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나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하셨다
데즈카 오사무 지음, 정윤아 옮김 / 누림 / 2006년 10월
품절


내가 결정적으로 만화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어머니의 충고 덕택이었다. 사실 어릴적부터 의사를 꿈꾸어 왔었고 또 한편으로는 만화를 그리고도 싶었다. 이 두 갈래길에서 진로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될 순간이 왔을 때, 나는 어머니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동경에 가서 만화를 그리고 싶어요 하지만 여기 남아서 의사를 계속하고 싶기도 해요"
어머니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내게 되물었다
"네가 정말 좋아하는 건 어느 쪽이니?"
"만화예요"
"만화가 그렇게 좋다면 동경에 가서 만화가가 되거라."
오랜 대화가 필요치 않았다. 그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라는 말 뿐이셨다.-115쪽

인간이 동물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을 때 아프리카나 동남 아시아의 정글에 사는 사람들은 지금 우리들처럼 삶에 대한 미련이나 번뇌가 그리 강하지는 않았으리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자손에게 남길 유산도 없었을 것이고 유가족이라고 해도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았던 만큼 그 의미도 희박했을 것이다. 맹수의 공격으로 죽음에 이르게 되면 '내가 죽게 되는구나'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만큼 그들에게 생명은 원초적이면서도 간단명료한 이미지인 것이다.-122쪽

평화를 향유하면서도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한 채 막연한 불안감을 갖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인지도 모른다. 오히려 전쟁과 같은 혼란 속에서 인간은 희망적이고 밝은 미래를 간절히 원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삶에 대한 애착'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172쪽

카츠사이는 '아기에게 감사하자'라는 색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는데 그는 늘 입버릇처럼 그 운동을 사회에 확산시키고싶다고 말하곤 한다. 내가 어째서 아기에게 감사해야 하느냐고 물으면 카츠사이는아기는 우리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우리가 죽은 후 아기는 세계의 주인공이 될 것이고 그들은 다음 세대를 책임질 귀중한 인재들이라는 설명이다. 이를테면 아기는 미래에서 온 '미래인'인 셈이다. 미래인은 우리보다 훨씬 뛰어날 것이라는 새악으로 아기를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있는 것이다. 나는 오히려 그들의 변화된 모습을 감싸 안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이 두 팔을 벌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일 때 아이들도 어른을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을 것이다.-185쪽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히피드림~ 2007-03-07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읽었어요. 알라딘에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아는 분들이 별로 없네요.
레일라님 반가워요.^^(ㅎㅎ 친한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