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아쉬운 책이다. 학술서에 가깝기 때문에 문장 하나하나에 들어가는 학술적 함의를 읽어내는건 독자의 몫이니 그렇다 쳐도, 글의 구성자체가 좀 난잡하다. 로크를 정리할 땐 로크가 언론의 자유에 미친 영향만 집중하거나, 그의 사상을 폭넓게 조망하거나 둘 중 하나만 해야하는데 둘 다 하려니 이도저도 아닌 글이 되어버렸다. 이니스의 미디어 결정론을 분석할 때도 '이니스는 미디어 결정론을 주장했다'는 것 빼고는 명확한 설명이 없다. 그가 어떤 부분을 긍정하고, 어떤 부분을 부정했는지 모호해진 것이다. 다른 파트에서도 해당 학자의 핵심주장을 1차자료를 근거로 정리하기 보단, 2차자료를 나열하는데 그쳤다.잘 읽으면 얻어갈게 분명 있는 책이긴 하다. 그러나 '사상사'라는 기획에서 구조적으로 좀 벗어난 책인것 같기도 하다. 단순나열이 아닌 좀더 조직적인 서술로 개정되어 나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