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의 경제학 - 정보 비만과 관심 결핍의 시대를 사는 새로운 관점
토머스 데이븐포트.존 벡 지음, 김병조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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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바야흐로 구독경제와 주목경제의 시대다. 이 책은 주목경제,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관심 경제'에 관한 이야기다.

사실 '관심'의 문제가 지금에야 등장한건 아니다. 전부터 기업은 고객의 이목을 끌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했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 과해진 나머지 현대는 정보의 홍수 시대가 되어버렸다. 이제는 정보를 가능한한 많이 제공하는게 아니라, 그런 수많은 정보중 무엇을 걸러내느냐가 중요한 시대다. 이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바로 '관심'이다. 웹사이트에 등장하는 여러 팝업광고와 배너광고, 읽히지 않은채 용량만 잡아먹는 광고메일, 시시때때로 울리는 앱푸시에 고객은 피로감을 느낀다. 때문에 양보다는 질로 정면승부 해야하는 것이다.

책의 군데군데 유용한 내용도 있지만, 대부분은 원론적이고 이미 알려진 얘기들이다. 조금 과장을 보태어 말하자면 이 책은 굳이 읽을 필요가 없다. 사례 분석도 부족하고, 그에 대한 대안은 두루뭉술하고 부실하다. 차라리 신경심리학과 뇌과학에 관한 책을 읽는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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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 하버드 최고의 뇌과학 강의
제레드 쿠니 호바스 지음, 김나연 옮김 / 토네이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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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학습하는 과정을 뇌과학을 토대로 풀어낸 책이다. 우리가 어떻게 인지하고, 기억하며, 다시 기억을 출력하는지에 관해 명쾌하게 답한다.

이 책이 특이한 점은 책 구성에 있다. 내용은 주로 스토리텔링 방식에 의존하는데, 이는 10장을 적용한 것이다.
책의 중간중간 시각 이미지가 나오는데, 이는 2장을 적용한 것이다. 도표나 텍스트보단 몇가지 키워드와 그림을 이용한 것이 눈에 띈다.
각 장의 구성과 배치는 일관적이다. 주제에 관한 스토리, 자주 받는 질문, 요점정리 순으로 이루어져있다. 인간은 개인화, 일관성, 기대와 예측 등으로 학습한다는 책의 주요골자를 토대로 순서를 짠 것이다.

설득, 대화법, 학습 등에 관한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있다. 이런 책들은 주로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하고, 상대의 호의를 끌어낼 수 있는지에 관해 다룬다. 한마디로 훈련법을 제공하는 것이다. 반면 이 책은 전략을 말한다. 이미 뇌과학으로 풀어낸 인간의 행동과 학습과정을 토대로 전략을 잘 짜보라는 것이다. 전략이 먹힐지 당장 실험해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질만큼 재밌는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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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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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대중과학의 거두라 할만하다. 이 책이 번역되어 나온지 20년 가까이 됐음에도 여전히 얻어갈 아이디어가 많다. 무엇보다 난해하고 복잡한 물리학의 미시적 매커니즘을 대중의 언어로 풀어썼다는건 기적 같은 일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끈이론을 연구한 학자다. 이 책 역시 그간 학계에서 논의되었던 끈이론을 중심골자로 하고 있다. 끈이론은 물질, 질량, 힘 등이 아주 짧고 진동하는 고리형 끈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이 끈은 각각 다른 '장력'과 진동수를 갖고 있다.

읽다보면 끈이론에 너무 과한 기대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theory of everything, 즉 만물을 설명하는 '궁극의 원리'를 찾는데 끈이론을 능가하는 모델은 아직까지 없다.

앞으로 '중력자'를 발견할 수 있을까? 시공간을 넘어선 다른 차원의 영역을 실험적으로 탐구할 수 있을까? 이런 문제 앞에 과학은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그럼에도 과학이 여전히 매력적인건 이 모든 것에 열려있다는 점이다. 모든걸 신이 했다고 하면 아무것도 설명할게 없다. 그러나 인간은 설명하기 위해 끝없이 도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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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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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심리학에 관한 책이다. 책의 원제는 "The Righteous Mind", 직역 하면 "옳은 마음" 정도 된다. "바른 마음"도 크게 의미에서 벗어난 번역은 아니다. 그렇다면 저자는 "무엇이 옳은가?"에 대해 말하고 싶은걸까? 그렇지 않다. 그것은 철학, 혹은 좁게 말하면 윤리학이나 종교의 영역이다. 저자는 대신 "무엇을 옳다고 믿는가?"에 집중한다. 이는 사회학 혹은 과학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책에서 저자는 마음의 두 부분을 가정한다. "코끼리"와 그 위에 올라탄 "기수"이다. 전자는 흔히 말하는 직관 혹은 감성을, 후자는 이성 혹은 논리성에 대한 은유다. 코끼리는 힘이 세고, 덩치가 크며, 상황에 반사적으로 반응한다. 기수가 아무리 애써도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인간의 마음과 도덕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흔히 냉철한 이성이 올바른 도덕을 만들어내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실제로 도덕적 판단은 직관이 먼저 내리고, 이성은 이미 내린 판단을 정당화할 뿐이다. 한마디로 정부가 이미 결정한 정책을 정당화 하는 연설비서관 혹은 대변인의 역할이 이성이라는 것이다. 이는 "이성은 열정의 하인"이라 말한 데이비드 흄의 견해와 일맥상통한다.

여기까지 왔을 때 우리는 이런 의문이 든다. "도덕은 인간활동의 부산물일 뿐인가?". 저자는 이런 주장에 반대하며, 다윈의 집단선택과 뒤르켐의 기능주의를 과학적, 심리학적 근거를 들어 옹호한다. 현대의 정치적, 종교적, 도덕적 극단주의에 신물이난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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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 팔레스타인 - 제2판
홍미정.서정환 지음 / 시대의창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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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영토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팔레스타인은 원주민으로서, 이스라엘은 성서의 기록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기반으로 권리를 내세운다.

발단의 시작은 벨푸어 선언이다. 유대인이 영국을 지지한다면 정착할 땅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표면상으론 종교적 색채가 강했지만, 영국의 속셈은 오스만제국 정복에 있었다. 팔레스타인은 공식정부가 없다는 이유로 빈 땅 취급을 당했고, 유대인은 강대국의 힘을 빌어 팔레스타인에 정착했다. 사실상 강탈이다. 물론 홀로코스트 이후 유대인이 자기 권리를 되찾았다는것엔 의미부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강대국의 잘못을 팔레스타인이 보상해줘야 한다는건 모순이다. 또한 기원전 종교문서를 근거로 영토권을 주장하는건 현대사회 이치에 맞지 않다.

하마스의 강경투쟁을 비판하기 전에,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파악하는게 우선이다. 이 책은 그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쉬운 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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