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테라오 겐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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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발뮤다 제품에 대한 극찬이 쏟아지며 국내시장에서도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나는 소비자로서 무척 황당한 일을 겪었었다. 발뮤다 토스터를 구매해서 사용해보니 스팀분사력이 신통치 않아 AS를 신청하였는데, 한국지사에서는 감히 발뮤다 제품에 이상이 있을리가 없다는 식의 태도로 응대를 한 것이다. "저희도 토스터 사무실에서 쓰는데 잘 쓰고 있는데요?" 담당직원의 형편없는 응대에 결국 한국지사를 담당하는 분에게까지 항의가 올라갔고, 그 분은 정말로 제품이 문제가 없다며 원한다면 내가 택배로 반품시킨 제품과 새제품을 우리집으로 가져와 동일 환경에서 테스트를 해주겠다고 하였다. 그러시라고 했더니 정작 우리집에는 새제품만 가지고 오셨고. 더 이상 머리 아프기 싫어 새제품 성능을 확인하고 그 제품으로 교환을 받은 뒤 해당 컴플레인은 종료하였다. 그런데 그 모델, 몇 년뒤에 무상리콜 실시하더라. 실제로 제품에 문제가 있었고 피해고객이 나 혼자만이 아니었던거다. 죽은 빵도 살린다는 명목으로 비슷한 제품에 비해 몇 배의 가격을 받고 품질도 신통치 않으니 나는 그 이후로 늘 "죽은빵을 살리기 위해 수십만원짜리 토스터기를 사느니 그냥 살아있는 빵 바로 사서 먹으면 됩니다." 라고 말하고 다닌다. 나는 지금도 발뮤다는 과대평가되었다고 확신한다. 그럼에도 그 창업자의 글을 읽은 건 워낙 평이 좋았기 때문인데...인간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은 여기에도 적용이 될 것 같다. 여러 후기의 극찬을 믿고 토스터기 사서 그 고생을 하고는 또 같은 실수를 하다니. 글이 아주 엉망인것은 아닌데 글쎄, 아무것도 없이 무대뽀로 도전하여 발뮤다의 성공을 만들었다는 스토리라인이 가지는 설득력이 그리 강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사업은 이런 사람이 하는구나 싶은 감상은 있었지만, 내가 독자로서 굳이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스티브 잡스가 초기에 제품을 만들때 완전무결한 미의식에 집착하여 보이지 않는 내부나 회로디자인에도 관여하였단 이야기는 무척 흥미롭게 읽었었는데, 이 책은 그런 종류의 내용(브랜드의 방향성과 철학 등)보다는 발뮤다 창립자의 개인적 삶의 여정과 어떻게 발뮤다를 성공시켰는지 일본만화같은 감성의 성장과정에 더 방점을 찍는다. 솔직히 발뮤다 창립초기에 돈이 없어서 고생했다는 이야기 보다는 디자인이나 제품에 관한 이야기에 더 관심이 있었던지라 실망이 컸던거 같다. 특히나, 실제로 디자인에 관심을 먼저 가진 건 아내였음에도, 아내는 내조와 서포트만 하다 육아하느라 이제는 회사에도 나오지 않는 현실에 대해 태평하게 아내의 바람을 자신이 이어받았다는 소리를 하는 부분은 최악이었다. 안 좋은 책까지는 아니지만 소문만큼 좋지는 않은, 딱 발뮤다 같은 책이었다. 

˝한 번 성공해보면, 다음에도 반드시 성공할 거야!˝ 이건 어머니가 자주 하던 말인데, 지금도 나 자신에게 반복해서 들려주는 말이다. 살다보니 요행수로 들어맞은 일도 당시의 조건만 갖춰진다면, 다시 성공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았다. - P1

류가사키에서는 내가 속할 곳이 없다고 느꼈다. 그러나 최소한의 짐을 가지고 여행을 하는 동안, 나는 단 한 번도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다. 마음이 불편한 도 없다. 이 여행이야말로 내가 있어야 할 자리이기 때문이다. 원래 그랬던 게 아닐까? 어떤 장소나 집단에 정착해서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라고 생각하는게 틀렸던 건지도 모른다. 변화가 많고 불안정해도 여행이,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는 인생이, 우리의 자리인 것이다. 오히려 소속이나 직업 같은 것들이야말로 불안정한 것이 아닌가? 몸뚱이 하나와 발을 딛고 서 있을 지면만 있다면 인간은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다. 나는 여행을 통해 그 사실을 온몸으로 배웠다. - P2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디자인한 형태를 아직 세상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적ㅇ도 오늘까지는. 내 아내가 돼버린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아내는 지금껏 나의 활동을 뒷받침해줬고, 몇 년 전까지 회사 일을 함께했다. 더구나 육아에 발을 내딛게 되면서부터는 디자인 작업을 할 시간이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아내가 가지고 있던 바람은 형태가 있는 물건을 이 세상에 남기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바람을 내 가 이어받았는지도 모른다고 내 멋대로 생각할 때가 있다.- P3

꿈이 끝났다는 건 가능성을 잃었을 때가 아니다. 애초에 우리는 가능성을 잃을 수 없으니까. 꿈은 그것의 주인이 열정을 잃었을 때에야 비로소 끝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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