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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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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심리학에 관한 책이다. 책의 원제는 "The Righteous Mind", 직역 하면 "옳은 마음" 정도 된다. "바른 마음"도 크게 의미에서 벗어난 번역은 아니다. 그렇다면 저자는 "무엇이 옳은가?"에 대해 말하고 싶은걸까? 그렇지 않다. 그것은 철학, 혹은 좁게 말하면 윤리학이나 종교의 영역이다. 저자는 대신 "무엇을 옳다고 믿는가?"에 집중한다. 이는 사회학 혹은 과학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책에서 저자는 마음의 두 부분을 가정한다. "코끼리"와 그 위에 올라탄 "기수"이다. 전자는 흔히 말하는 직관 혹은 감성을, 후자는 이성 혹은 논리성에 대한 은유다. 코끼리는 힘이 세고, 덩치가 크며, 상황에 반사적으로 반응한다. 기수가 아무리 애써도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인간의 마음과 도덕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흔히 냉철한 이성이 올바른 도덕을 만들어내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실제로 도덕적 판단은 직관이 먼저 내리고, 이성은 이미 내린 판단을 정당화할 뿐이다. 한마디로 정부가 이미 결정한 정책을 정당화 하는 연설비서관 혹은 대변인의 역할이 이성이라는 것이다. 이는 "이성은 열정의 하인"이라 말한 데이비드 흄의 견해와 일맥상통한다.

여기까지 왔을 때 우리는 이런 의문이 든다. "도덕은 인간활동의 부산물일 뿐인가?". 저자는 이런 주장에 반대하며, 다윈의 집단선택과 뒤르켐의 기능주의를 과학적, 심리학적 근거를 들어 옹호한다. 현대의 정치적, 종교적, 도덕적 극단주의에 신물이난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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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 팔레스타인 - 제2판
홍미정.서정환 지음 / 시대의창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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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영토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팔레스타인은 원주민으로서, 이스라엘은 성서의 기록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기반으로 권리를 내세운다.

발단의 시작은 벨푸어 선언이다. 유대인이 영국을 지지한다면 정착할 땅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표면상으론 종교적 색채가 강했지만, 영국의 속셈은 오스만제국 정복에 있었다. 팔레스타인은 공식정부가 없다는 이유로 빈 땅 취급을 당했고, 유대인은 강대국의 힘을 빌어 팔레스타인에 정착했다. 사실상 강탈이다. 물론 홀로코스트 이후 유대인이 자기 권리를 되찾았다는것엔 의미부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강대국의 잘못을 팔레스타인이 보상해줘야 한다는건 모순이다. 또한 기원전 종교문서를 근거로 영토권을 주장하는건 현대사회 이치에 맞지 않다.

하마스의 강경투쟁을 비판하기 전에,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파악하는게 우선이다. 이 책은 그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쉬운 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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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정부와 정치 - 제10판 국제지역연구소 번역시리즈 14
로드 헤이그 외 지음, 김계동 외 옮김 / 명인문화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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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이해하기 위해선 국제정치학과 비교정치학이라는 두 산맥을 등반해야 한다. 이 책은 비교정치의 정상에 오르기 앞서 사전 유의사항과 몇가지 훈련을 받는 베이스캠프에 빗댈 수 있을 것이다.

비교정치가 왜 중요한가? 현대의 서구화와 세계화 물결 때문이다. 현대의 정부 중 서구의 체계를 이식하지 않은 곳은 없다. 이슬람 국가는 몇몇 예외에 속하며 종교가 곧 정치의 수단이자 목적이긴 하지만, 이들도 서구화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무엇보다 현존하는 국가는 세계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식 국가인지 아닌지 결정하는 문제에서부터 국제기구의 합의를 따르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서구의 산물이기도 하다.

비교정치는 이러한 서구화와 세계화 속에서, 각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정치체계를 토착화하고, 자생적으로 유지하는지 밑그림을 보여준다. 이를 오롯이 이해할 때 한국인이 대한민국 정치를 보는 방식 역시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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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치론
존 베일리스 외 지음, 하영선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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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제대로 알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비교정치이고, 다른 하나는 국제정치다. 이 책은 후자에 대한 개론서다.

역시 개론서답게 국제정치의 주요 주제들을 폭넓게 다루었다. 학부용 교과서지만, 국제 이슈가 한국사회에서 가지는 함의를 보다 정확히 알고 싶은 모든 이들의 필독서다. 많은 나라가 그렇지만, 한국만큼 국제정치에 민감한 나라도 없기 때문이다.

아쉬운점은 책의 편집이다. 큼지막한 용지, 다단배열, 빼곡한 글씨는 독자를 지레 겁먹게 한다. 내용은 어렵지 않은데 읽기가 불편하다. 아마 전공서적 특성상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함이리라. 차라리 상•하편으로 분권해서 나왔음 좋았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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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가격 - 증여와 계약의 계보학, 진리와 돈의 인류학
마르셀 에나프 지음, 김혁 옮김 / 눌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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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돈으로 살 수 있는가? 아니, 더 정확히는 진리를 배우는데 가격을 매길 수 있는가?

저자는 이에 관해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현대 인류학까지 폭넓게 다룬다. 이 책의 첫 질문, '진리의 가격' 문제는 논의를 위한 첫걸음일 뿐이다. 걸음걸이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의례적 증여, 희생제의, 화폐 등의 이야기와 마주한다. 저자는 뒤르켐의 기능주의, 모스와 경제사가들의 진화론적 화폐관념 등을 차근차근 타파한다. 그리고 다시 '진리의 가격' 문제로 되돌아온다.

저자는 왜 이런 기획을 했을까? 단지 그가 마르셀 모스와 레비 스트로스의 권위자라서? 철학자이자 인류학자여서? 내 생각에 이 책은 저자의 자기반성이 이루어낸 산물이라 본다. 현대의 학자들은 진리를 추구하는 자들인가, 아니면 소피스트와 같이 지식 날품팔이들인가. 이 책은 후자가 되지 않기 위한 저자의 발버둥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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