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 7 / 10 글 잘 쓰는 과학자는 멋있다. 더군다나 푸근한 인상의 아재가 쓰는 유쾌한 글이라니. 트렌디하고 매력적이다. 과학에세이라는 장르로 소개되긴 했지만 딱히 과학적인 지식을 전달하겠다는 강박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일상의 단상과 인생의 교훈을 쓰려는데 마침 저자의 직업이 과학자라서 과학 얘기가 스며나오는 그런 느낌이다. 그 자연스러움이 나는 더욱 좋았다. 아쉬운 점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각각의 글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어디 칼럼에 주기적으로 기고한 것을 묶어놓은 모양이다. 글이 짧으니 다루는 주제도 간소해지고 논지도 단순할 따름이다. 물론 저자의 내공이 그 제한 속에서도 기지를 발휘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가지시 않는다(대개 시사적인 특정 이슈를 자연과학의 사례에 빗대어 비판적·풍자적으로 평하는 구성이다). 좀 더 긴 호흡에서 보이는 저자의 글이 궁금하다는 말이다. 다른 하나는 편집상의 문제다. 페이지 쪽번호가 가장자리에 없고 책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있다. 그것도 가로쓰기한 것을 세로방향으로 세워놓았다. 찾기도 힘들고 읽기도 힘들다는 말이다. 도대체 왜 이런 곳에 그런 식으로 배치한걸까? 읽는 내내 거슬렸다. 사소한 문제들을 감안하더라도 독자로서 재미있게 술술 읽은 것은 사실이다. 7점(읽으면 좋을 양서)이다.