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대중문화의 숲에서 희망을 보다 - 미디어 디스토피아에서 미디어 유토피아를 상상하다
정여울 지음 / 강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일단 책을 읽는 내내 짜증난 부분이 있었다.

나는 루쉰의 글을 통해 글이란 자고로 무조건 아름답고 봐야 한다는 미학적 허영과 결별할 수 있었다.-343쪽

이런 작가의 고백과는 달리 내가 읽기에는 무척이나 거추장스러운.힘든 문장이었다고 해야 하나.

이 영화 속 아이들이 맞닥뜨린 현실은 미디어가 현실을 번역할 때 흔히 쓰는 완곡어법의 거름종이로도 그 참혹함이 여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은 더욱 소중한 성장영화다. 날것의 현실이 보여주는 참혹함은 미디어의 기름진 수사학에 절여진 우리의 얄량한 휴머니즘을 가차없이 베어버리기 때문이다.

한 두 문장쯤이야 캬. 좋쿠나 하고 넘어갈수 있지만 이런 수식어 주렁주렁한 문장에 처음부터 끝까지..

그 수식어들이 참으로 기름졌다. 는게 나의 느낌이고 이것이 나의 취향이 아니었기에 읽는 동안 참 괴로웠다. 그리고 한번 맘에 안드니 이것저것 다 맘에 들지 않았다.

아니 왜 이렇게 줄 간격이 넓은겐가. 이거 줄여서 얄쌍하게 내면 안돼? (넓은 줄 간격 싫어한다. 이 책의 줄간격은 귀여니 책 줄 간격과 맞먹는 듯. 물론 귀여니와 이 책의 작가 수준은 천지차이다만)

삽화도 맘에 안들었다. 별로 책 내용과 연관성도 없어보이는데다가 심지어 한번썼던 그림을 재배열 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재활용해서 집어넣기도 한다. 성의없어보이고 무엇보다 안이쁘다. 차라리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대중문화, 책 표지 사진이나 영화 드라마 사진이나 집어넣지! (실제로 책을 보면서 사진이 이쯤에서 한장쯤 나와주면 좋겠는데. 싶은 답답한 순간이 있었다. 허공에의 질주 같은 영화 이야기를 할 때 라던지...)

또 저자가 무척 사랑해하는 듯한 수식어 '투명한'. 투명한이 얼마나 많은 단어의 수식어로 쓰일 수 있는지 볼 수 있다. 이것도 싫었다.

그리고 때때로 누군가의 싸이월드 다이어리를 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쪼금 있었다.

나는 그런 종류의 민망함을 참지 못했고 그래서 최대한 빨리 때로는 슬쩍 그 부분을 담타넘듯이 넘어가버렸다는 것.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끝까지 손에서 놓지 못했다는 것 (사실 이건 어느정도의 오기가 발동해서 였기도 하다만) 그리고 어느 부분에선 정말 빠져들어 흥미진진하게 정신없이 읽어나간 부분이 있다는건 부인할 수가 없다.

크게 본다면야 위의 단점쯤이야 사소한 것일 테고 거기다 다분히 주관적이고 감정적이기 까지 한 한 독자의 투정. 음 투정이라고 하기엔 너무 격하군. 하여튼 무시해도 좋을 한 독자의 뻘소리라고 치부해도 될 만큼 괜찮은 책인거 '같다.'

'같다.' 라고 표현하는 건 역시 내가 이 책의 장점을 크게 쭉쭉 흡수하며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장점+단점해도 단점을 용서할 수 없고 단점과 장점과 끝까지 떼어놓고 생각하는걸 보면 말이다. 나는 감정적인 인간이라 좋으면 단점이고 뭐고 신경안쓰고 무조건 좋다고 외치는 그런 사람인데 이책은 절대 그런 책은 아니었다.

그래도. 분명 와. 많이 느끼기도 했고 저자의 드라마와 영화와 고전과 음악을 넘나들며 그야말로 대중문화의 숲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저자의 드넓은 대중문화의 폭. 저자만의 그 '숲'의 크기에 감탄을 하기도 했다.

나 말고 다른 리뷰는 모두 좋은 말, 감탄이 담겨있는 걸 보니 과연 좋은 책인거 '같다'

아마 나의 이런 평은 무식한 일반 독자의 평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추측을 해본다)

책을 보는 독자들의 지적수준은 참으로 다양하니까..^^

하여튼 중요한 건 어떤 지적수준의 위치에 있던 내가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이라 생각하고 나의 솔직한 생각을 별점 3개와 함께 남겨본다. 

덧붙여 책 뒷표지에 있는 추천사가 참 좋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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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11-28 0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은 다릅니다. 여자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는 책 말이죠 제가 읽은 책 중 가장 허접한 그 책의 리뷰는 찬사 일색이어요. 몇번 읽었다는 말도 있구... 그니까 남과 다르다고 님이 무식한 건 절대 아닙니다. 글구 저두 줄간격 넓은 책 싫어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