 행복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삶의 목적으로 진지하게 설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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