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장의 구조변동 - 부르주아 사회의 한 범주에 관한 연구 나남신서 42
위르겐 하버마스 지음, 한승완 옮김 / 나남출판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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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된지 60년 가까이 지난 고전이지만, 여전히 우리사회의 문제의식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대한민국의 공론장을 적절히 해부하고 비판하는데 아직도 유의미한 책이다.

저자는 18세기 커피하우스, 살롱 문화을 살펴봄으로써 부르주아 공론장의 현대적 함의를 파헤친다. 수준 이상의 교육, 적당한 부, 공적영역에 대한 사적 주체들간의 의견교환 및 비판이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엘리트주의를 정당화하는 이론으로 폄하해서는 안된다. 계급투쟁의 정신은 소수 엘리트의 의사가 공론으로 둔갑했들 때, 이에 박수갈채만을 보내는 대중의 허위의식 비판에 있다. 모든 사람을 엘리트화하여 각자의 의견을 표출하는 공중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

우리사회의 언론, 공공기관, 정당, 대중매체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는가? 하버마스는 이 질문에 이미 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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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커뮤니케이션 사상사 나남신서 1379
조맹기 지음 / 나남출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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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아쉬운 책이다. 학술서에 가깝기 때문에 문장 하나하나에 들어가는 학술적 함의를 읽어내는건 독자의 몫이니 그렇다 쳐도, 글의 구성자체가 좀 난잡하다. 로크를 정리할 땐 로크가 언론의 자유에 미친 영향만 집중하거나, 그의 사상을 폭넓게 조망하거나 둘 중 하나만 해야하는데 둘 다 하려니 이도저도 아닌 글이 되어버렸다. 이니스의 미디어 결정론을 분석할 때도 '이니스는 미디어 결정론을 주장했다'는 것 빼고는 명확한 설명이 없다. 그가 어떤 부분을 긍정하고, 어떤 부분을 부정했는지 모호해진 것이다. 다른 파트에서도 해당 학자의 핵심주장을 1차자료를 근거로 정리하기 보단, 2차자료를 나열하는데 그쳤다.

잘 읽으면 얻어갈게 분명 있는 책이긴 하다. 그러나 '사상사'라는 기획에서 구조적으로 좀 벗어난 책인것 같기도 하다. 단순나열이 아닌 좀더 조직적인 서술로 개정되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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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의 이해
윤석민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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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학의 개론서다. 실천학문에서는 어떤 소통방법이 효과적인지(심리학, 인지과학 측면)와 그에 따른 결과(사회과학, 통계학 측면)에 집중한다면, 커뮤니케이션학은 이에 관한 메타이론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를 숙고하는 학문이다.

애초에 개론을 목표로 두고 있는 책이기에 서술방식은 논쟁적이기보다 교과서적이다. 그럼에도 자기 주장을 곳곳에 심어놨다. 이른바 숙의민주주의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저자는 해체담론이 낳은 대안없는 지식의 고고학 대신,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 커뮤니케이션 발전을 긍정한다. 독자인 나도 깊이 공감하는 바이다.

저자는 자신의 글이 아직 미진하고 어설프다고 겸손히 말하지만, 여태껏 해왔던 연구와 광범위한 참고문헌을 잘 압축하여 녹여냈다는 점에서 이 책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개론적인 지식을 잘 습득하고, 뒤에 나오는 참고문헌도 살피며 비교분석 한다면 더할나위 없는 양질의 공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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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VS 실천 - 19세기 찬란했던 승리와 마르크스의 테제 강신주의 역사철학·정치철학 강의 1
강신주 지음 / 오월의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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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대중강연자의 묵직한 책이다. 마르크스의 실천철학을 쉬운 언어로 잘 풀어냈다. 물론, 감히 평가하길 군데군데 거칠고 어설픈 주장도 분명 있다. 그러나 인문•철학에 어느정도 익숙한 독자는 알아서들 걸러 읽으시리라. 특히 엥겔스의 눈으로 보는 마르크스는 비판하면서, 마르크스의 눈으로 보는 헤겔과 포이어바흐는 지지하는 그의 입장은 자가당착 아닌가 싶다.

사상적 깊이, 글과 실천이 다른 삶은 어느 작가든 공격받는 주제지만, 유독 강신주에게는 더 가혹한 평가가 내려지는 듯하다. "텍스트를 이상하게 해석하는데 돌팔이 아니냐, 너도 글쓰고 강연이나 하는 먹물인데 노동을 논할수 있느냐, 왜 그렇게 페미니즘에 대해서 적대적이냐". 굳이 강신주를 변호해보자면, 철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딴 제도권 학자고 텍스트 해석도 자기 생각이기보단 다른 학자의 해석을 녹여낸거 뿐이라는 것, 어떤 작가든 사상과 삶의 간극은 넓다는 것, 페미니스트 역시 그를 가부장제에 쩌든 엘리트 남성으로 적대한다는 것으로 반박할 수 있겠다.

철학사 책도 많고, 번역된 주요 철학자의 책도 많다. 그러나 전달력을 배우고 싶다면 이 책을 읽는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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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3-09-12 0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딴지를 걸자면, 이분이 욕먹는건 기존 학계와 주장이 다르기 때문에 욕을 먹는 거에요. 박사학위 논문으로 쓴 장자도 노자와 다르다고 하는 논문인데 이거 강신주가 전세계 처음이예요. 그의 동양철학에 대한 해석이나, 서양철학의 해석과 접근은 독창성이 있고 날카로움이 있어서 많이들 좋아하기도 하지만, 학계에선 미움의 대상으로 공공의 적이 된 거죠. 대중에 알려진 학자라는 이유로 굳이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앵무새 처럼 떠드는 학계의 비판이 그를 더 빛나게 해준다고 생각되네요ㅣ

St.Silverstone 2023-09-12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한 가르침 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신주씨의 다른 책이나 논문 등 읽을 기회가 생겼을때 참고 하겠습니다.
 
에티카, 자유와 긍정의 철학 - 스피노자 철학 읽기
이수영 지음 / 오월의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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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는 이렇게 말한다. "인생은 왜 고통스러운가? 집착하기 때문이다. 집착은 어떻게 버릴 수 있는가? 모든 것이 공임을 깨달으면 된다".

스피노자의 대답은 다르다. 그는 우리가 본질적으로 코나투스, 즉 실존을 욕망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따라서 기쁨은 실존의 더 커진 긍정, 슬픔은 실존의 더 작아진 긍정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실존의 더 커진 긍정, 기쁨을 어떻게 지속할 수 있는가? 스피노자는 우리가 "이성적"이 될 때 가능하다고 답한다. 그에게 있어 이성적이라 함은 원인을 분명히 안다는 말이다.
스피노자는 만물의 원인이 "신"임을 인정하면서도, 종교없이 신의 본성을 따라서 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미 신의 본성이 내재된 신의 양태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친절한 이 책이 스피노자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저자는 들뢰즈를 통해 스피노자의 작품을 읽을 수 있었다는데, 나에게는 아직 들뢰즈도 무리다. 에티카를 읽다가 포기했다면, 이 책이라도 먼저 읽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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