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호 영어책 - 10년 내내 초보인 당신을 위한
오성호 지음 / NEWRUN(뉴런)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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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7 / 10

영어는 언어인가 시험과목인가? 영어는 소통의 수단인가 아니면 공부해야 할 대상인가? 저자는 영어를 대하는 많은 이들의 태도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한다. 출제하고 평가하기 좋은 영어가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그러한 영어문제를 내면화한 우리의 학습방법이 어떻게 왜곡되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시험만 바라보는 학습방법이 영어습득에 어떻게 방해가 되는지까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해낸다. 그러고나서 자신이 추천하는 영어학습의 태도를(학습법이 아니라) 소개하는대, 단어와 문법은 어느 정도면 되는지 설명한 것과 읽기-듣기-말하기-쓰기가 서로 교호하는 모양새를 설명한 대목이 재미있다. 2007년에 나온 책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여전히 생생하다. 비판점도 그렇고 해결책도 그러하다는 말이다. 다만, 책 디자인이 무척 시대적이다. 구성도 편집도 삽화도 심지어 추천사까지 2007년에 고착되어 있는 느낌이다. 영어는 과목이 아니라 언어라는 본질적인 내용이 2000년대 후반의 감성에 갇혀 있는 느낌이 자못 우스꽝스럽다. 어쨌든, 내용이 훌륭하니 그다지 문제될 것은 없다. 읽으면 좋을 양서(7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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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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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6 / 10

광고에 속았다.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필체로 유명하다 그래서 가볍게 읽으려고 펼쳤다가 낭패를 본 게다. 유머가 있으면 무엇하나, 주제가 이렇게 무거운데. 그것마저 없었다면 답답해서 도중에 책을 덮었을 테다. 그러니까 이 작가의 유머는 비장의 무기가 아니라 숨구멍인 셈이다.
유머를 심폐소생술하듯이 꽂아넣어가면서까지 작가가 쓰는 이야기는 무겁고도 씁쓸하다. 책을 읽고 나서 이렇게까지 가슴이 먹먹한 건 이청준의 <벌레이야기> 이후로는 처음인 것 같다. 선한 행동을 하려는 인간의 의지와 그것이 좌절될 때 생겨나는 수치심, 그리고 그 간극에서 파생되는 여러 사건들. 말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그러면서도 마음 한 켠에서는 이해할 수 있는 일들. 보고 있으면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지고 짜증스럽지만 약간은 안쓰럽고 또 약간은 어쩔 수 없지 싶은 그런 세상 일들. 그래, 읽고 나면 여운이 남는데 그 여운이 감동이 아니라 찝찝함인 그런 글이다. 소설이 기존의 도덕을 깨부수는 도끼여야 한다고 믿거나 독자를 불편하게 할수록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을 테다. 안타깝게도 나는 썩 그런 편이 아니라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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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 털보 과학관장이 들려주는 세상물정의 과학 저도 어렵습니다만 1
이정모 지음 / 바틀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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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7 / 10

글 잘 쓰는 과학자는 멋있다. 더군다나 푸근한 인상의 아재가 쓰는 유쾌한 글이라니. 트렌디하고 매력적이다. 과학에세이라는 장르로 소개되긴 했지만 딱히 과학적인 지식을 전달하겠다는 강박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일상의 단상과 인생의 교훈을 쓰려는데 마침 저자의 직업이 과학자라서 과학 얘기가 스며나오는 그런 느낌이다. 그 자연스러움이 나는 더욱 좋았다.
아쉬운 점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각각의 글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어디 칼럼에 주기적으로 기고한 것을 묶어놓은 모양이다. 글이 짧으니 다루는 주제도 간소해지고 논지도 단순할 따름이다. 물론 저자의 내공이 그 제한 속에서도 기지를 발휘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가지시 않는다(대개 시사적인 특정 이슈를 자연과학의 사례에 빗대어 비판적·풍자적으로 평하는 구성이다). 좀 더 긴 호흡에서 보이는 저자의 글이 궁금하다는 말이다.
다른 하나는 편집상의 문제다. 페이지 쪽번호가 가장자리에 없고 책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있다. 그것도 가로쓰기한 것을 세로방향으로 세워놓았다. 찾기도 힘들고 읽기도 힘들다는 말이다. 도대체 왜 이런 곳에 그런 식으로 배치한걸까? 읽는 내내 거슬렸다.
사소한 문제들을 감안하더라도 독자로서 재미있게 술술 읽은 것은 사실이다. 7점(읽으면 좋을 양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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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의 수수께끼 - 도깨비 없이 태어난 세대를 위하여
주강현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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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4 / 10

유명한 책이래서 기대하고 읽었는데 나는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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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y Potter and the Cursed Child - Parts One and Two : The Official Playscript of the Original West End Production (Paperback) -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J. K. Rowling / Little, Brown Book Group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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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완독한 원서다. 일전에 (해리포터 1권을 읽은 직후에) 원서 읽기의 효익과 기쁨을 말했었는데, 이 책을 읽다가 느낀 또 다른 바가 있어서 글을 남긴다. 그건 외국어를 번역하면서 읽다보면 한글보다 더 주의 깊게 읽게 되고 곱씹게 된다는 것이다.

해리포터가 델피와 싸우는 대목에서, 홀로 맞서며 고전하던 중 그의 동료들이 도와주러 오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해리는 ‘나는 지금까지 혼자 싸워본 적이 없어. 앞으로도 그럴테고(I‘ve never fought alone, you see. And I never come)‘라고 외치는데, 한국어 번역판을 읽을 때 나는 그가 약간 야비하다고 느꼈다. 물론 거대한 어둠에 대항하기 위해서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해리와 그 친구들의 우정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꼭 그렇게 말해야할까 다소 의아했었다.

그런데 원서로 읽고 나니 그 표현과 의미가 보다 명징해졌다. 델피와 싸우기 훨씬 전에 해리는 덤블도어의 초상화와 대화를 나눈다. 덤블도어의 조언을 (오해해서) 따랐다가 아들을 잃을 위기에 처한 해리는 이렇게 따진다.
Go. Leave. I don‘t want you here, I don‘t need you. You were absent every time it really counted. I fought him three times without you.(가요. 가세요. 여기서 나가주세요, 저는 교수님이 필요 없어요. 교수님은 언제나 꼭 필요할 때 안 계시잖아요. 저는 교수님 없이 볼드모트와 3번이나 혼자서 싸웠어요.)

그러나 결국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해리와 덤블도어(의 초상화)는 화해한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는 이렇게 끝마쳐진다.
Don‘t go! (가지 마세요!)
Those that we love never truly leave us, Harry. There are things that death cannot touch.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은 절대 우리를 떠나지 않는단다, 해리야. 죽음조차도 떼어놓을 수 없는 그런 것들이 있지.)

3번이나 혼자서 싸웠다는 해리와 혼자 싸워본 적 없다는 해리. 책을 곱씹으면서 읽자 그 사이의 일들이 보였다. 여러모로 유익한 일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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